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위도우 죽음 호크아이 - beullaeg widou jug-eum hokeuai

그 동안의 마블 스포를 일부 함유하고 있으므로 독자의 주의를 요합니다.

제목대로 블랙위도우를 보고 호크아이를 봐야 하는 이유가 이번 4화에 나왔네요. 마블 페이즈3 이후에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상실'을 안고 살아 가는데요. 어쩌면 그래서 영화와 드라마가 마치 바톤 터치하듯이 선임자가 후임자에게 길을 내주는 과정을 보여 주는 과정을 그려서인지 정돈되지 않고 어수선한 느낌도 있습니다. 

마블 상실의 시대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해피엔딩,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상징적인 디즈니에 마블 페이즈3는 '상실'이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몰고 왔는데요. 그래서 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봤다면 모두가 알고 있을 블랙위도우의 죽음을 상실하기 위한 영화로 <블랙위도우>가 나왔었는데요. 나타샤 로마노프는 상실되고 바톤은 옐레나 벨로바가 이어받았습니다.

드라마로 넘어 와서 완다비전에서 팬들은 이미 완다의 상실에 대해 인지한 채로 그녀가 복구해서 지지고 볶고 싶어했던 삶을 겹겹이 둘러싼 브라운관 너머에서 쳐다볼 수 있게 됐는데요. 그녀가 상실을 인정하고 복귀하기까지는 꽤 큰 희생이 필요했고 이 복귀가 어쩌면 페이즈4의 히어로로 이어질지 빌런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또 한 명의 아쉬운 상실은 캡틴 아메리카였는데요. 캡틴 아메리카는 노쇠한 모습으로 등장해서 팔콘에게 방패를 건네지만 팔콘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팔콘앤윈터솔져는 그래서 팔콘이 이 방패를 소화해 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서 페이즈4에서 등장할 빌런들이 요소요소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차기 하이드라가 될성부른 캐릭터 발렌티나의 첫 등장이 여기에서 있었는데요. 발렌티나는 흑화된 캡틴아메리카, US에이전트를 영입합니다. 

로키는 스스로가 상실된 캐릭터인데요. 유니버스의 균열을 상징하는 캐릭터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장난의 신임을 강조하듯이 여러 번 죽음에서 살아 돌아와서 영원히 죽지 않을 것 같았던 그가 타노스의 손에 진짜 죽음을 맞이하는데요. 설마설마했는데 이걸 또 테서렉트로 살려냅니다. 다른 상실과는 다른 방법이지만 스스로가 상실에서 복귀하면서 멀티버스의 장을 엽니다. 

이어서 등장한 호크아이는 나타샤의 상실을 꾸준히 드러내면서 보는 팬들의 가슴마저 미어지게 만드는데요. 다른 상실보다 가장 소리없는 상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히 사라져 버려서 영화 한편을 헌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호크아이도 영화 한편 정도는 스핀오프로 헌정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드라마 전개를 보니 상처를 빨리 메우거나 퇴장을 빨리 시키거나 할 것 같습니다. 호크아이 보기 전에는 블랙위도우를 꼭 봐야겠습니다. 

남아 있는 상실

체감적으로 가장 큰 팬덤이 몰려 있는 캐릭터가 아이언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MCU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존재감이 엄청난 캐릭터가 상실됐습니다. 스파이더맨은 그의 빈자리를 여전히 힘겨워하고 있는데요. 개봉을 앞둔 노웨이홈의 전작, 파프롬홈에서 이 과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문제는 스파이더맨이 이 영화에서 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건데요. 톰 홀랜드 계약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상실이 아이언맨 뿐만이 아닐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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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져]부터 지금의 [블랙 위도우]까지, 나타샤는 같은 모양의 목걸이를 쭉 착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비록 이 목걸이에 대한 스토리가 영화상에서 공개되진 않았지만, 목걸이의 화살 모양이 그것에 대충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알 수 있게 만듭니다. 이렇게 MCU 내에서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는 연인은 더더욱 아니지만 친구는 더더욱(?) 아닌 미묘한 관계를 지녔었죠.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의 관계가 특별한만큼 둘은 첫 만남마저도 평범하진 않았습니다. 나타샤가 레드 룸에서 탈주했을 당시 쉴드는 그녀를 위협 인물로 판단해 요원 호크아이에게 처리하라는 임무를 맡겼고, 실제로 호크아이는 그녀를 찾아갔지만, 의아하게도 둘의 만남 뒤 나타샤는 처리되기는 커녕 쉴드 요원으로서 개과천선 했습니다.

이후 둘은 주로 듀오로 활동하며 쉴드의 각종 임무를 해결하고 다니며 쉴드 최상위 요원으로 도달할 수 있었는데요. 물론 스파이인 나타샤를 쉴드는 완벽하게 믿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관문으로 레드 룸의 드레이코프 장군을 직접 처리하라는 임무를 맡겼죠. 둘은 부다페스트에서 드레이코프의 딸을 이용해 그의 거처를 찾아내고 딸과 함께 모두 폭발시켰지만, 드레이코프와 딸 모두 살아있었다는 사실은 몰랐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정부 허락도 없이 그런 임무를 수행한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는 헝가리 군대에게 쫓겨 이틀 동안 지하철역 좁은 배관에서 숨어있었으며, 10일이 지나서야 부다페스트에서 벗어날 수 있었죠.

