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미지 실패 사례 - beulaendeu imiji silpae salye

소매 커피점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스타벅스(Starbucks), 면도관련 용품의 대명사 질레트(Gillette), 그리고 갭(Gap), 비엠더블유(BMW), 코카콜라 등은 해당 분야의 최고의 브랜드임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러한 초일류 브랜드들의 강력한 힘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브랜드 관리의 세계적인 석학인 켈러(Kevin Lane Keller)교수는 최근 한 논문에서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가지는 공통점을 10가지 정도로 요약하고 있다. 이들 공통점은 다소 교과서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외형적 수치에 급급하여 원칙을 벗어난 브랜드 관리가 허다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실무자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내용이기도 하다.  

기업의 브랜드 관리자들은 이러한 초일류 브랜드들의 공통점을 자신의 브랜드에 비춰봄으로써 무엇은 잘 구축되어 있고, 무엇은 부족한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쟁사 브랜드를 대비시켜 비교해 본다면 더욱 더 흥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실패 사례를 곁들여 초일류 브랜드들의 특징을 소개하고자 하니 실무자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



  1. 초일류 브랜드는 고객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남들보다 앞서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그 제품이 가지고 있는 속성, 예를 들면 가격, 디자인, 성능 등을 고려하여 구매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제품 속성만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풍기는 이미지, 판매원의 서비스와 같은 무형의 요소들도 같이 혼합되어 고객들도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전체적 이미지가 구매단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스타벅스는 바로 이러한 유형의 속성과 무형의 이미지가 혼합된 혜택(Benefit)을 고객에게 잘 전달한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1983년에 미국 시애틀의 소규모 커피 소매점으로 출발하였다. 스타벅스의 회장인 하워드 슐츠(Howard Shultz)는 이탈리아의 커피 판매점에서 느낀 낭만적 분위기와 지역 주민과 결합된 느낌을 통해 그 동안 가져온 커피에 대한 개념을 바꾸게 되었으며 이를 사업 기회로 활용하였다.  

이를 계기로 스타벅스는 이탈리아와 같은 커피 판매점 분위기와 커피 문화를 만드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으며 원두의 선택과 혼합, 볶는 과정, 최종 완성품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수직 통합함으로써 눈에 띄는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느낌을 파악하고 전달하는데 노력을 하였는데 고객의 모든 감각 기관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즉 원두의 매혹적인 향기, 커피의 풍부한 맛, 제품의 진열과 다양한 장식품,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 아늑한 느낌의 테이블과 의자를 이용한 방법이었다.  

결국 스타벅스는 엄청난 성공을 하였는데, 고객당 한 달 평균 내점 빈도수가 18회, 한 번 방문시의 객단가가 3.5달러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90년대에 접어들어 연평균 50% 이상의 매출 증대를 이룩하였다.



  1. 초일류 브랜드는 변화와 기술발전을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

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뿐만 아니라 다른 무형의 요소도 적절히 갖추어야 한다. 켈러 교수에 따르면 무형의 요소로는 사용자 이미지(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미지), 사용 이미지(브랜드가 사용되는 상황에 대한 이미지), 브랜드의 퍼스널리티(예를 들면 성실한, 유능한, 교양 없고 거친), 브랜드가 고객에게서 끌어내려고 하는 느낌(단호한, 따뜻한), 고객과 맺으려고 노력하는 관계의 유형(고착된, 일상적인, 계절적인) 등이 있다. 초일류 브랜드를 살펴보면 자신의 핵심적인 강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선두에 있으면서 시대의 변화에 맞도록 무형의 요소를 잘 관리해 나가고 있다.  

가령 면도기 회사인 질레트는 면도날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타사에 비해 기술적으로 항상 앞서 나가고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적 발전을 Trac II, Atra, Sensor, Mach3 와 같은 브랜드에 적용하면서 Atra Plus, Sensor Excel 와 같이 계속적인 이미지 확장을 유지해 가고 있다. 즉 질레트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만들어 간다는 이미지를 유지해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질레트는 과거부터 계속되어온 일관된 캠페인을 통해서 남성의 성취감이라는 제품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는데 이 역시 남자의 성취감을 대변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항상 놓치지 않고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1. 초일류 브랜드는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맞춰 가격을 매긴다.

제품의 품질, 디자인, 비용 등과 가격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아쉽게도 많은 브랜드 관리자들은 가격을 고객이 제품에 대해서 느끼는 바와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를 몰라서 너무 높거나 낮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P&G사는 케스케이드라는 식기세척기용 세정제에 대해서 비용 중심의 가격정책을 펴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특정 수질에서 제품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제조법을 이용하여 가격 정책을 펼쳤는데, 곧바로 경쟁사인 레버 브러더스(Lever Brothers)사는 케스케이드를 이용한 식기 세척은 완벽하지 못한다고 반격했으며 결국 P&G사는 곧바로 다시 과거의 제조법으로 되돌아 가야만 했다. 이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가치에 따른 가격은 브랜드 구축 활동의 비용에 따라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 초일류 브랜드는 차별성과 유사성이 혼합된 브랜드 포지셔닝을 한다.

포지셔닝을 잘 한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 속에서 특정한 영역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포지셔닝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사성과 차별성의 두 요소가 적절히 사용되어야 한다. 너무 똑 같아서도 안되며, 그렇다고 완전히 동 떨어진 차별만을 강조하는 것도 위험하다. 성공적인 브랜드는 경쟁사와 경쟁을 하는 분야에서는 보조를 맞추되 동시에 다른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서기 위한 차별포인트를 만들어 가는 브랜드라고 본다.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 Bentz)와 소니(SONY) 브랜드는 제품 품질면에서 차별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으면서 경쟁사와 유사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새턴(Satern)과 노드스트롬(Nordstrom)은 업계 최상의 서비스로 앞서 가면서 상품의 질적 측면에서는 경쟁사와 동등한 품질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캘빈클라인(Calvin Klein)과 할리 데이비슨(Harley Davidson)은 사용 고객에게 고품격 이미지를 제공하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제품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Visa)의 경우는 브랜드 포지셔닝에 대한 대표적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경쟁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는 효과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통해 신용카드 업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특권을 지닌 멤버십‘이라는 광고를 통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고품격의 지위, 특권 등을 상징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비자사는 골드와 플레티넘 카드를 도입해 아메리칸 익프레스 카드에 버금가는 지위를 갖는 카드를 갖추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한 편리성과 접근성 면에서의 차별화를 위해서 유명한 레스토랑, 휴양지, 이벤트 장소이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받지 않는 장소에서 ‘당신이 원하는 모든 곳에 비자는 있다’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런 메시지는 비자의 접근성과 권위 모두를 강화시켜 주었고 확고한 브랜드 포지셔닝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결국 비자는 쇼핑, 여행, 오락, 국제여행, 이벤트 등 기존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우위를 누렸던 분야에서 최고로 선택 받는 카드가 되었다.



