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이 눈물을 흘리게 한 슬픈 장면들이 많았다. 나 개인으로는 부모, 가족을 다시 만나거나 헤어지거나 잃는 장면에 슬퍼진다. 거기서도 가장 슬픈 장면으로 대조영 마지막 회(134회)에서 대조영(최수종)과 이검(정태우)이 겨우 부자로서 정을 나누고 헤어지는 장면을 꼽는다 이검은 거란의 황족 출신으로 거란이 당나라에 멸망하자 거란 백성을 이끌고 대조영을 섬긴다. 그는 이해고(정보석)의 아들이지만 생부는 대조영이다 당나라가 발해와 돌궐의 협공에 못 이겨 발해에 항복을 선언하자 나라 안에서는 경사를 맞아 관료들이 잔치를 벌였다. 이젠 태자 책봉 문제만이 남았고 술자리에서도 그 이야기가 오간다. 대조영 휘하 출신 무장들(대조영 마지막 회에서는 퉁소와 걸사비우만이 남았다)은 이검의 공적으로 그를 내세우지만 원로들은 대조영의 적자 단이를 내세운다. 참모 미모사가 중재해 언쟁은 없었지만 미모사도 원로들과 마찬가지다 이 이야기를 듣고 바깥으로 나갔는데 대조영의 아들 단이가 요동성의 임무를 못해내 풀이 죽자 아비가 아들을 달래고 이검은 멀리서 바라본다 "네 말대로라면 이 아비 또한 무수히 많은 실패를 했다. 나라를 적들에게 빼앗겼고
동명천제단을 이끌면서 소중한 동지들을 다 죽게 했어 표정이 마치 서러운 것 같다. 자기는 신하일 뿐 아들로는 인정받을 수 없는 것 같아서.... 거소로 돌아가니 걸사비우가 기다렸다. 걸사비우는 이검에게 하늘과 땅이 알고 세상 만물이 다 아니 이만 스스로 본모습을 세상에 밝히라고 한다. 이검이 그럼 어찌 되냐고 묻자 당연히 공적이 가장 크니 발해의 태자가 될 것이라고 답한다. 걸사비우는 이검이 태어나면서부터 그의 비밀을 알았으니 끝까지 그를 밀었다. 그러나, "그것 때문이라도 저는 폐하 앞에 나설 수 없습니다. 발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로 세워졌는지 또한 폐하께서 어떤 시련을 이겨냈는지 소장은 잘 압니다 걸사비우가 혈통 따위가 왜 대수냐고 묻자 이검은 중요치 않다고 답한다. 하지만, 화면이 바뀌고 대조영은 뭔가 깊이 고민한다. 또 다른 아들 이검을 걱정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런지 이검의 거소를 찾는다 그사이 이검은 서신을 쓰는데 끝에는 父자가.... 대조영은 이검에게 곧 요동으로 순시를 나가려니 같이 가자 하려고 했는데 서신을 보고 떠나려고 하는 걸 눈치챈다 이검은 대조영에게 아무리 생각해도 왕궁에 있을 수 없다고 하고 대조영은 절대 이검을 잃을 수 없다고 완강하게 붙잡는다. 그러나 이검은 이미 마음을 굳혔고 대조영과 인연을 가슴 속 깊이 묻어둔다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발걸음을 뗀다. 대조영이 자기를 아들로 알아주지 않아 서운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러자.... "가지 마라! 제발... 제발 가지 마라...!" "아들아... 아들아... 검이야... 아들아...!" "아들아..." "아들아! 아들아... 가지 마라... 제발... 가지 마라, 가지 마! 절대 널 잃을 수가 없어...! 가지 마라, 가지 마...! 검이야!!!" 결국 이검은 떠났고 서신에는 이렇게 적혔다 대조영과 이해고의 악연에도 불구하고 이해고는 이검을 어느 친아비보다도 더 정성껏 키웠다. 나중에 대조영이 거란 안의 고구려 유민을 되찾기 위해 다시 나타나자 이검은 그의 인품이 마음에 들어 대조영을 잘 따른다. 그래서 대조영과 이해고 사이에서 대조영의 편을 들자 뺨을 치고 칼까지 뽑았고, 한 번은 이검으로부터 대조영을 보기도 했지만 이해고와 이검의 관계는 어느 부자 못지않았다 이검에게 대조영은 생부기만 하지 평생 이해고의 밑에서 자랐으니 그에게 아비는 이해고뿐이었다. 대조영도 이검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곁에 두지만 대조영에게도 이검은 자기 밑의 거란 장수일뿐인 것 같았다 그러나 가슴 한편에서는 생부를 그리워했고 두 아비 사이에서 갈등해 이검은 마치 고래 싸움에서 새우 등만 터졌다. 대조영과 이해고는 물과 기름이고 아비를 사랑하면서도 주군과 신의도 지켜야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대조영도 아비기 때문에 극에서 가족과 상봉하면 눈물겹지만 대개는 오랫동안 함께하기에 나중에 가족의 누군가가 잘못되더라도 슬픔은 비교적 덜하다. 하지만 이 장면은 부자가 세상의 시선으로 인해 서로 마음에 담아두었던 걸 극 마지막에서야 겨우 이뤘는데, 그마저도
헤어져야 했으니 더더욱 슬플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