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금융권 연봉 - hongkong geum-yung-gwon yeonbong

- 작성자가 질문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AMA는 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뜻입니다.

Date 17/07/09 15:23:02
Name   [익명]
Subject   홍콩 금융권에서 일합니다.

//redtea.kr/ama/668

일한지 6년 됐습니다. 질문 받습니다~

0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홍콩에는 한국인 국제금융인들이 많다. 어림잡아 300명쯤 된다. 모두 지난 1년 국제금융위기로 인한 혹독한 감원 파동을 이겨낸 인재들이다. 이들이 한국 젊은이들에게 국제금융에 도전을 권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이다. 이들로부터 홍콩 국제금융계의 기업문화와 취업 요령에 대해 들어봤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얼굴 모르는 전세계 지사 직원들과 협력

국제금융계는 개인의 능력만이 생존을 보장할 것이라는 게 일반인의 선입견이다. 그러나 금융계 현실은 개인보다 팀을 중요시한다. 달리 말하면 사회성이 출중한 인재를 찾는다는 거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정보분석과 판단의 중요성 때문이다. 한 명의 인재보다 두 명, 두 명보다 세 명의 머리가 합해지면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어서다.

팀워크를 가장 강조하는 금융업체는 골드먼 삭스다. 이 회사는 아예 사무실에서 ‘나(I)’라는 말 대신 ‘우리(We)’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회사도 ‘우리 회사(Our Firm)’로 묘사한다. 이 회사 아·태본부에서 기업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신선화 부장은 “일단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필요한 모든 부서의 전문가들과 수십 차례의 미팅과 정보교환을 한다. 이는 단순히 홍콩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고 미주와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지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게 필수다”라고 말했다. 일면식도 없는 다른 지역 동료가 부탁을 들어줄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전성민 상무는 “입사 초기부터 철저하게 교육을 받고 팀워크 자체가 개인 능력의 일부분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모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물론 개인평가에서도 이 같은 팀워크 공헌도가 포함돼 있다. 이 회사는 360도 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상대에게 부탁을 했을 때 얼마나 성실하고 정확한 답변을 제공했느냐도 주요한 평가 요소다. 크레디 스위스 주식파생부문 박민 대표는 “금융상품에 대한 위험을 줄이고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개인보다 팀이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HSBC는 신입사원 채용 때 개인의 금융업무능력보다 팀플레이가 우수한 인재를 찾는다. 팀 플레이가 곧 회사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신민경 아·태 소매금융본부장은 “한 개인에게 여신을 줄 때도 담당자 개인이 결정하기 전에 사내 리스크 팀과 채널(세일즈)팀, 준법감시팀이 모두 모여 철저한 점검과 토의를 거친 뒤 결정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서 경력 쌓는 게 취업 지름길

국제금융업계에 취업하는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대부분 금융사는 한국과 달리 채용 공고를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수시로 원하는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야 한다. 지난 1년 국제금융위기로 신규 채용 인원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회사마다 서너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면서 감원했던 인력만큼 채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콩에서만 지난 한 해 1000여 명 이상의 금융인재가 직장을 떠났다.

골드먼 삭스는 매년 초 전 세계 유명 대학을 돌며 인턴사원 확보를 위한 투어를 한다. 인터뷰만 100개 항목이 넘을 정도로 어렵다. 보통 5월까지 인턴 합격자를 확정해 6~8월 인턴 과정을 거친 후 9월쯤에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인턴에 합격하면 월급도 신입사원과 같이 주고 뉴욕과 홍콩 같은 금융중심지를 돌며 최고급 호텔에서 묵게 한다.

그러나 대부분 회사는 인턴보다 경력직을 선호한다.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RBC)의 박밀로 상무는 국내은행에 먼저 취업해 경력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보람은행(1999년 하나은행과 합병) 국제부에서 해외채권업무를 한 게 국제금융인의 시작이었다. 해외 채권업무에 경력과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자연스레 메릴린치를 거쳐 RBC로 스카우트됐 다. 그는 한 가지 더, 스스로 자신을 채용하라고 강조한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국제재무학을 공부하던 1991년, 그는 한국선물협회를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해 달라고 떼(?)를 썼다. 해외 선물 공부를 하고 싶어서였다. 그는 이곳에서 해외선물 관련 잡지를 번역하며 실력을 쌓았다.

HSBC의 신 본부장은 코카콜라 한국지사에 근무하다 회사 고객이었던 경영컨설팅사 매킨지의 권유로 금융계에 입문했다. 이어 홍콩의 스탠다드앤차타드를 거쳐 7년 전 HSBC에 합류했다. 그는 HSBC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단체활동과 봉사활동 경력을 쌓으라고 권했다. 회사가 사회성이 뛰어난 인재를 원하기 때문이다.

