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투자 종목 - gugmin-yeongeum jusigtuja jongmog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 11일 마무리된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선 기금운용 손실과 관련한 지적이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벤치마크를 좇기 위해 신규 상장주를 기계적으로 매수하면서 운용 손실이 급격히 불어난 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져 국민연금도 대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감에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주식 투자 전략에 대해 "어려운 증시 상황에도 나름대로 선방한 것은 맞지만 코스피 같은 벤치마크 지수보다 조금만 더 잘하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으로 기계적인 운용을 한다는 우려가 있다"며 "초과 수익률을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운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특히 국민연금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는 대형 상장 주식을 밸류에이션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기계적으로 매입함으로써 결국 국민연금 가입자인 국민들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작년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대형 기업들이 많이 상장했는데 이들 기업이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니 국민연금 입장에선 빠르게 포트폴리오에 담아 벤치마크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인터넷 기술주가 특히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크래프톤 같은 경우 반 토막 이상으로 떨어지는 등 손해가 크다"고 꼬집었다.

국민연금의 기계적 상장주 매수는 그간 공단 안팎에서 꾸준히 문제로 지적된 사안이다. 특히 이 문제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졌던 때가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상장 때다.

올해 1월 27일 LG엔솔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당일 하루에만 연기금은 무려 2조1천84억원어치의 LG엔솔 주식을 사들였다. 단일 종목으로는 연기금의 일일 최대 매수액이었다.

하지만 더 논란이 됐던 것은 연기금이 LG엔솔을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가 30만원이었고 상장 당일 59만8천원까지 치솟았다가 50만5천원에 장을 마쳤다. LG엔솔의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무려 118조원에 달해 거품 논란이 일었는데 이 과정에서 2조원이 넘는 연기금의 자금이 투입된 것이다.

이후로도 연기금은 LG엔솔의 주식을 꾸준히 '물타기'하며 매입액을 5조2천268억원까지 늘렸지만, 여전히 플러스 수익은 못 내는 실정이다.

그나마 LG화학은 주가가 횡보하면서 연기금이 손실을 줄일 수 있었지만 다른 대형 상장주로 입은 손해는 약세장 여파로 커져만 가고 있다. 지난 1~2년 사이 상장 직후 코스피200에 편입된 대형주 중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고점 대비 주가가 80% 넘게 폭락했는데 지금까지 연기금의 순매수액은 각각 3천156억원과 9천556억원이다. 크래프톤 또한 연기금은 1조1천52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으나 주가는 고점 대비 70% 급락한 상태다. 이들 주식에 대한 연기금 매수세는 모두 지수 추종 전략에 따른 기계적 매수로 벨류에이션은 고려하지 않은 전략이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신규 상장주를 기계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만 벤치마크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갈 수 있고 지금 주가가 하락한 만큼 나중에 급등할 수 있으니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그렇게 한 것 같다"며 "기계적 매수에 대한 전략 수정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기계적 매수에 대한 불만은 기금운용본부 내부에서도 일부 나오는 모습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신규 상장주들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연기금이라고 왜 모르겠나"라며 "벤치마크 추종 전략상 기계적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는 여건인데 벨류에이션과 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정 기간 매수를 유예하는 식으로 전략을 수정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 상장 종목의 지수 편입 기간을 늦추거나 편입 요건을 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간 일평균 시총이 상위 50위 이내에 들면 코스피200 특례편입 심사를 받을 수 있는데 문제는 상장 때 가격 거품이 심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카뱅이나 카페 등 상장 이후 지금까지 5분의 1토막이 난 것을 보면 상장 당시 벨류에이션 평가를 제대로 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피해는 개인 투자자와 국민들 돈으로 투자하는 연기금이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감 질의 답변(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1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11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1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정호 기자

공식적으로 2023년도 분까지만 공개됐지만 시장에 알려진 전체 기간 배분안을 살펴보면 국내주식의 비중을 올해 3월말 기준 16.9%에서 2027년까지 14%로 축소하겠다는 결정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국내주식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연금 공표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주식 투자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늘어났다가 이후 감소 추세다.

