9급 발령대기 기간 - 9geub ballyeongdaegi gigan

요즘에 최고 직장인으로 공무원이 손꼽히고 있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이 공무원 시험이라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공무원 9급 시험의 경우에는 시험과목만 5가지이고 7급의 경우에는 시험과목이 7가지이다.

이 많은 시험과목을 공부하여 합격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7년까지도 걸린다고 한다. 또한 이를 공부하기 위한 교재와 학원비로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 이렇게까지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 공무원 준비자들은 대부분 공무원을 평생직장으로 선택하여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는 것이다.

이러한 공무원 합격자들은 하루빨리 실제 공무원 근로자가 되어 그동안 공무원 시험 준비에 투자된 돈을 만회하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현 공무원 발령 대기 기간은 짧게는 2개월, 늦으면 22개월까지도 걸린다고 한다.

2개월 정도라면 그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였으니 휴식기간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2개월이 넘어가 3개월, 4개월… 이렇게 발령대기 기간이 오래 지속되다보면 가족의 기대, 친구들의 축하 속에 합격한 기쁨이 반감될 것이고 그동안 돈벌이도 없이 집에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1년 이상 발령대기 기간을 보낸 발령자들은 2년 후에는 공무원 합격 취소의 불안까지 느끼게 된다('지방공무원제도' 유효기간은 5급의 경우 5년, 7급 이하 및 기능직의 경우 2년이나 시험실시기관장이 필요에 따라 1년 범위 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자들의 카페'에 들어가 보면 공무원에 합격한 발령대기자들이 인터넷 카페에 와서 오랜 발령대기 기간 때문에 겪는 고통과 고충을 토로하며 불안에 떠는 모습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만약 합격 당시 해당기관에서 공무원 발령이 대충 몇 월쯤에 나는 것인지를 가르쳐 주기만 하여도 합격자들은 혹시 합격이 취소될까 불안에 떨지 않고 발령대기 기간동안 계획을 세워 자신이 원하는 공부나 아르바이트, 해외 유학이나 여행을 별 부담 없이 다녀올 수가 있다.

하지만 해당기관에서는 발령이 대충 언제쯤 날 것인지에 대해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해당기관에서 공무원 신규채용 인원을 발표할 때는 필요한 신규채용 인원을 파악하여 발표할 것이다. 그렇다면 신규 공무원 합격자가 언제쯤 정식 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되는지 대충은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발령날짜를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공무원 신규 채용 이유는 '국가공무원법'에 나타나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국가 각 기관에 정년퇴임, 승진임용, 강임, 전직, 전보, 6개월 이상의 휴직, 장기훈련자 등이 발생하였을 때 신규채용 및 특채 전보 등을 통하여 결원을 보충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내용 중에서 발령대기 기간을 길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정년퇴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정년퇴임의 경우에는 '국가공무원법'의 '제8장 신분보장'에 나와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정년 공무원은 그 정년에 달한 날이 1월에서 6월 사이에 있는 경우에는 6월 30일에, 7월에서 12월 사이에 있는 경우에는 12월 31일에 각각 당연 퇴직된다'라고 정해놓았다.

정년퇴임이 무조건 6월 30일과 12월 31일에 하기 때문에 1월이나 7월에 합격한 합격자는 위에 해당하는 승진임용, 강임, 전직, 전보, 6개월 이상의 휴직, 장기훈련자 등이 없을 때에는 무조건 5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폐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크게는 정년퇴임이나 또 다른 요인들에 의하여 공무원 발령 대기 기간이 길어지게 되는데, 합격자들이 공무원 발령대기 기간에 대한 불만을 조금이라도 해소시킬 수 있는 정책으로 '2개월 동안 정식 공무원에 임용되지 못한 자에게는 당사자의 의지에 따라 시보근무의 기회 부여'를 주장하고 싶다.