유창한 영어 기본 … 스피드·정확성 갖춰야

오늘날 거의 모든 직장이 능숙한 영어를 원한다. 그러나 국제금융인이 되기 위한 영어는 좀 다르다. 스피드와 정확성이다. 영어가 모국어인 외국인도 쉽지 않은 스펙을 요구하는 게 국제금융업계 영어다. 초대 뱅커스 트러스트 은행 한국대표를 지낸 최동훈 박사는 급박하게 변하는 국제금융산업 발전 속도만큼이나 영어도 빨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는 자료의 독해와 소통을 위한 작문 및 회화실력이라는 삼위일체가 필수다. 상대와 비즈니스 협상을 하다 한쪽 영어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두말없이 전화를 끊어버리는 게 국제금융업계 문화다.

일단 비즈니스 현장에 투입되면 그 순간부터 어느 대학 출신이고 어떤 학위를 갖고 있는지를 잊어야 한다. 회사는 실적을 많이 내느냐에 관심이 있지 개인이 누구인지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여기에서 오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노무라증권의 신동기 전무는 국제금융계를 ‘승자 독식(Winner Takes All)’ 사회라고 규정했다.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그는 윤리의식과 창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창조성 못지않게 체력과 열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본급보다 실적 따른 보너스가 더 많아

홍콩 금융계의 개별 수입은 비밀이다. 회사와 개인별 계약이기 때문에 당사자들만 알게 돼 있다. 다만 일반적인 연봉 수준은 알려져 있는데,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훨씬 높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라도 연봉 1억원 이하는 거의 없다. 홍콩의 한 투자은행의 경우 애널리스트(Analyst·입사 1~2년 차)와 어소시에이트 (Associate·과장·입사 2~5년 차) 연봉 평균은 대략 8만~10만 달러 정도다. 이후 바이스 프레지던트(Vice President·부장·입사 5년 차 이상)가 되면 15만 달러로 뛴다. 이후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전무)에 오르면 30만 달러, 파트너 매니징 디렉터(Partner Managing Director)에 오르면 아무리 적어도 60만 달러에 가깝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본급 개념이고 실적에 따라 연말 보너스를 받는데 실적이 좋을 경우 자신의 계약 연봉보다 많을 경우가 많다. 홍콩의 한 외국계은행에서 주식파생상품 마케팅을 맡고 있는 한국 금융인(40대 후반) 연봉은 보너스를 합쳐 50억원에 가깝다.

국제금융인의 하루 오전 7시 출근해 회의 또 회의 … 점심 · 저녁까지 고객과 함께

국제 금융인들의 소원 중 하나가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홍콩의 한 외국계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A씨의 월요일 일정표는 시간 단위로 짜여 있다. 중간에 휴식을 취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빡빡하다. 오전 7시 출근과 동시에 서울 지사와 주간 마케팅 전략회의를 한다. 자신이 맡고 있는 채권투자 전략을 세우기 위해 서울지사 파트너들과 지난 한 주 채권시장 추이와 새로운 한 주 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한 시간이 지나면 곧바로 홍콩 아시아본부가 주관해 주간 전략회의가 열린다. 은행 내 모든 부문 관련자가 참석하는데 주로 세계 경제 추이와 향후 분석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된다. 오전 9시가 되면 (채권파생) 상품개발팀과 아침회의가 예정돼 있다. 지난 한 주와 새로운 한 주 사이 어떤 새로운 상품이 나왔는지 확인하고 판매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리다.

이후 한 시간은 개인 업무 시간이다. 그러나 이때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전 세계 파트너들의 e-메일을 확인하고 답변을 써야 한다. 메일 분량이 많으면 제일 바쁜 시간이 바로 이때다. 11시가 되면 이미 채권상품을 판매하는 고객들과 판매 현황을 점검한다. 결국 자신의 실적을 점검하는 시간이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시간이다. 12시가 되면 점심시간이다. 그러나 이때도 자유시간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고객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점심도 근무 연장선상에 있다”는 게 A씨의 말이다. 보통 한두 시간 정도 점심을 하는데, 식사가 끝나면 곧바로 가방을 들고 회사를 나선다. 고객들을 방문해 애로 사항을 듣고, 보다 나은 상품 개발 아이디어를 찾는 시간이다.

오후 3시가 되면 다시 회사로 돌아와 새 상품 개발 및 판매전략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그 주에 새로 판매할 채권금융상품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어 4시에는 신상품 판매를 위해 관련 부서에 협조를 구하고 상품 판매를 위한 내부 허가 절차를 진행한다. 오후 5시, 신상품 개발 및 판매 당사자들이 모여 판매전략회의를 한다. 전략이 결정되면 오후 6시 곧바로 상품 판매를 하는 고객들에게 제안서를 보낸다. 오후 7시, 제안서를 받은 고객 중 가능한 사람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반응을 경청한다. 귀가는 빨라야 오후 10시다.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