국내주식은 2018년 108조9138억원, 2019년 132조2609억원, 2020년 176조6957억원으로 증가하더니 팬데믹 이후인 지난해 165조8077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 3월 말 기준 157조345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해외주식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는 2018년 112조9610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2018년 대비 두배 넘게 늘어난 256조6248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250조1533억원으로 소폭 줄었으나 그 수준은 여전히 높다.

해외주식 늘릴 계획…노조 “자국 주식 외면 말라” 비판

이같이 국민연금은 향후 해외주식 비중을 보다 늘려갈 계획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은 비중이 줄어드는 반면 해외주식은 26.9%에서 40.3%까지 늘어나 금액으로는 약 5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이에 대해 노조 측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27일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자국의 연기금도 투자를 하지 않는 주식시장에 어느 나라 투자자가 투자를 할 수 있느냐”며 중기자산배분안 철회를 촉구하면서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대표적으로 미국 연기금의 경우 의결권을 이용해 경영에 참여하면서까지 투자수익률을 높이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비중 축소의 이유로 들고 있는 국내 주식의 낮은 기대수익률의 원인은 바로 국민연금에 있다”며 “401K,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등 미국의 연기금들은 자신들이 일정수준 이상 투자한 기업에 이사를 선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고 있는 반면, 국민연금은 이사 선임은커녕 신한금융지주 사례처럼 자신들이 반대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경총 등 경영자 단체에서는 자신들의 경영권에 위협이 되니 더 이상 국내 주식을 매수하지 말라고 국민연금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재벌들에게 주가상승은 그저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줄 때 상속세만 늘어나는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미국경기 침체 가능성에 해외주식 타격 우려도

2020년 말 기준 해외주식 종목별 투자 상위 1-10위. [사진=국민연금 제공] 

여기에 추가로 우려되는 부분이 미국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올리비에르 고린차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쉽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이날 고린차스 수석은 현재 환경에서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매우 낮을 수 있다고 말하며 심지어 작은 충격조차 미국이 경기침체로 기울도록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해외주식 중 미국주식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해외주식 비중 확대 시 타격을 입을 거라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2020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투자종목 내역에 따르면 총 3463개 종목 중 자산 비중 상위 1-7위는 모두 미국주식이다. 이들의 비중은 11.34%이며 그해 기준 평가액은 21조8635억원이었다.

더 나아가 고린차스 수석은 별도 블로그를 통해 이번 경제 전망은 4월 전망 이후 매우 어두워졌고 세계 역시 조만간 글로벌 경기침체의 가장자리에 서게 될 수 있다며 전 세계에 미칠 수 있는 경기침체 여파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4월 국민연금기금의 전체 운용수익률은 –3.79%였으며 자산별로는 국내주식 –7.52%, 해외주식 –6.3% 등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가속화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이슈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확대돼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주식 비중을 줄인 조치와 관련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보건복지부 산하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국민연금은 이를 수행하는 곳이기에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재정과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중기자산배분안은 5년 앞을 내다보고 수립하는 계획임을 염두해야 한다”며 “국내 주식에 대한 비중은 줄여왔지만 상당기간 국민연금 규모는 계속 커질 전망이기에 절대적인 규모에 있어서는 줄지 않아 과도하게 매도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비중이 줄어들게 하는 이유는 미래의 유동성이 필요할 때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을 위해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국내 주식에 대해 맥락 없이 그렇게 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해외주식 비중 확대에 따른 우려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묻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큰 흐름에서 보면 전 세계 시장이 만약 100이라고 할 경우 국내주식은 2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6-7만큼을 보유하고 있다”며 “가입자들이 피같은 보험료를 낸 만큼 이를 돌려줄 수 있게 하려는 목적에서 전략적으로 정책적으로 비중을 높이거나 낮추는 기술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