  1. 초일류 브랜드는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한다.

브랜드 파워를 유지한다는 것은 마케팅 활동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케팅 활동의 일관성이라는 것은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가 흐려지지 않도록 하고 고객에게 기존 정보와 불일치되는 메시지를 전달해서 혼란에 빠뜨리도록 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유명한 맥주인 미켈롭(Michelob) 브랜드는 일관성을 지키지 못하여 막심한 손해를 본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1970년대에 미켈롭은 ‘당신이 잘 나갈 때 미켈롭이 있다’라는 자신만만한 캐치프레이즈로 성공한 젊은 전문가들을 등장시킨 광고를 했다. 그 다음 광고는 ‘주말은 미켈롭을 위한 것이다’라는 것이었고 이후에 매출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해 광고의 내용이 ‘주중에도 약간의 주말 분위기를 내자’라는 것으로 바뀌었다. 1980년대 중반에 미켈롭은 ‘밤은 미켈롭의 것이다’라는 캠페인을 하였으며 1994년에는 ‘특별한 날에 특별한 맥주를 준비한다’라는 광고를 하였고 이후에 슬로건은 ‘미켈롭은 특별한 날을 위한 것이다’로 전환되었다.

한 마디로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그렇게 많고도 서로 다른 광고 메시지를 접한 소비자들은 언제 미켈롭 맥주를 마셔야 할지 혼란스럽다. 예상대로 매출은 하락하였는데 1980년대 최고 810만 배럴의 매출에서 1998년에는 100만 배럴로 떨어졌다.



  1. 초일류 브랜드는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계층 구조를 엄격히 관리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여러 개의 브랜드를 복수로 운용한다. 각 세분 시장별로 별도의 브랜드를 운용하는데 회사 내의 여러 브랜드 간에는 서로 다른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되기도 한다.

전사적으로 하나의 브랜드, 즉 기업 브랜드(Corporate Brand)가 포괄적 역할을 하고 그 하위의 개념으로 패밀리 브랜드(Family Brand)가, 또 그 아래에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한가지 형태의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개별 브랜드(Individual Brand)가 위치하게 된다. 이같이 계층구조 각각의 수준에 있는 브랜드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제품을 인지시키고 다른 브랜드와의 바람직한 연계를 강화하면서 전체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형성해 나가게 된다. 그러나 각각의 브랜드는 자신의 고유 영역을 지켜야 하는데 가끔 하나의 브랜드로 너무 넓은 영역을 커버하려다 보면 포트폴리오 내의 브랜드들끼리 서로 영역이 겹치는 중복 위험(Cannibalization)에 빠질 수 있다.

미국 의류 브랜드인 갭(Gap)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최소한으로 겹치면서 최대한으로 시장을 포괄하고 있다. 바나나 리퍼블릭(Banana Republic)은 하이엔드 제품군, 갭은 기본적인 스타일과 품질의 제품군, 올드 네이비(Old Navy)는 대중적인 제품군과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각각의 브랜드는 독특한 이미지와 고유의 브랜드 컨셉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 계층 구조 설계에 있어서는 BMW가 단연 돋보인다. BMW 광고 슬로건인 ‘최고의 자동차’는 스타일과 성능의 두 가지 이미지를 모두 강화시켰는데 이런 컨셉은 BMW의 이름으로 팔리는 모든 차에 적용되었다. 그리하여 BMW와는 언뜻 조화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이는 스포츠 세단 범주를 최상의 스타일과 성능이라는 개념으로 개척을 성공적으로 하였다. 동시에 BMW는 3, 5, 7 시리즈를 통해서 명확히 구분되는 하위 브랜드를 만들었고 이것이 품질과 가격의 논리적인 순서와 계층을 제시하도록 했다.

이와는 반대로 GM은 아직도 브랜드 포트폴리오, 브랜드 계층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1920년대 초에 GM은 ‘모든 계층에게 모든 목적에 맞는 차를 제공하겠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캐딜락(Cadillac), 올즈모빌(Oldsmobile), 뷰익(Buick), 폰티악(Pontiac), 시보레(Chevrolet)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러한 생각은 각 사업부가 가격, 제품 디자인, 사용자 이미지 등에 따라 구분되는 여러 세분 시장을 각각 담당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GM의 다섯 사업부 간에는 겹치는 마케팅 활동이 증가하였고, 사업부간의 차별점이 점점 줄어들었다. 지난 10년 동안 GM은 각 브랜드의 재배치를 통해서 모호한 브랜드 간의 경계를 확실히 하려고 노력해 왔으나 소비자는 아직도 해당 브랜드가 대표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경쟁사인 도요타와 혼다와 같이 확연히 구분되는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1. 초일류 브랜드는 브랜드 자산 구축을 위해 마케팅의 모든 요소를 이용하고 통합한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자산 구축에는 로고, 심벌, 슬로건, 포장 등의 모든 마케팅 요소들이 이용된다. 강력한 브랜드는 이러한 요소를 혼합, 조화시켜서 소비자의 브랜드 이미지 지각 향상, 경쟁이나 법적 측면에서의 브랜드 보호와 같은 여러 가지 브랜드 관련 기능을 수행한다.

초일류 브랜드의 브랜드 관리자는 개별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사람, 장소, 사물들을 자사 브랜드와 정확히 연계시킨다.

일반적으로 광고 활동은 끌어들이는 기능, 즉 특정 제품의 고객 수요를 창출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적절하다. 또한 판촉 활동은 밀어내는 기능, 즉 유통망에 제품을 밀어내는 것을 도와주는데 적절하다. 브랜드가 자신에게 확보된 자원을 잘 활용하고 브랜드 자산이 모든 마케팅 활동에 걸쳐서 확보되도록 잘 관리된다면 그 브랜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다.