해당 기관에서 2개월 동안 임용을 시키지 못할 시, 공무원 합격자의 의중을 물어 정식 임용이 나올 때까지 시보 근무의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이 제도의 장점은 기관에서는 합격자가 정식 공무원이 되기 전에 업무를 빨리 익혀서 일의 능률이 올라가서 좋고, 발령대기자에게는 적지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혹시 발령대기 기간동안 다른 일을 하고 있던 합격자는 아무 부담 없이 이 시보근무를 거부할 수 있다.

이 '2개월 후 시보근무 선택제도' 외에도 공무원을 뽑는 각 기관들은 공무원 합격자들이 오랜 발령대기 기간으로 인하여 겪는 고통을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방관하지 말고, 발령대기 기간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 모색과 발령 시기를 가르쳐줄 수 있는 정확한 인사관리 시스템, 발령대기 기간이 2개월 이상 경과된 합격자들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이나 일자리 연결 등의 대비책을 마련토록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은 분명 잠이 모자라 피곤했는데도 이렇게 새벽 2시까지 잠이 안 오는 걸 보니 불안증이 또 도졌나 보다 싶다. 그래서 안 오는 잠을 억지로 찾아다니느니 뭐라도 하자 싶어 블로그를 쓴다.

2022년이 되었다. 2019년에 퇴사하고 공무원 공부 시작해서 2020년 9월, 드디어 목표했던 9급 공무원에 합격하고 또 곧바로 12월에 생각지도 못했던 7급 공무원 합격까지, 즐거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2021년 1월에 신규자 교육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약간 들떠있는 상태였다. 3월 발령에서 제외되고, 5월 그리고 7월 그렇게 10월까지 계속 발령에서 밀려나다보니 사실 엄청 쿨한척 했어도 상당히 불안했다. 다행히 2021년의 대부분을 사무직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었어서 금전적으로 크게 마이너스는 아니었고 좋은 분들과 일해서 좋았긴 한데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있다. 혹시 내가 합격한 게 전산 오류였나, 나중엔 이런 합리적 의심까지 들기도 한다. 

지금이 제일 좋은 시기일 수도 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아 자유롭고 금전적으로 마이너스도 아닌 상황. (부자는 아니고 빚만 안 지는 정도) 덕분에 프랑스어며 춤이며(드디어!) 요리학원이며 책, 영화, 게임까지 맘 내키는대로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잠도 충분히 잔다. 어쨌든 시험에 합격한 이상, 발령은 언젠가 날테니까. 

그런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는 채로 계속 기다리는 건 좀 많이 잔인한 것 같다. 차라리 2022년 3월에 발령날 것 같으니 대기하라고 명확하게 알려줬으면 곧 잃을 무한대 자유를 아까워하며 하루하루 달콤하게 즐겼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앞이 안보이는 안개 속 같다. 즐겁게 지내다가도 지금의 불안정한 생활이 갑자기 확 느껴지면 현타가 온다. 지금 얹혀 살고 있는 부모님 집도 나때문에 다들 좁게 살고 있는데 이것도 너무 미안하다. 그렇다고 내가 엄청 돈이 많아서 먹고 싶은 거 다 사주고 사달래는 거 다 사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어서 면목이 없다. 그럼 학원은 어떻게 다니냐고. 그래도 내 인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할 것 같아 이건 나를 위해 쓰는 거다. 지나친 희생은 나중에 지저분한 원망이 되기 쉽기에. 그래서 나머지는 가급적 가족들 뭐 하나라도 더 먹을 거 사다주고 맛있는 거 해주려고 노력은 하고 있는데 내 보기에는 충분치 않다.. 미안하다.

