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역량 - byeonhwa-e daehan uli sahoeui yeoglyang

김헌수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장

지난해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WEF)에서는 제46차 다보스포럼의 주제를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로 설정함으로써 전 세계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이 자리에서 크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지금까지 이보다 더 큰 기회도, 더 큰 위험도 존재했던 적이 없다”라며 정보와 기술이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경제, 사회, 문화, 인류 및 환경을 어떻게 재편할 지에 대하여 포괄적이고 글로벌적인 관점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시한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로봇,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CS)과 융합 기술로 발전하고, 이로 인한 지능형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이 생산을 주도하는 사회 구조로의 혁명으로 정의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필요로 하는 ‘지능’은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정의할 수 있다. 정신을 ‘맥락적 지능’으로 지식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으로, 마음을 ‘정서적 지능’으로 생각과 감정을 처리하고 결합하여 자신과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능력으로, 영혼을 ‘영감적 지능’으로 변화와 공동의 이익 실현을 위하여 개인과 집단의 목적의식·신뢰·덕목을 활용하는 능력으로, 그리고 ‘신체적 지능’은 개인적 변화와 구조적 변화를 이 끌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본인과 주변의 건강 및 행복을 촉진·유지하는 능력으로 정의했다.

이에 교육부에서는 내년도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다음과 같은 핵심역량을 가진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제안했다.

첫째는 자아정체성과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둘째는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영역의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지식정보처리 역량.

셋째는 폭넓은 기초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지식, 기술, 경험을 융합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 사고 역량.

넷쩨는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 감성 역량.

다섯째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여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

여섯째는 지역-국가-세계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규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

지난해 5월 11일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에서 열린 교내 과학탐구 토론대회. (사진=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향후 20년 후 우리 사회는 평균연령이 140세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될 것이며, 현재 직업의 65%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현재의 시각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시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성찰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한국교육을 보면서, “20세기 교수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고, 특히 한국에서는 이런 과정이 19세기 교실에서 이뤄진다”고 표현한 분이 있다. 밤늦게 까지도 불이 꺼지지 않는 학교를 보면서 학생들은 “18세기 혹은 그 이전의 공부 방법을 선택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을 여전히 해본다.

4차 산업혁명이 머지않은 일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항상 우리가 생각해야 할 키워드는 인간을 기본으로 하는 연결, 그들과 함께 나아가야 할 세상, 서로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교육에서의 한 가지 키워드는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능력을 공유하는 것이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는 모노-랩-저팬(MONOLAB-JAPAN)이라고 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큰 공장이 아닌 지역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노인층이 지역의 어린이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유롭게 교류하며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쁨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를 보면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무엇보다 ‘오픈 마인드’일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이를 받아들임으로서 미래 다가올 어떤 경험에도 융합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생각, 과거의 종교 대립, 이념 대립이 아닌,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능력을 모아 시너지를 이루려는 태도와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에서는 융복합 교과의 운영, 프로젝트 기반 연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영역의 학생들이 서로 다른 영역의 능력을 가지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서로 공유하고 나누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미래 사회의 일원으로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서로 공유하고, 이를 나누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 시민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며, 개인이 느끼는 만족감은 배가 될 것이다.

교육에서 생각해야 할 또 하나의 키워드는 지식보다는 창의적인 생각이다. 구글의 막강한 데이타 베이스, 알파고에서 보여준 딥러닝과 인공지능 등은 한 개인으로 가질 수 있는 지적 능력의 한계를 극명하게 나타내 주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해도, 이 모든 알고리즘을 조절하는 인간의 창의적인 생각은 대변할 수 없는 능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급변하는 시대의 요청으로 2015년 개교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세계 최초로 설립된 융·복합형 영재학교)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운영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과학 인재 양성의 요람이 될 것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사회, 그 곳에서 생활해야 할 우리와 학생들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이 시대가 해 줄 수 있는 교육 키워드는 핵심 역량일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결국 기계혁명이며 기술혁명이다. 그러나 과거 모든 산업혁명이 그랬듯이 그 혁명적 상황이 발생하면 결국 인간과 기술과의 쟁패가 일어난다. 따라서 기계혁명으로 접근되는 최근의 혁명적 변화 또한 뒤집어보면 결국 인간혁명, 인재혁명의 형태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혁명은 피를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변혁은 사람을 먹고 사는 것이다.

왜 지금 인재전쟁인가? 

모든 변혁은 양극화를 기본속성으로 한다. 열려 있는 자와 닫고 있는 자, 적응하는 자와 도태되는 자, 기회를 잡는 자와, 위기를 맞는 자 사이에 말이다. 우리는 흔히 부의 양극화만 생각하지만 기술혁명의 진전에 따라 지식의 양극화, 가치관의 양극화, 능력의 양극화가 진전된다. 이른 바 '사람의 양극화' 다시 말해 '인재의 양극화'가 펼쳐진다. 21세기 들어 바야흐로 제2차 인재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인재를 원하기 때문이다. 변혁이 지속되면 인재의 비틀림 현상이 일어난다. 과거 시대의 패러다임에 의해 육성된 인재는 시간차를 두고 구조조정 되는 반면 새로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턱없이 부족해 인재대란이 일어난다. 인재양성의 기간이 아주 길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공급의 불일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채용의 시대'가 오고 있다. 따라서 채용부서는 자신의 기업 인재 풀에 병목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 채용방식의 변화가 시작 되는데 채용과정에서 AI의 투입이다. 대규모 채용의 경우처럼 단순히 면접운영 효율상 이점을 넘어서 실제로도 기계가 면접 하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기업이 원하는 인재 : 인재상 4.0 