코카콜라의 경우 풀(Pull)형 광고 활동과 푸시(Push)형 판촉 활동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는 좋은 사례다. 코카콜라는 많은 종류의 마케팅 활동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에는 ‘언제나 코카콜라’ 캠페인과 같은 매체광고, 콜라병 모으기 판촉이나 올림픽 후원활동 등도 포함된다.


한편 코카콜라 카탈로그를 통해서 코카콜라 계열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하며, 코카콜라 웹사이트를 통해서 게임과 코카콜라 기념품을 제공하며 애틀란타에 있는 코카콜라 박물관을 가상의 형태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을 통해서 코카콜라는 항상 브랜드의 주요 가치인 ‘원조’, ‘정통음료’ 등을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1. 초일류 브랜드의 관리자는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한다.

세계 초일류 브랜드의 관리자는 자사 브랜드의 이미지 전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즉 고객 스스로가 브랜드와 연관 지우는 인식, 믿음, 태도, 행동이 브랜드 이미지 전체가 되는데, 이것은 그 기업이 의도적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한 마디로 관리자는 브랜드에 관해 자신감을 갖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이 그 브랜드에 대해서 어떤 점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를, 브랜드와 고객이 어떤 관련성이 있는 지를 명확히 안다면 어떤 마케팅 활동이 브랜드와 잘 연결되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브랜드 관리자가 브랜드의 의미하는 전체를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예로 빅(Big)이라는 브랜드를 들 수 있다. 프랑스 회사인 소시에떼 빅(Societe Big)은 값 싸고, 다 쓴 뒤 버릴 수 있다는 제품의 편리성을 강조하면서 1950년대 후반 재충전되지 않는 볼펜, 1970년대 초에는 일회용 가스라이터, 1980년대 초에는 일회용 면도기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1989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향수에 대해서 같은 전략을 적용하려고 하다가 실패를 하고 말았다.

왜 실패를 하였을까? 비록 빅사의 다른 제품이 편리성과 낮은 가격에 품질이 좋다는 점을 대표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향수 같이 감정과 연관되어 있는 제품이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고객들은 그 동안 빅 제품에서 느껴온 실리적이고 인간미 없는 이미지와 향수가 전혀 맞지 않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질레트사는 빅사가 저지른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였는데 질레트라는 이름은 면도기, 면도날, 그리고 연관된 욕실 용품에만 한정하여 사용하였으며, 전기 면도기는 전혀 별개의 브라운(Braun) 이름을 사용했고, 구강 관련 제품에는 오랄 비(Oral B)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하였다.



  1. 초일류 브랜드는 한 브랜드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지원을 한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관리자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원칙을 벗어나 빠른 길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브랜드 자산은 조심스럽게 구축되어야 한다. 브랜드 자산의 견고한 토대는 소비자가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강하고 호의적이고 독특한 브랜드 연상에 의해 구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브랜드를 관리하고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브랜드 지원이 부족하여 실패한 사례로 쉘(Shell)이라는 정유 회사를 들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소비자들은 쉘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초에 여러 가지 이유로 쉘사는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상당히 줄였는데 이로 인해 쉘은 지금도 그 때 잃은 토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의 눈에 쉘 브랜드는 더 이상 과거에 누렸던 강한 브랜드가 아니라 다른 여러 정유회사와 유사한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1. 초일류 브랜드는 브랜드 자산의 원천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감시한다

일반적으로 강력한 브랜드는 브랜드에 대한 면밀한 감사(Brand Audit)와 지속적인 브랜드 트래킹(Brand Tracking)을 통해 현재의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개선, 발전시켜 나간다. 특히 브랜드 감사는 정기적으로 시스템화되는 것이 중요한데,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브랜드 계층구조 파악 등을 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고객의 인식과 믿음에 대한 정기적 탐색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간의 시각 차이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며 브랜드 관리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관리나 마케팅 전개를 어떤 방향으로 수정하고 진행시켜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상의 10가지 특징은 한 번에 모두 이룩할 수는 없다. 자사의 브랜드 현실에 투영시켜 본 후 가장 시급한 사안부터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가되 다른 요소들과 충돌이 안되면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이상에서 보듯이 초 일류 브랜드는 결국 끊임없는 내부 경영혁신과 고객만족의 산출물인 것이다.  한국시장에서의 스타벅스의 성공요인을 본다면 이용하는 고객들이 과연 그렇게 비싼 돈을 주면서 커피를 마시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고객들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뉴욕이라는 분위기를 즐기는 것이다.  이제는 고객만족이 아니라 고객섬김의 경영이 아닐까?


한국의 성공 사례 – 쓰리세븐


  • 회사 소개


1975년에 설립되어, "작지만 양질의 제품" 생산으로 전 세계에 "아름다움과 건강전달" 이라는 회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초창기부터, 쓰리쎄븐은 좋은 가격으로 양질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공은 오직 계획적인 품질관리, 완전자동 생산공정과 오직 좋은 제품만이 만들 가치가 있다는 신념에 의해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쓰리쎄븐 제품은 고객 개개인의 필요와 기호가 잘 반영되고 만나서, "최대다수 고객만족" 의 경영방침의 완전한 이행아래, 인체공학의 개념까지도 포함되어 신중히 디자인 되었습니다.


지난 25년간의 손톱깎이와 매니큐어 Set 777 브랜드의 수출로 축적된 노하우를 기초로 해서, 회사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 그리고 기술혁신으로, 세계3대 PERSONAL CARE장비 제조업체 중 하나로 견고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쓰리쎄븐은 이 명예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회사 모토인, 신뢰, 창조, 협동 정신으로, 쓰리쎄븐은 21세기의 산업주역으로서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쓰리쎄븐은 가장 좋은 품질의 제품을 좋은 가격으로 세계시장에 제공하고, 소비자들의 생활수준과 만족을 향상시켜 드릴 것을 약속 드립니다.

 


  • 쓰리세븐의 성공이야기 - 손톱깎이 세계시장 43% 점유

손톱깎이 세계시장 43% 점유…30년째 흑자 쓰리쎄븐  

 

2000년 당시 중국의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관영 CCTV에 출연, 한 손에 손톱깎이 하나를 들고 이렇게 호소했다.


“외국 제품은 품질 등에서 이렇게 훌륭한데, 우리 제품은 왜 안 되는 겁니까. 우리도 노력해서 이처럼 훌륭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냅시다.”


