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 jug-eoganeun modeun geosdeul-eul salanghaeyaji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서시(序詩)
저자: 윤동주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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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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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 jug-eoganeun modeun geosdeul-eul salanghaeya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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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해야지 - jug-eoganeun modeun geosdeul-eul salanghaeya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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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윤동주 ‘서시’ 해설(두산 동아 문학 교과서)

윤동주의‘서시’해설(두산 동아 문학 교과서)

◈ 전문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맥락으로 작품 읽기(먼저 생각해 보고 아래 해설을 읽기 바랍니다^^)

1) 시적 화자는?

2) 시적 대상은?

3) 시적 상황은?

4) 시적 화자의 정서와 태도는?

◈ 맥락으로 작품 읽기(해설)

1) 시적 화자는?

▶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소망하는 나(작품 표면에 드러나 있음)

2) 시적 대상은?

▶ 화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다짐을 하고 있는 작품으로 굳이 말하자면 이를 표현한 ‘별’과 ‘길’이라 할 수 있음

3) 시적 상황은?

▶ 힘든 현실(=밤, 바람) 속에서도 자신의 지향하는 삶에 대한 다짐을 하고 있음.

4) 시적 화자의 정서와 태도는?

▶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서는 괴롭다고 하여 반성적 태도를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는 의지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

◈ 해설

들어가며 : 이 작품은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가장 첫머리에 실려 있는 작품으로 서문(序文)의 성격을 띠고 있는 작품입니다. 다시 말해 윤동주 시인의 현실 인식과 삶에 대한 태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지요.

이 작품의 화자는 곧 작가 자신으로 이 작품에 담겨 있는 윤동주 시인의 삶에 대한 다짐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설명합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③【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 없기를 :

화자의 삶의 소망 또는 자세가 드러나 있습니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이지요. 부끄러움이 없는 삶이란 작가 윤동주가 생각하는 사람답게 사는 삶으로 양심을 지키는 삶 정도로 볼 수 있고, ②와 관련지어 의미를 생각할 때 2행의 부끄럼 없기를 뒤에 ‘소망했지만’ 정도가 생략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쓰인 ‘하늘’은 절대적 선의 의미를 지닌 시어로 자신의 삶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파란 하늘은 깨끗한 우물을 많이 닮았습니다. 그래서 파란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꼭 깨끗한 물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 것과도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것입니다.)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도 이와 유사한 시어들이 등장하지요.

◎ 관련 작품

1) 윤동주의 ‘길’中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도 푸릅니다.

2) 윤동주의 ‘참회록’中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3) 윤동주의 ‘자화상’中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4) 정서의 ‘정과정’

내 님믈 그리와 우니다니

山(산) 졉동새 난 이슷요이다.

아니시며 거츠르신  아으

殘月曉星(잔월 효성)이 아시리이다.

- 하늘의 의미(절대적 선)와 유사함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

①과 관련지어 볼 때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소망했지만 그렇지 살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잎새에 이는 바람’은 맥락상 화자를 괴롭게 하는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어렵게 하는 시련 또는 바람이 대상을 흔드는 속성을 지녔음을 참고할 때 화자의 소망과 의지를 흔드는 여러 유혹 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잎새에 이는 바람’이라 표현한 것은 바람의 세기가 크고 강한 것이 아니라 잎새를 흔들 정도로 작고 여린 바람을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아주 작은 잘못조차 허락지 않았던 작가의 도덕적 결벽증을 부각시키는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①과 ②에서는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소망했지만 그렇게 살지 못했다는 과거 삶에 대한 반성적 태도가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③【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

