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대 3대 천재 손경식 - seoulbeobdae 3dae cheonjae songyeongsig


[파이낸셜투데이=조경희 기자]지난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간의 상속 소송이 이건희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이 사건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故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데, 삼남인 이건희 회장이 어떻게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됐으며 실제로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이 얼마나 되느냐의 여부 때문이었다. 이에 재계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파이낸셜투데이>에서는 삼성그룹에서 분리, 독립한 CJ그룹과 혼맥에 대해 분석했다.

故 이병철 창업주 흉상…삼성가 직계 장손 상징
이재현 회장 미팅서 만나 결혼, 자녀들도 ‘연애’
삼성그룹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1953년 제일제당(제일제당공업)을 설립해 식품업계에 진출했다.

CJ그룹은 제일제당이 모태로 1996년 분리, 독립했다. 삼성그룹은 1993년 7월 제1차 계열사 정리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때 제일제당은 계열사인 제일냉동과 함께 그룹으로부터 분리해 독자 기업으로 출범했다. 삼성그룹 고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당시 삼성전자 이사가 제일제당의 경영을 맡은 것이 그 시작이다.

2002년 10월 제일제당그룹은 이름을 CJ그룹으로 바꿨다. 이때 제일제당의 사명도 ‘CJ’로 변경했으며 2007년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했다. CJ(주)의 사업무문을 떼어 CJ제일제당을 세우고 CJ 주식회사는 순수 지주회사로 변신했다.

CJ그룹은 제일제당그룹으로 출발할 당시 햇반, 설탕을 생산하던 제조업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생명공학, 홈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신세대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식품회사의 틀과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특히 CJ E&M은 국내에서 방송국을 제외하고 드라마, 영화 자체 제작이 가능한 ‘거물’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95년 그룹 분리 당시 1조 50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은 2012년 3분기 기준 13조865억원을 기록하며 재계 서열 14위의 기업으로 도약했다. 끊임없이 모험과 변신을 꿈꾸는 벤처기업처럼 역동적으로 사업을 발굴, 추진해 온 덕분이다. 여기에는 삼성家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을 승계했다면 서울 남대문로 본관 사옥에 있는 고 이병철 창업주의 흉상은 그가 삼성가의 직계 장손임을 상징해 주고 있다.


이재현 회장‧자녀 ‘연애’ 결혼

삼성가 직계 장손이자 CJ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현 회장, CJ E&M을 이끌고 있는 이미경 부회장,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씨 역시 모두 연애결혼 했다.

아버지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아버지 고 이병철 명예회장의 베필을 직접 고른데 비해 자녀들은 모두 연애결혼을 했다. 이맹희씨는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의 딸 손복남 CJ그룹 고문과 결혼시켰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4살 때 이미 “아이들이 자라면 혼인을 시키자”는 양가 어른의 언약이 인연이 돼 손씨와 결혼했다. 이화여대 교육학과 출신인 손씨는 부친이 경기도 지사와 농림부 양정국장을 지낸 손영기씨다. 손복남씨가 부친을 모시고 병원에 가는 것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고 난 뒤 맹희씨는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CJ그룹은 손복남 고문을 통해 고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 부장, 김승연 한화그룹과도 인연을 맺게 됐다.

고 이병철 회장과 고 박두을 여사는 특히 이재현 회장을 대단히 아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재현 회장 역시 장충동에서 타계 직전까지 모시고 산 ‘효자’다.

이재현 회장은 부인과 미팅을 통해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대학 재학시절 당시 아무도 삼성가의 직계 장남임을 모를 정도로 털털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미팅을 통해 만난 김희재씨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는 후일담이 있다.

두 사람은 슬하에 경후, 선호 등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의 장모인 김만조씨는 ‘김치박사’로 유명하다. CJ의 김치개발에도 참여했다. 영국과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씨는 연세대, 서울여대 등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경복고, 고려대 법대 출신인 재현씨는 “누구 덕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다”며 1983년 씨티은행에 취직, ‘탈 삼성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조부인 고 이병철 회장이 “재현이에게 왜 남의 집살이를 시키냐”는 불호령이 떨어져 결국 85년 삼성의 주력 계열사였던 제일제당 경리부 평사원으로 입사한 일화도 있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 경후 씨도 미국 유학시절 만난 정종환 씨와 지난 2008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종환 씨는 뉴욕 씨티은행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후씨는 결혼 후 유학생활을 지속하다 지난해부터 CJ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이경후씨는 CJ계열사 CJ에듀케이션즈의 마케팅팀 대리로 입사, 다양한 디바이스와 연동되는 아동용 학습콘텐츠를 기획,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총괄 부회장‥‘문화’ 이끌어

이미경 CJ E&M 총괄 부회장은 국내 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국내 영화, 공연, 케이블 TV, 게임 등 문화산업 전반에 CJ E&M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은 사실상 없다. 2011년 이 부회장은 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등 영화·미디어·게임을 아우르는 콘텐츠 공룡기업인 CJ E&M을 탄생시켰다.