당시 주룽지 총리가 손에 들고 있었던 손톱깎이는 바로 ‘777’이 선명히 찍힌 국내 손톱깎이 제조업체 ‘㈜쓰리쎄븐’의 제품이었다. 이 같은 유명세에 힘입어 쓰리쎄븐의 손톱깎이는 같은 해 중국 CCTV가 뽑은 3대 수입 명품에 포함되기도 했다.


충남 천안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쓰리쎄븐은 손톱깎이 하나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매년 8,000만~1억 개의 손톱깎이를 만들어 이 가운데 90% 가량을 92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부동의 세계 1위 업체다.


손톱깎이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43.33%이고 미국에서는 58.69%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손톱깎이 단가가 개당 100~500원 정도로 낮은데도 연간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1975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다.



  • 피나는 브랜드 육성과 관리


쓰리쎄븐의 성공 비결은 피나는 브랜드 육성 및 품질관리에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상묵(45) 사장이 부사장이던 2001년 중국에서 벌어진 일화는 이 회사가 브랜드 관리에 얼마나 철저한가를 잘 보여준다. 김 사장은 당시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쓰리쎄븐의 불법 복제품이 무더기로 유통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그곳을 찾았다.


일일이 돌아다니며 불법 복제품을 모조리 사들여 한 고철처리 공장 용광로에 쏟아 부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백화점에 공급되는 정품 외의 복제품은 끝까지 추적해 모두 없애고 제작자는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모습이 우연히 중국 현지 지방 TV에 방영되면서 불법 복제품이 대부분 사라졌다.


3년 전에도 인도네시아와 파라과이에서 상표를 무단 도용하려던 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 현재 진행 중이다. 98년에는 ‘777’을 쓰는 미국 항공업체 보잉사와 브랜드 상표권 싸움을 벌여 사실상 공동 사용권을 얻어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주문자부착상표(OEM) 방식에 안주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쓰리쎄븐은 90년대 중반부터 독자 브랜드 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유망 시장인 중국,동남 아시아에서 처음부터 독자 브랜드로만 판매하며 고급스럽게 광고와 홍보를 한 것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아낌없이 브랜드를 키우는 일에 쏟아 부었다.


이 때문에 쓰리쎄븐의 ‘777’ 제품은 중국에서 현지 업체가 만드는 제품보다 10배 가까이 비싸게 팔리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 높을 정도다.


창업주인 김형규(69) 회장은 “미국엘 갔더니 우리가 생산한 똑 같은 제품인데도 브랜드에 따라 최고 3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역시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자체 브랜드 육성 작업에 온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 철저한 품질관리만이 살길


브랜드 육성 작업도 철저한 품질관리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


손톱깎이는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은 40여 가지의 공정을 거쳐야 완성되는 까다로운 품목이다. 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김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천안에 정착, 잡화상을 하다 60년대 중반 형과 함께 손톱깎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형과의 의견 차이로 75년 독립했다.


김 회장으로서는 만 40여 년을 손톱깎이 외길을 걸어온 셈이다. 그런데다 다른 동종업체와 달리 일찍부터 공장자동화 설비를 갖춰 이 회사만의 품질 노하우가 충분하다.


하지만 요즘에도 완제품을 대상으로 3차례 이상 품질관리 검사를 할 정도로 철저하다. 김 회장은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브랜드 유지가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고객의 신뢰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쓰리쎄븐은 브랜드와 로열티 사업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3월 홍콩의 하나야카사에 ‘777’ 브랜드를 사용해 중국과 홍콩에 물건을 팔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제조원가의 8%를 로열티로 받기로 했다.


올해 5억원 정도의 로열티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또 그동안 육성해 온 ‘777’브랜드를 주방용품, 레져용품, 공구류 등에 부착해 수출 뿐 아니라 국내 대형 할인매장, TV홈쇼핑 등에 판매하는 브랜드 사업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빼앗는 것 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며 “정상을 지키기 위한 쓰리쎄븐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 쓰리쎄븐은 어떤 회사인가?


50여종 年1억 개 생산…매니큐어세트도 개발


㈜쓰리쎄븐(www.threesevencorp.com)의 역사는 196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형규 회장과 김 회장의 형은 당시 미제 손톱깎이인 ‘트림(TRIM)’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제품은 미군부대에서 나온 드럼통을 자르고, 자동차휠로 지렛대를 만들어 완성했다.


손톱깎이라기 보다는 ‘손톱 뜯기’라고 할 정도였다. 이후 품질 개선을 통해 수출을 추진했으나 형이 반대하자 김 회장은 75년 독립한 뒤 한 업체를 인수, ‘대성금속’으로 상호를 바꿨으며 2001년 ‘쓰리쎄븐’으로 다시 바꿨다.


OEM 방식으로 생산해 벌어들인 돈을 모두 자동화 설비와 품질관리에 투자하면서 양산체계를 갖춰 87년에는 500만 달러, 이듬해엔 1,0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시장규모가 크지 않아 성장세가 주춤하자 90년 손톱깎이와 함께 미용에 필요한 여러 기구들을 넣은 ‘매니큐어 세트’를 개발하면서 매출액도 급증했다.


현재 쓰리쎄븐이 생산하는 손톱깎이는 50여종 8,000만~1억 개로 생산 규모로는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회사측은 96년 중국 웨이하이(威海)에 현지공장(종업원 280명)을 건설한 데 이어 올해도 저가 제품 3, 4종을 생산할 공장 한곳을 중국에 지을 예정이다.


또 올해는 브랜드사업과 로열티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그 동안 투자해온 브랜드를 이용해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쓰리쎄븐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 순익은 각각 302억 원, 1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신규사업을 포함, 매출액 380억 원과 당기 순이익 3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위의 사례와 같이 쓰리세븐은 집중화와 전문화 그리고 고객만족을 이룬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기업이 한국에서 더 많이 배출되어 세계시장을 누비기를 소원한다.


성공과 실패 사례로 본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 전략


프리미엄 브랜드와 명품 제품이 일반 대중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의 사례를 통해 매출증대와 프리미엄 이미지 고수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 전략을 살펴 본다.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친숙함이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범용 상품의 트레이딩 업(Trading up) 물결이 일어나는가 하면, 전통적으로 소수의 계층에만 소구 포인트가 있다고 여겨지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대중 시장으로 확산되는 움직임도 엿보이고 있다.  