‘별’은 화자가 노래하고자 하는 대상으로 이상, 소망 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고, ①과 관련지을 때  ‘별을 노래하는 마음’이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에 대한 소망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화자는 자신이 과거의 삶이 비록 자신의 소망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소망을 계속 품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화자는 자신에게만 국한된 다짐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며 다른 대상들에 대한 애정 또한 드러내고 있습니다. ‘모든 죽어 가는 것’이란 연약하고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대상들시대 상황과 관련지을 때 일제 치하에서 신음하는 우리 민족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화자의 이 같은 다짐 속에는 기독교인이었던 작가의 삶과 관련지을 때 세상의 나약한 모든 것들에 대한 기독교적 사랑의 실천을 다짐하는 것이라 볼 수 있고, 시대 상황과 관련지을 때 민족을 위한 삶의  다짐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사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길이라는 소명(召命) 의식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다짐과 앞으로의 삶의 모습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화자의 현실 인식이 드러나 있습니다. ‘밤’이란 이어지는 내용, 곧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상황과 관련지을 때 화자가 처한 어렵고 힘든 현실을 의미하고, 시대 상황과 관련지을 때, 일제 치하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시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부정적 현실 인식이 드러나 있지요.

그럼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③에서 ‘별’은 화자의 소망, 이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화자는 자신의 소망인 그 별을 노래하며 가슴에 품고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별이 바람에 스치고 있습니다. ‘바람’은 ②에서 화자를 괴롭게 하는 시련 또는 유혹의 의미를 지닌다고 했는데, 그 의미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화자의 삶의 목표를 바람이 이리저리 흔들고 있는 것이지요.

당대 현실(일제 치하)을 고려할 때 작가의 다짐이 아무리 확고하더라도 실제 자신이 소망하는 삶을 실천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것입니다. 내적, 외적으로 여러 어려움 등이 화자(작가)가 하여금 부끄러움이 없는 삶, 곧 양심을 지키는 사람답게 사는 삶을 가로 막았겠지요.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에는 화자의 그러한 현재의 처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제 치하의 힘겨운 현실 속에서 자신의 소망(=별)을 지키고자 하나 자꾸만 여러 제약들이 자신을 흔들고 있음(=바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재에 대한 고백 속에는 그럼에도 그 바람을 이겨내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가겠다는 화자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 관련 작품

1) 이육사의 ‘교목’ 中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 표현상의 특징

1) 시제를 드러내는 어미를 활용하여 화자의 과거, 미래, 현재의 처지 및 인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음

과거(괴로워했다 : -았-/-었-)

미래(걸어가야겠다 : -겠- : 참고로 ‘겠’은 의지도 드러냄)

현재(스치운다 : -ㄴ-)

2) 대비적 시어를 사용해 주제 의식을 강조함.

별(밝음, 긍정) ↔ 밤(어둠, 부정)

별(고정적, 긍정) ↔ 바람(유동적, 부정)

◈ 관련 작품(사고 넓히기)

1) 이육사의 ‘교목’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2) 김영랑의 ‘독을 차고’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害)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 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毒) 안 차고 살아도 머지 않아 너 나 마주 가 버리면

억만 세대(億萬世代)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虛無)한듸!” 독은 차서 무엇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듸!”,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차고 선선히 가리라.

막음 날 내 외로운 혼(魂) 건지기 위하여.

3) 정희성의 ‘길’

아버지는 내가 법관이 되기를 원하셨고

가난으로 평생을 찌드신 어머니는

아들이 돈을 잘 벌기를 바라셨다

그러나 어쩌다 시에 눈이 뜨고

애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 되어

나는 부모의 뜻과는 먼 길을 걸어왔다

나이 사십에도 궁티를 못 벗은 나를

살 붙이고 살아온 당신마저 비웃지만

서러운 것은 가난만이 아니다

우리들의 시대는 없는 사람이 없는 대로

맘 편하게 살도록 가만두지 않는다

세상 사는 일에 길들지 않은

나에게는 그것이 그렇게도 노엽다

내 사람아, 울지 말고 고개 들어 하늘을 보아라

평생에 죄나 짓지 않고 살면 좋으련만

그렇게 살기가 죽기보다 어렵구나

어쩌랴, 바람이 딴 데서 불어와도

마음 단단히 먹고

한치도 얼굴을 돌리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