이 회장의 누나이자 CJ E&M 총괄 부회장으로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미경 부회장은 영어 외 불어, 중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여고, 서울대 가정학과,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연구로 석사학위를,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전 CJ그룹 상무는 광고대행사 재산커뮤니케이션즈와 자회사 CJ무터를 운영하고 있다. 배재고, 타이완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CJ그룹 상무까지 역임했지만 독자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기도 하다.

이재환씨는 박정희 정권 시절 국회의원을 역임한 민기식씨의 딸인 민재원 씨와 결혼한 뒤 소혜, 호준 등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손경식 회장 통해 정‧재계 인맥, 한화그룹과도 연결
이미경 부회장‥국내 미디어 시장서 영향력 가장 커

외가 통해 한화그룹과 연결

CJ그룹을 말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손경식 CJ그룹 회장이다.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이다.

손경식 회장은 CJ그룹이 삼성으로부터 분리, 독립할 때 가장 많은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에게 고 이병철 회장이 정신적 지주라면 외삼촌 손 회장은 ‘경영 스승’인 셈이다.

손 회장은 경기고 2학년때 검정고시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할 정도여서 ‘천재’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CJ그룹 직원들이 고 이병철 회장의 홀로그램 흉상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흉상은 CJ그룹이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 가문이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누나를 통해 삼성가와 인연을 맺은 손 회장은 1968년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공부를 더 할 계획이었으나 고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으로 불러 들였다. 손 회장은 38세의 나이에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사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손 회장은 삼성그룹이 계열분리를 하면서 이재현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하게 됐다. 젊은 나이에 사장직을 수행해야 할 이재현 회장을 제일제당 주인으로 성장시켜야 할 책임이 주어졌다는 평가다.

1993년 6월 계열이 분리되면서 당시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조카 이재현 회장과 함께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후 손 회장은 삼성과의 분리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 등 어려움이 처할 때 마다 CJ그룹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다.

1996년 5월“삼성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제일제당 그룹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며 삼성그룹과의 결별을 공식 선언한 것도 그였다.

손 회장의 부친은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로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손 회장의 장인은 국회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지낸 김봉환 변호사다.

손 회장은 누나이자 이재현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고문이 삼성가로 시집가면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이재현 회장과 이 회장의 자녀들이 모두 연애결혼을 통해 수수한 혼맥을 형성했다면 CJ그룹은 외가를 통해 화려한 혼맥을 맞이하게 됐다.

손 회장의 부인 김교숙씨는 조이렌트가 회장이자 대한적십자사 신임 부총재다.

손 회장의 장녀 손희영 동덕여대 교수는 고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차남이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매형인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의 장남 이재환씨와 결혼했다. 김승연 회장과는 처남매부 지간이다.

이재현 회장은 외사촌 형제인 손영혜 씨의 결혼을 통해 한화그룹, 정부 고위 관료 출신 집안과 먼 사돈의 관계를 갖게 됐다.

손 회장의 아들 주홍 씨는 지난 2006년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의 삼녀 성가은씨와 결혼했다.

영원무역은 ‘노스페이스’ 판권을 가진 골드윈코리아의 모회사로 성가은씨는 골드윈코리아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재계 14위 입성하기 까지

CJ그룹은 삼성에서 분리하기 전 삼성그룹 최초의 제조회사였다. 밀가루를 만드는 제분공장부터 설탕 수출까지. 백설표 브랜드를 선보이며 백설표 식용유를 시장에 내놓았으며 1987년에는 냉동식품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1993년 삼성으로부터 분리, 독립 이후 CJ그룹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독자경영 이후 이 회장 주도로 식품 등 기존의 사업을 다지면서 미디어·영상·물류·유선방송·홈쇼핑 사업 등 다각화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짰으며 지금은 재계 14위(공기업 제외)까지 성장했다.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을 생산하는 식품 제조업체에서 시작했지만 지금 CJ그룹에서 설탕과 밀가루 느낌은 나지 않는다. 물론 CJ제일제당에서 기존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현재의 CJ그룹은 젊고, 활기차고, 쾌활한 문화 기업으로 보여진다.

CJ그룹은 비록 삼성가에서부터 시작했지만 국내 기업 중 분리, 독립해 재계 14위(공기업 제외)까지 성장한 기업은 많지 않다. CJ그룹 앞에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공기업을 제외하고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GS, 한진, 한화, 두산, STX 다음으로 CJ그룹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독립 이후 활발한 변신과 M&A를 보여주고 있는 CJ그룹의 다음 행보에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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