이런 트레이딩 업 및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중화 움직임은 특정 산업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도처에서 발견된다. 핸드폰의 경우 프리미엄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고, 자동차 시장에서는 럭셔리 세단의 대명사인 벤츠가 C-Class와 스마트카 등을 런칭해서 대중적으로 어필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도 산업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제품들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오스나 트롬 등의 프리미엄 가전이나 애니콜, 싸이언과 같은 핸드폰, 설화수와 같은 화장품 등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할지에 대한 관심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어떻게 확대하고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고에서는 특히 근래 들어 대중적 확산에 힘쓰고 있는 패션 산업의 다양한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 사례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상의 주요 포인트를 제안하고자 한다.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의 실패와 성공 사례


  1. 프라다와 동반 성장하는 미우미우 소비자

프라다(Prada)는 전통적으로 20대 후반 및 30대를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이다. 1990년대 중반 명품 소비층이 더 어린 계층으로 확대되는 것을 발견했던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10대 후반~20대 초반 여성을 위한 하위 브랜드를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미우미우(miu miu)가 그것이다. 디자인의 소구 포인트는 더욱 어려지고 로맨틱해졌지만 프라다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속 유지하고 프라다와 같은 유통 채널(백화점 및 고유 매장)을 사용함으로써, 프리미엄 이미지가 희석되지 않도록 했다.  

무엇보다도 대상 고객을 확장시킴으로써, 어릴 때부터 프라다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노출시켜 향후 이 고객층이 20~30대로 성장하였을 때 자연스럽게 미우미우에서 프라다로 이동하는 효과를 노렸다. 이후, 이런 트렌드에 많은 디자이너들이 가세하여 질 샌더의 질 스튜어트, 마크 제이콥스의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등이 생겨났다.

프라다의 사례는 이미지를 통일한 라인업 확장 전략은 잠재 소비자들에게 보다 조기에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효과를 갖게 되어, 저변 확대는 물론, 프리미엄 이미지 희석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고객 확대 전략은, 하위 브랜드를 통해 젊고 파격적인 디자인 등을 시도하는 등 참신한 이미지를 보강할 수 있어, 기존 브랜드의 진부화를 막는 이점도 있다.

 


  1. 중저가 유통망으로 진출한 초특급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  

레옹과 스타워즈 출연으로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나탈리 포트만이 즐겨 입었다던 아이작 미즈라히(Issac Mizrahi) 드레스. 그와 비슷한 드레스를 1/10도 안 되는 가격에 항상 중저가 유통망에서 살 수 있다면 과연 나탈리 포트만은 그 드레스를 계속 입고 싶어할 것인가?  

자신의 디자인을 더 많은 대중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브랜드를 확장시키고자 한 디자이너 아이작 미즈라히는 2003년부터 타켓(Target)이라는 중저가 유통망만을 위한 브랜드를 시작하여 이 곳에서 자신의 옷을 상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모두 100불 이하. 백화점 및 고유 매장을 통해 판매되는 자신의 프리미엄 라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가격이다.  

물론, 아이작 미즈라히가 타겟으로 진출하면서 더 많은 대중들이 자신의 철학과 디자인을 이용하는 것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았다면 이 전략은 성공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은 브랜드간 차별화 포인트가 고객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아, 기존의 고객들이 아이작 미즈라히의 프리미엄 라인 제품을 백화점에서 구입함으로써 얻는 심리적 가치의 하락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희석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대상 고객을 유통망을 통해 세분화(segmentation) 하여 매출을 증대하려는 시도는 좋다. 그러나 한 지역 내에서 비슷한 브랜드로 차별화 전략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각 계층간 브랜드 이미지 전이, 그로 인한 프리미엄 이미지 하락 등의 위험 발생은 당연한 귀결이 될 수 있다.

 


  1. 중저가 브랜드와 함께 일회성 이벤트를 실시한 칼 라커펠트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커펠트 (Karl Lagerfeld)는 위의 아이작 미즈라히 사례와 비슷하지만 다른 행보를 택했다. 단 1회만 자신이 디자인한 자켓 및 원피스를 스웨덴의 중저가 브랜드 H&M 매장에서 팔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통 칼 라커펠트가 디자인한 샤넬의 트위드 쟈켓은 3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지만, 이 행사를 통해 칼 라커펠트가 디자인한 H&M 트위드 자켓은 10만원이면 살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물론 대성공이었다. 파리 H&M 매장에서는 상품 판매가 시작되는 날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서서 기다려 단 30분만에 모든 물건이 매진되는 모습을 보였으며, 칼 라커펠트는 H&M 광고 캠페인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어, 현존하는 디자이너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이것을 일회성 이벤트로 한정시켜, 자신의 기존 고객들에게 오히려 다시는 구할 수 없는 한정 판매본, 즉 수집품 (Collection) 개념으로 다가갈 수 있었으며, 프리미엄 이미지에 손상을 받지 않으면서 인지도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1. 바니스 뉴욕에서만 제품을 판매한 멀베리 백

위와 같이 대중적으로 다가가려는 브랜드들과는 상충되는 전략을 쓰는 브랜드도 있다. 오히려 희소성을 역으로 더 강화시킨 영국의 멀베리 (Mulberry) 백이 그 한 예이다.  

멀베리 백의 경우, 뉴욕으로 진출하면서 뉴욕의 최고급 유통망 중에서도 이 브랜드가 명확히 소구하는 젊은 소비층이 가장 선호하는 채널에만 판매를 허용하여, 제품의 희소성 효과를 극대화시켜 프리미엄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시켰다. 이로써, 전통적으로 많이 알려진 구찌나 루이비통에 비해 미국 상륙이 많이 늦었던 멀베리 백이 20대에서 가장 매력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즉 희소성을 강화시킨 전략으로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의 주요 포인트

위의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를 위한 여러 전략은 각각 그 나름의 효과와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측면을 취하고 버릴지에 대한 확실한 룰과 기준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

 


  1. 명확한 경쟁 포지션을 설정한 브랜드 전략 실행

기업이 처한 내외부 여건과 환경, 앞으로의 사업 전략 방향성 등에 근거하여, 아이작 미즈라히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를 희생하고 대중적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인지, 멀베리 백처럼 희소성에 의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프리미엄 브랜드 관리 전략을 세워야 한다.