결혼도 해야하고 거처도 정해야 하는데 발령이 안나니까 어디로 함부로 가지도 못하겠고 안정된 생활 시작을 못하겠다. 이제 주변 사람들도 날 안타까워하다못해 나를 아예 기억에서 지워가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 시선같은 거 그렇게 중요하지 않긴 하지만 어쩔때는 나도 사회적 동물인지라 서운하고 또 초라해질 때가 있다. 근데 원래 사람들이란 건 남에 일에 잘 관심이 없고 잘 될 때는 더 친해지려고 하지만 별로이거나 평범할 때는 아예 관심을 뚝 끊는 게, 그게 인지상정인 것 같다.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이다. 불안할 수 있고 걱정될 수 있는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번 구덩이를 파면 지구의 핵까지 도달할 사람이라, 바로 그런 이유에서 내일 10시 반 댄스 수업 들으러 가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도 새벽 3시가 다 되도록 걱정땜에 잠 못 자고 있는 건데.. 인생은 새옹지마고 또 롤러코스터니까 좋은 일 있으면 좀 잘 안 풀릴 때도 있는 거고, 그렇게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최악은 아니니까. 그동안 공부하고 일하느라 노력했고 고생했으니까 좀 더 쉬었다 하라고 하늘이 나에게 주는 기회이자 위로라고 생각하자. 지금 이 쉬는 시간에 얻는 경험과 인사이트들이 나중에 내 인생에 어떻게 적용되고 도움될지는 아직 모르는 거니까. 

그러니까 이제 맘 좀 더 편히 먹고 잠 자자..

공무원 합격 후에 가장 답답한 점은 언제 일을 시작하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인사과에 전화해도 안알려준다.
발령이 언제쯤 나냐고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

필기시험을 치루고 면접과 인적성 검사까지 마치고 나면
서류(초본, 등본, 신체검사, 수험표 등)를 제출하는데,
이때 발령지역을 1~n지망까지 적어낸다.

당연 직렬별로 티오도 제각각이고,
소수직렬은 피의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구군청의 경우 기술직 자리는 (토목직, 건축직을 제외하고) 1~2개 남짓이라,
왠만한 상위권이 아니고서야 원하는 곳을 가기 쉽지 않다.
참고로 구군청에서 소화 못한 자리들은 모두 시청으로 배정된다.
(사업소 발령도 있고 기타 등등)

나는 서류를 제출하고 20여일 뒤에나 어디로 발령받게 되는지 안내를 받았다.
처음에는 지역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와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그때 즈음에 신규자 익명단톡방이
발령이야기로 들끓는 상태여서 직감했다.

이것은 발령전화구나.
그런데 발령 전화를 놓치더니.... 발령 전화를 부재중으로.....
다음 사람으로 순번 넘어가면 어떡하지..?(<-절대아님)
별별 걱정을 다하고 전화 못받으면 어떻게 되냐고 질문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다시 전화가 왔다는데,
난 다시는 전화가 안왔다.

대신
몇시간 후에 문자가 왔다.

그제서야 어디로 발령났는지 알 수 있었고,
그마저도 언제 어느 부서에서 일을 시작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또 이삼일 피를 말리고 나서야 출근날짜를 알 수 있었고,
출근 날짜는 바로 다음주 월요일이었다ㅋㅋㅋㅋㅋㅋㅋ
전화 해주신 분이랑 나랑 개웃음ㅋㅋㅋ진짜냐고ㅋㅋㅋ진짜라고.ㅋㅋㅋ
그리고 이것이 일반적인 경우다ㅋㅋㅋ
출근 며칠 전에야 출근 날짜를 알 수 있다!

나중에 신규들이랑 얘기해보니까,
여행 취소했다는 사람, 방빼고 본가들어왔다는 사람, 반대로 집얻어 본가에서 나왔단 사람
다들 제각각이었는데 급박하게 주말을 보냈더라
나도 이때 운동 좀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었는데ㅜㅜ
급작스럽게 출근해버렸다..

좀 일찍 알려줄 수는 없나 신규자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했는데
입직하고나니 이것은 새발의 피였음을.. 알게 되었다.

결론 :
합격 후 발령까지 한달 이상이 소요될 수 있고 발령에 대해 안내를 거의 받을 수 없어 피말리는 나날을 보내게 되지만 아무튼 공무원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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