여기서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영화 [블랙 위도우]에서 나타샤가 부다페스트(Budapest) 발음을 자기 뜻대로 고집하는 개그씬이 있는데, 영화 [어벤져스]에서 나타샤와 클린트가 부다페스트를 언급하는 장면에서도 그녀는 부다페스트를 "Buda-Pesht"로 발음한다는 겁니다.

어쨌든 쉴드에게 자신의 의지를 입증시킨 나타샤는 스파이 시절 자신의 노하우를 통해 토니 스타크의 비서로 위장 활동을 펼쳤고, 호크아이 역시 닉 퓨리의 명에 따라 토르를 주시했습니다. 쉴드의 최고 요원이었던 둘은 신과 슈퍼 솔져 등이 활동하는 어벤져스에서 자랑스러운 인간 히어로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결혼식을 울려도 전혀 놀라지 않았을 둘의 사이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호크아이가 사실 유부남이며, 자식까지 셋이나 있는 가장이라는 반전(?)을 밝히며 팬들을 당황시켰습니다. 물론 둘의 관계가 멀어진 것은 아니였지만, 1편에서 미묘한 관계를 선호했던 팬들에겐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설정이었죠.

"시빌 워" 사건 이후 정부에게 쫓기는 나타샤와 달리 클린트는 어벤져에서 은퇴한듯 전자발찌를 착용하며 외딴 곳에서 가족들과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하지만 타노스의 핑거 스냅으로 가족들이 모두 사라지자 그는 억울함을 범죄자들을 살인하는 방식으로 해소를 하는 등 변해버렸죠. 이런 클린트의 소식을 들은 나타샤는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는데, 스파이인 그녀가 이렇게 감정에 솔직한 장면은 몇 안 돼서 더 슬퍼보입니다.

나타샤와 클린트, 둘의 관계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것을 희생해야하는 보르미르에서 정점에 이릅니다. 둘은 격한 다툼을 벌이면서까지 스스로 대신 희생할려고 하죠. 둘다 사랑하는 것이 서로라는 점에서 한 번, 서로가 희생할려고 한다는 점에서 한 번 더 둘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를 강조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끝내 희생한 건 스스로 뛰어든 나타샤였고요.

둘의 관계는 비록 보여진 것은 가장 없었지만, 다른 관계들보다도 가장 깊은 관계를 보여줬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블랙 위도우]에서 둘의 관계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점은 아마 많은 팬들에게 아쉬운 부분이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네요. 물론 부다페스트 같은 떡밥을 해소하긴 했지만, 단순히 대사 몇 줄과 목소리 특별 출연만으로는 여전히 아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나타샤는 죽었지만 옐레나 벨로바와의 호크아이를 연결성을 떡밥으로 남기며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엔 호크아이가 빠질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낄 수도 있었죠.

MCU 속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코믹스 <얼티미츠>에서 많은 배경과 설정을 가져왔습니다. 이 둘이 쉴드의 요원이라는 점과 디자인은 물론이고, 호크아이에게 따로 가족이 있다는 설정까지 유사하죠. 하지만 <얼티미츠> 속 둘은 연인 같은 관계도 아닐 뿐더러 나중에 가면 원수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여기에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둘의 관계는 영화에서 따로 만든 설정일까요?

메인 세계관의 원작에서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는 영화만큼 서로 죽고 못 사는 그런 사이는 아니지만, 남들보다 각별한 사이임은 맞습니다. 코믹스 속 블랙 위도우는 스파이로서 아이언맨의 적이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당시 호크아이는 그런 블랙 위도우와 첫 만남에 사랑에 빠져 그녀에게 놀아났고, 심지어 속아 넘어가 아이언맨과 싸우기까지 했죠.

처음에 블랙 위도우는 호크아이를 이용했지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그의 모습에 점점 조국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잃어갔고, 여러 번 탈주를 시도한 끝에 닉 퓨리에게 고용돼 쉴드 요원으로 신분을 탈바꿈 할 수 있었는데요.

러시아의 스파이 졸개에 불과했던 블랙 위도우는 호크아이의 계속되는 사랑과 설득 끝에 스파이에서 쉴드 요원으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영화와 똑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군데 군데 비슷한 설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코믹스에선 호크아이와 블랙 위도우 모두 수많은 인연을 거쳤기에 지금은 서로에게 전 애인 정도로만 남아있지만, 영화만큼은 아니여도 분명 소중한 관계는 맞습니다.

다만 안타까운 건 코믹스에서 둘의 케미는 아직까지 볼 수 있지만, 스크린에서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는 사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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