 


  1. 품질 및 디자인 등 본질 가치 훼손 방지

또한 일회성이던 상시적이던 간에 고객 확대 등을 위해 좀더 대중적인 채널 및 브랜드와 제휴를 할 경우, 기존에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면서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품질과 디자인 등과 같은 제품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H&M을 위해 디자인을 했던 칼 라커펠드의 “내가 디자인한 H&M 코트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가격이 아니라 디자인”이라는 말은 본질적인 가치를 고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실례라고 할 수 있겠다.

 


  1. 매출과 이미지의 균형 유지

매출도 늘리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철저한 시장세분화(Segmentation)이다. 예를 들어, 대상 고객층을 확실히 구분하여 그 구분된 고객층에 맞는 각각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차별화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활용하여 고객층별로 각 브랜드간 이미지 전이를 방지한다면 매출과 이미지의 동시 level-up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작 미즈라히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지역 내에서 프리미엄 이미지 희석없이 고가 및 중저가 브랜드에서의 성공을 모두 이루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가장 좋은 대안은 글로벌 차원에서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 및 대륙별로 브랜드의 포지셔닝을 달리하고 그 포지셔닝에 맞게 국가별로 다른 브랜드를 런칭하여 브랜드별 충돌을 줄여야 한다. 또한 그 브랜드 이미지에 부합하는 유통망을 확보하여 브랜드 이미지와 유통망과의 통일성을 도모하면 매출과 이미지가 모두 나아지는 성장 전략을 가져 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트레이딩 업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중화 전략은 최근 여러 산업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 지고 있다. 트레이딩 업을 통해 프리미엄으로 도약한 브랜드도 어느 시점에서는 브랜드의 대중화라는 화두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과 함께 프리미엄 브랜드의 확산 및 관리 전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의 취향이 빨리 변화하고 산업 및 기업간 컨버젼스가 유행하는 요즘과 같은 경영 환경하에서, 프리미엄 이미지 고수와 매출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도전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보다 철두철미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실패에서 배운다 -K 마트의 몰락과 월 마트의 성공


2002년 1월 22일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대형 할인점 K마트가 파산을 선언했다. K마트는 세바스챤 크레스지(Sebastian Kresge)가 1899년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소규모 잡화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수 십년 간 유통업태를 변혁시키는데 선두주자 역할을 하면서 미국 제일의 소매유통업체로 군림해 왔다. 이런 K마트가 몰락하게 된 원인을 경쟁자인 월마트와의 비교를 통해 진단해 본다.


  • 파산의 표면적 원인

K마트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현금유동성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졌다. K마트는 계속적인 매출감소와 경쟁업체인 월마트와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데다 엔론의 파산사태로 인해 자금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K마트에 식품을 공급하는 플레밍社가 대금연체를 이유로 물품공급을 중단키로 결정함에 따라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고 파산신청에 이르게 되었다.  

K마트는 엔론의 파산사태만 일어나지 않았어도 파산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변한다.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인한 단기적인 현금흐름상의 문제 때문에 억울하게 파산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이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K마트의 문제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누적되어 온 결과라는 것이다.  

무엇이 미국 소매유통업계의 거인 K마트를 쓰러지게 했는지 알아본다.


  • 과거의 성공

K마트가 잡화점 사업에서 새로이 대규모 할인점 사업(Discount Store)에 뛰어든 것은 1962년도의 일이다. 당시 최고경영자였던 해리 커닝햄(Harry Cunningham)은 1972년 은퇴하기 전까지 K마트를 모든 할인점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후 수십년 동안 K마트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소매유통회사로 성장하며 시어즈(Sears)나 월마트(Wal Mart)를 압도하였다.

커닝햄은 할인점 진출을 준비하면서 할인점의 성공요건이 판매액에 대한 마진율보다는 총투자에 대한 수익률에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즉 개별상품의 마진율을 낮추더라도 대규모 매장을 확보하고, 보다 광범위한 상품구색을 취급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다수의 구매자들을 끌어모음으로써 궁극적으로 투자수익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커닝햄은 고급상품을 다른 소매점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  

시어즈와 같은 당시 주요 경쟁자들이 품목별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자체상표 상품을 취급했던 데 반해 K마트는 마진율이 낮더라도 전국적으로 광고되고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상품을 강조했다. 쉽게 인지되는 전국적 상표가 없거나 할인업에서 취급할 수 없는 상품의 경우 등 제한된 범위에서만 자체상표를 사용했다. 폴라로이드, 코닥, 블랙&데커, GE 등과 같은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상품은 소비자 만족을 높이고 도시형 할인점이라는 K마트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대신 셀프서비스를 통한 인건비 절감, 저가의 건물, 상품배치구조의 표준화, 단위 면적당 높은 판매고, 신속한 재고처리 등을 통해 원가절감을 가능케 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점포입지전략이었다. K마트는 중대형 도시의 주요도로에 인접한 쇼핑센터지역에 보통 약 8~10만 제곱피트의 규모의 매장을 건설하는 입지전략을 채택함으로써 보다 많은 구매자를 흡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략은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1960년대 후반에 이르러 K마트는 점포 수에서나 매출액 면에서 미국 최대규모의 할인점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훗날 월마트의 창업자인 샘 월튼(Sam Walton)은 그의 자서전에서 “커닝햄의 뛰어난 경영전략과 K마트의 운영방식을 모방하기 위하여 오랜기간 노력했으며 때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느낄 정도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렇듯 K마트의 성공은 모든 소매유통업자들에게 부러움과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다.


  • 초점을 상실한 성장전략

문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 경쟁업체들이 K마트의 핵심역량을 모방하고 보다 우월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애쓰는 동안, K마트의 새로운 경영진은 커닝햄의 초기 전략적 사고를 망각하기 시작했다. 과거 성장의 원동력을 단순히 확장전략에 있었던 것이라고 믿고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70년대 후반 K마트의 신규점포 수는 기록적인 비율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확장전략은 결정적인 세가지 오류를 내포하고 있었다.  