그러면 이 시대는 어떤 인재를 요구할까? 20세기 말 이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과거 적극적이고 성실한 인재(인재 1.0)라는 전통적 인재상에서 특정한 기술을 가진 유능한 인재(인재2.0)로, 다시 풍부한 전문지식 을 가진 역량형 인재(인재3.0)로 발전해 왔다.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을 맞는 이 시대의 인재는 다시 변화될 수밖에 없다. 미래사회를 주도할 4.0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필자의 오랜 경험으로 추론하는 미래형 인재는 바로 문제해결형 인재이다. 문제해결형 인재는 환경변화의 패러다임을 지속적으로 추적하면서 조직과 자신의 문제를 명확히 정의해 스스로 해결방식을 찾아가는 개척형 인재이다. 그렇다면 4.0 인재에 요구되는 핵심역량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시 자질과 역량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필요 자질은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자질로 인성을 꼽았다. 이 시대에 인성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4차 산업혁명이 첨단적 기계문명이라는 점에 착안한다. 기계와 가장 구별되는 사람의 특징은 인성이다. 인성은 한마디로 인간다움이다. 인간다움은 무엇일까? 여러 측면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인간적 감성이 주된 포인트일 수 있다. 기계 문명의 시대에 풍부한 인간적 감성과 공감능력은 인성의 핵심요소이다. 다음이 전문성이다. 당연히 하나 이상 분야에 대한 경쟁력으로 타인에 대한 차별적 자질이다. 특별한 일을 남들보다 특별히 잘할 수 있다면 그것은 경쟁력이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단계도 비전문가에서 전문가로 전문가에서 다시 초전문가로 초전문가에서 탈전문가로 이행하는 지난한 과정을 겪게 된다. 특히 AI와 그 전문적 재능에 있어 중첩도가 떨어질수록 강력한 자질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창의성이다. 미래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일, 불확실한 일, 규정화되지 않은 일, 해답이 없는 일 등의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업무를 능숙하게 처리할 수 있는 창의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창의성은 미래에도 여전히 중요한 덕목이다. 어떤 일을 할 때 필요한 풍부한 영감과 상상력, 통찰력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네 번째는 영성Spirituality이다. 여기서 영성이라 함은 종교적 차원에서의 신비한 경험 감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정신이나 위험감수성, 그리고 기업가정신과 같은 한마디로 정신적 풍요로움이다. 영성은 그 인재가 가지고 있는 풍성한 정신세계의 합이다. 시대를 읽는 힘이나 역사의식은 영성의 근간이 된다.

4.0 인재의 필요역량 

이러한 자질과 관련해 4.0 인재의 필요역량을 보기로 하자. 그 첫 번째로 개념설계 능력이다. 개념설계 능력은 추상화 능력이며 어떤 사상이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마디로 생각을 그려낼 수 있는 아키텍처 엔지니어링 능력을 의미한다. 다음은 플랫폼 능력이다. 여기서 플랫폼 역량은 여러 자원들을 포괄해 이를 하나의 생태계로 구성하는 네트워킹 능력이다. 과거의 선형 프로세스 능력이 인과관계적 단순진행 능력이라면 플랫폼은 전체를 공간으로 보고 전후좌우를 묶어 생각하는 입체적 사고를 필요로 하기에 고도의 공간해석 능력을 필요로 한다. 마지막으로 질문 능력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는 스스로 머리를 쓰지 않아도 상대방이 한 이야기를 제 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해 내재적 지식으로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것으로 끝나는 정태적이고 고전적이며 비역동적인 학습 능력이다. 질문 능력이란 스스로 어떤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을 보태 가는 과정이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그 문제 자체도 파괴해 버리면서 스스로 자기주도적 질문을 던지고 그 부분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통합능력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자문자답 능력인데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기존에 없었던 다른 솔루션을 만들어 가는 능력이다. 이런 불확실성 시대에 대한 무한한 자문자답이 이 세상에 많은 경우의 수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만들어 개별적 직접경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4.0인재가 세상을 바꾼다 

또 다시 세상이 뒤집어지고 있다. 기술혁명의 가속화에 따라 산업이 재편되고 직업군이 이동하고 사회와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 집단이 바뀐다. 과거 무한노동투입시대에 필요했던 열정과 성실성,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헝그리 정신과 같은 것이 매우 중요한 인재 항목이었다면 주 52시간 근로시대에는 무엇보다도 짧은 시간에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일하는 능력도 달라진다. 이렇듯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남보다 빨리 확보하고 양성하는 국가, 기업, 조직이 미래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조직은 이에 대한 정확한 영점을 잡고 일하고 있는가?

신태균 한국뉴욕주립대학교 석좌교수

4차산업혁명시대 어떤인재가 필요한가?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요구되는 직업능력 크게 디지털 문해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창의력 및 융·복합 능력, 창업가 정신, 문제해결 능력, 협업 능력, 공감 소통 능력이 요구됩니다.

제4차 산업혁명, 학교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기술발전으로 에듀테크 산업도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고, 교실 환경은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될 것이다. 디지털 책이 종이책 대체하고, 오프라인 수업보다는 개인 맞춤형 온라인 수업, 주입식 집합교육보다는 집단지성, 협업, 공유학습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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