첫째, 품목별 마진이 높다는 이유로 자체상표 상품을 늘림으로써 브랜드 상품을 공급한다는 초기의 전략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이는 상품의 질을 떨어뜨림으로써 구매자의 만족을 저하시키는 동시에 기존의 K마트의 이미지를 흐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둘째, 신규점포들을 개설하는데 열중한 나머지 기존점포의 관리를 소홀히 했다. 그 결과 어두운 조명과 시대에 뒤떨어지고 촌스러운 상품진열대와 어지러운 내부시설은 고객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재고관리와 같은 유통업의 기본업무에도 소홀히 함으로써 종종 매장에서 재고가 바닥나기까지 하자 고객들은 월마트나 타겟과 같은 경쟁업체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셋째, 할인점 성공의 기초를 이루었던 커닝햄의 대형매장 입지전략을 포기한 것이다. 새로운 경영진들은 확장전략의 일환으로 인구 1만 5천 내지 2만명의 소도시에서 K마트를 개점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작은 시장에는 소규모의 매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새로이 개장하는 K마트의 대부분은 이전 매장의 반 정도에 불과한 4만 제곱피트의 크기였고 상품구색 또한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확장전략은 점포수와 매출액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윤은 계속적으로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1976년부터 1980년까지 순이익률은 3.1%에서 1.3%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 월마트의 시장진입전략

K마트의 경영진이 핵심역량이 전제되지 않은 무모한 확장전략을 추진함으로써 기존의 경쟁우위마저 상실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을 때, 월마트는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었다. 할인판매업이 향후 백화점을 대신하는 주도적 소매업태가 될 것으로 확신한 샘 월튼은 K마트가 할인점에 뛰어든 해인 1962년 아칸소州 로저스라는 작은 도시에서 첫번째 할인점을 개설하였다. 아직은 지방 사업자였던 월마트의 시장진입 전략은 전국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던 K마트와는 확연히 달랐다. 월마트는 자본력의 열세와 후발업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농촌지역의 소도시를 사업기반으로 삼았다.  

월튼이 할인점 전개에 소도시가 적합하다고 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기존경쟁이 미미하기 때문에 진입이 쉽고, 향후 시장선점을 통한 진입장벽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소도시에서도 광범위한 상품을 취급하고 이를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면 기존 소도시 지역의 잡화점 영역을 크게 잠식할 수 있을 뿐더러 원거리 구매자들까지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월마트의 점포는 주로 소도시의 외곽에 자리잡았고, 구매자들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고속도로상에 위치하였다. 이러한 입지전략은 1980년대에 이르러서 미국민의 생활 및 주거지 패턴이 도심에서 교외로 이동하게 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또한 경영전략을 「상시저가판매와 고객만족」으로 설정하고 가능한 한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였다. 사실 초기의 월마트는 양질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한 구매망이 없었기 때문에 상품의 질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구색을 제대로 갖추기조차 힘들었다. 따라서 원가를 절감하기 위하여 점포건설비용이나 임대료를 최소한으로 억제해야 했다. 대부분의 점포들이 냉방장치도 없는 허름한 건물에 조악한 상품진열대를 구비하고 있었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월마트는 출발부터 성공적이었다. 「상시저가판매」라는 당초 원칙에 타협의 여지를 두지 않음으로써 할인점으로서의 기반을 확보해 나갈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입지전략과 경영전략은 향후 월마트 기업경영의 변하지 않는 기본원칙이 되었다.


  • 핵심을 고수한 월마트

월마트는 자사의 경쟁우위인 저가판매를 고수하면서도 고객만족을 높이고 수익을 증대시키려면, 보다 양질의 상품과 쾌적하고 현대적인 매장이 필수적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월튼은 항상 양질의 상품, 다양한 상품구색, 쾌적한 쇼핑환경을 갖춘 경쟁사 K마트를 따라잡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제품을 저가로 공급하면서도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고회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배송망이 핵심이었다. K마트나 타겟 등이 거대 유통업자들과의 제휴를 통해 이 같은 효익을 충분히 누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월마트는 이러한 유통체계에 접근할 수 없었다. 주요 유통업자 중 누구도 외진 곳에 떨어져 있는 월마트의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월튼은 효율적이고 믿을만한 공급망을 확보하는 길은 독자적인 배급망을 만드는 것 뿐이라고 결정했다. 1969년 11월 아칸소州 벤턴빌에 월마트 최초의 물류센터가 세워졌다. 이후 월마트의 물류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갔으며 월마트 성공의 원동력이 되었다.  

1970년대 구축한 크로스 도킹(cross-docking) 배송 시스템은 월마트가 원가면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월마트의 유통센터는 공급자들로부터 수령한 상품을 각 매장에 보내기까지 적재해 두는 창고개념을 깨뜨리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크로스 도킹 시스템 하에서는 대규모의 상품이 열차나 트럭으로부터 회사의 운송트럭으로 상품이 직접 옮겨지고 분류가 필요한 상품의 경우에는 유통센터내의 컨베이어 벨트 등을 이용한 자동화 분류 시스템을 통하여 표준화된 상품박스로 포장되어 개별점포로 운송됨으로써 보다 빠르고 저렴한 배송이 가능하게 되었다. 월마트는 자사의 핵심역량은 강화하고, 경쟁사의 장점은 벤치마킹하면서 보다 강력한 성장의 발판을 만들고 있었다.  

K마트의 재기노력 한편,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서서히 K마트의 경쟁우위를 잠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까지 K마트는 외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부진한 매출과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었다. 이러한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하여 1987년 새로운 최고경영자에 오른 죠셉 안토니니(Joseph Antonini)는 몇가지 장기전략을 내놓았다. 커다란 변화의 상징으로 회사의 로고도 붉은색의 K 마크를 크게 바꾸고 이를 빅(Big) K마트로 명명했다.  

그 첫번째 전략은 「재고관리 혁신」이었다. 회사의 부진한 매출실적과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하여 광고를 늘리고 인원감축과 부실점포정리 등 리스트럭처링을 실시하는 것 외에도 낡은 물류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하여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다. POS(point of sale)와 자동화기법을 도입함으로써 재고관리를 개선하고 인건비를 절감함으로써 이미 이를 도입하여 효과를 보고 있는 월마트와 대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안토니니의 자동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K마트의 재고관리의 문제점은 계속되었고 나중에는 결국 안토니니의 사임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실제로 K마트에 필요한 모든 제품이 완비되어 있는 경우는 전체 영업시간의 86%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100시간 중 14시간은 고객들이 찾는 물건이 없어 되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유통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비율이 9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월마트는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번째 전략은 낡고 오래된 매장들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하는 「매장혁신」이었다. 실제로 안토니니가 최고경영자로 취임할 당시 2200개에 달하는 할인매장의 평균연수는 15년이나 되었다. 매장혁신 프로그램을 발표한 1990년 초 당시 3년 미만의 K마트 매장은 겨우 10%에 지나지 않았다. 경쟁사인 월마트의 45%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사회가 보수만 하기로 했던 작은 매장들을 경쟁력과 생산성을 확보한다는 명목아래 대폭 확장하기로 계획을 수정함에 따라 초기 23억 달러로 계획되었던 보수비용은 1.5배 이상 증가해 35억 달러를 초과하게 되었다. 그러나 K마트의 매장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매출은 겨우 8%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28%의 매출증가율을 보인 월마트와 비교가 되지 않는 낮은 수준이었다(<표 2> 참조).  

K마트가 추진한 세번째 전략은 「사업다각화」였다. 안토니니는 다른 전문유통업체의 인수를 통해 할인유통과 전문유통을 결합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88년에는 사무용품 전문매장을 설치하였다. 89년에는 K마트의 주사업인 할인유통과 식품유통업을 결합한 사업에 많은 투자를 단행하였다. 90년에는 스포츠 전문유통업체를 인수하였고 92년에는 추가적으로 서적 전문유통업체를 인수하였다. 한편, 세계시장에도 눈을 돌려 멕시코, 싱가포르 등에 새로운 할인매장을 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다각화는 K마트의 핵심사업인 할인유통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오히려 할인유통업은 새롭게 추진된 사업들의 그늘에 가려지게 되었다.

결국 안토니니의 전략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시키는데 실패하였고, 사업다각화 투자는 막대한 자금을 소요함으로써 할인매장에 대한 필수투자가 지연되고 K마트를 더욱 수렁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왔다.


  • 월마트의 성공 비결

한편 월마트는 1980년대의 성장을 발판으로 마침내 1991년 미국 소매업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그림 2> 참조). 그러나 그 이후의 성장이 더 놀랍다. 단순히 매장 수나 매출액의 증가에서 뿐만이 아니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월마트의 생산성은 거의 3배나 증가했다. 이와 같은 성장의 비결은 끊임없는 물류시스템의 개발과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월마트는 크로스 도킹과 같은 당시의 획기적인 물류시스템에 만족하지 않고 바코드 시스템, EDI(전자데이터 교환)의 채택, POS시스템, 스캐너 자동발주시스템 등 다양한 전자상거래 기법을 도입하였다. 또한 이러한 기법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여 위성통신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위성통신 시스템의 성공적인 구축은 2,500여개에 이르는 월마트의 각 매장과 물류센터, 본사와의 연결은 물론 상품을 수송하는 18,000여대의 트레일러의 움직임을 추적, 몇시 몇분에 점포에 도착할 것인지까지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또한 공급업자와 주문 및 재고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함으로써 신속한 재고보충과 쓸데없는 재고관리비용을 최소화해 경쟁사에 비해 낮은 매출원가를 실현할 수 있었다. 월마트는 이 같은 물류시스템을 기반으로 총매출액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15%대로 낮추었다. K마트의 판매관리비 비중이 22%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월마트는 동일한 상품을 K마트보다 7%포인트이상 싸게 팔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월마트의 사업다각화 전략도 K마트와는 달랐다. K마트가 사무용품, 스포츠용품, 서적 등 새로운 전문유통업으로 사업다각화 전략을 추진한 데 비해 월마트는 기존의 핵심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했다. 즉, 여러 유통부문 중에서도 할인유통업에서 사용하는 재고관리 기법을 동일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들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월마트가 샘스 클럽(Sam’s Club)이라는 이름으로 회원제 창고형 할인유통업에 진출했었을 때는 이미 동업계 선두였던 프라이스 클럽(Price Club)보다 한참 뒤늦은 때였다. 그러나 샘스 클럽은 이 분야에 진출한지 4년 만에 프라이스 클럽을 물리치고 선두주자가 되었다. 월마트는 이러한 전략 하에 의약품 유통업, 유럽식 하이퍼 마켓, 대형 식품유통업 등과 같은 전문유통분야에 진출, 성공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하였다.  

이렇듯 월마트의 모든 전략적 의사결정의 목적은 명확했다. “정확하고 신속한 재고관리를 통해, 보다 양질의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언제나 공급한다”라는 월마트의 변치않는 기업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 무엇이 성공과 실패를 갈랐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K마트와 월마트의 격차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벌어졌다. 양사의 2000년도 경영성과를 보면 이러한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다(<표 3> 참조). 월마트는 K마트의 1.5배 정도의 점포수를 가지고 약 5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의 차이는 더욱 벌어져 월마트가 약 5.2%의 영업이익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해, K마트는 적자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부채비율이 그다지 차이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결국 K마트의 파산은 사업전략의 실패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한 때 업계 1,2위를 다투며 경쟁하던 두 회사의 명암을 가른 주요원인은 무엇인가? K마트의 사례는 흔히 성공을 거둔 기업이 간과하기 쉬운 오류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핵심역량의 확보 없이는 성공은 불가능하다. K마트와 월마트의 대결은 결국 핵심역량에서 판가름났다. 두 회사 모두 초기의 성공을 거두었을 때는 다른 경쟁자가 갖지 못했던 차별화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K마트는 고품질의 브랜드 상품공급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했고 월마트는 상시저가판매를 통해 고객만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월마트가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의 구축이라는 자신의 핵심역량 강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 K마트는 과거의 성공에 도취해 고품질의 브랜드 상품 공급이라는 기존의 핵심역량을 유지하는데도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쟁우위를 창출하는데도 실패했다.  

둘째, 핵심역량이 전제되지 않은 성장전략은 실패를 재촉한다. 이는 과거 한 두 차례 성공을 거둔 기업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오류이다. K마트의 무분별한 점포증설이나 비관련 사업다각화가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월마트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유통업과 같은 기존의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관련 사업다각화를 추진함으로써 성장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

셋째, 확실한 기업목표 설정과 일관성 있는 실천만이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월마트가 모든 전략을 저비용 구조 강화라는 목표에 맞춰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때 K마트는 눈앞의 문제에 급급해 일관성 없는 전략을 수립, 추진함으로써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더욱 더 경쟁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통신위성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면서도 광고비는 극도로 억제하는 등 강력한 원가절감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K마트는 월마트와의 경쟁에 급급한 나머지 디즈니, 마사 스튜어트 등 자사만이 공급할 수 있는 브랜드 강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할인광고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 부었다. 결국 매출액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적자폭만 커지는 결과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