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신선센터 패딩 - kupang sinseonsenteo paeding

[ 이 글은 22.3.1.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다가 티스토리로 이사온 게시물 입니다. ]

안녕하세요.

일용직 근로자 남놈입니다.

어제 예고한 대로 오늘 쿠팡 물류센터 중 인천4센터 일용직 알바 후기를 남겨볼게요.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갔는데, 역시 혼자 가면 아무도 챙겨주지 않아서 애먹은 부분도 있었어요.

전체적으로 하얗게 태운 날이었습니다.

쿠팡 신선센터 패딩 - kupang sinseonsenteo paeding

오전, 점심, 오후 세 파트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진짜로 쓸데없는데 김 주의)

진짜 허브의 업무강도가 궁금하신 분들은 맨 아래 '하차 빼고 다 해본 오후업무'를 읽어주세요! (짧음 주의)

(만난 사람들, 직원들 친절도, 급여, 진솔한 찐후기는 3편에서!)

오전 일정
출근 셔틀버스, 출근 쿠펀치, 와우홀 교육(2층)

1. 출근 셔틀버스

6:55분 탑승이어서 정류장에 한 5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사람들은 탑승하고 있었다.

나도 허둥지둥 탑승했는데, 내가 마지막 탑승자였는지 문이 닫혔고 이미 출발을 해버렸다.

(뒤로는 버스 두 대가 더 대기하고 있었다. 첫차의 마지막 탑승자였는듯)

앞 사람들이 하는거 보고 따라하려고 했는데, 다들 너무나 능숙하게 무언가 누르고 들어가버리고 말았다.

나는 덩그러니 입구에 서서 기사님께 여쭤보며 했는데,

쿠펀치는 자주 로그아웃이 되고 앱 구동이 원활하지 못한 편이라 다시 로그인 하는 통에 땀이 삐질삐질 났다.

아래에는 내가 생각나는대로 적어본 절차이다. 한 번 눈에만 익혀놔도 대충 앞 사람들 하는거 보고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버스 탑승 시 절차>

- 쿠팡 셔틀 어플을 켠다. 탑승권을 누른다. 스캔한다.

(물론 전날 미리 탑승권을 발급받아뒀어야 한다... 안그러면.. 너무 난감할 것 같음)

- 쿠펀치 어플을 켠다. 로그인을 한다.

(당연히 전날 미리 가입해놓는게 편함.. 안그러면 ...또 너무 난감할 것 같음)

- 비대면 체크인을 누른다.

- 아니오 아니오를 체크한다. (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게됨)

- QR코드를 기계에 스캔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 오른쪽 하단에 빛나는 점에 대고 스캔을 해야한다. 늘체크하던 큐알체크인처럼 카메라 화면에 비추었더니 안되어서 또 애를 먹었다 ㅠㅠ

- 화상으로 온도체크를 한다.

- 착석을 한다. 자리 번호를 확인한다.

- 핸드폰을 다시 켜보면 쿠펀치 어플이 어느 좌석에 착석했는지 입력하도록 나온다.

- 버스 타고 가는 동안 수기로도 앉은 좌석에 이름및 핸드폰번호 맨 뒤 4자리 작성하도록 종이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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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에서 출발, 손기학 성형외과 앞

보통 두 좌석에 한 사람이 앉아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두명이 앉은 곳도 있다.

나는 학창시절에는 못앉아본 핵인싸 자리인 맨 뒷자리에 앉았다. (빈자리가 거기밖에 없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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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강제로 맨 뒷자리에 앉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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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는 19번.

이렇게 좌석마다 번호가 배치되어 있는데, 이 번호를 보고 입력하면 된다.

<하차 순서 - 인천4센터는 맨 처음!!>

처음이고 혼자라 긴장되는 마음이 있었는데, 차 탄지 30분정도 지나니 졸음이 몰려왔다.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눈을 감고 무아지경에 빠지려는 찰나, 쎄한 느낌이 드리웠고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내리고 있었닼ㅋㅋㅋㅋㅋㅋㅋ

인천4센터는 맨 첫 하차지에 내려야 한다.

허둥지둥 가방과 패딩을 들고 따라내렸다.

일단 일용직은 왼쪽, 계약직은 오른쪽 줄로 빠진다. (계약직 분들은 들고다니는 짐에서 느껴지는 짬바가 달랐다.)

나처럼 3번 빠꾸맞고 뒤로 가지 않으려면 미리 쿠펀치 어플에 필요 정보를 다 등록해놓아야 한다.

난 항상 무슨 준비를 해도 덜떨어지게 하는 편이라, 블로그를 여러개 보고 쿠팡이 보내주는 문자에 있는 링크를 다 봤는데도 헛점이 있었다.

어제 내멋대로 셀프스케줄링 때 <주간3허브>로 안하고 <주간3>으로 했더니 제대로된 출근 확정이 안났고, 미리 정보를 입력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ㅠㅠ 제대로 신청하게 되면 아래와 같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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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일단 아무것도 못해도 괜찮다. 어차피 가면 다 나와있다.

<출근 절차>

- 모든 준비를 끝냈다면 바로 줄을 서서 키를 받아 왼쪽 문으로 들어간다. 키를 받으면 층수와 내 사물함 번호가 있는데, 거기에 짐을 맡기고 2층 와우홀에 가서 대기한다.

-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어떻게 해? 싶은 사람들은 바로 맨~~왼쪽으로 간다.

- 데이터(셀룰러)를 끄고 와이파이부터 연결한다. 비밀번호 나와있음. 해당 와이파이 내에서 '어서오세요'버튼을 눌러야 출근처리 됨.

- 서서 안내해주는 사람도 있으니 물어봐도 되고, 종이에 자세히 어떤 것부터 입력하면 되는지 다 나와있다.

- 전자서명을 하고 전자근로계약서를 발급받았는지도 확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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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B라서 최저시급(9,160원)은 아닌가보다.. 근데 업무 보니 더 차이나야 할 것 같던데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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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하고 바로 왼쪽으로 들어오면 서야 하는 줄.

나는 첫째로 와이파이 연결 안해서 뒤로 갔고,

둘째로 출근정보가 제대로 입력이 안되어 있어서 맨 왼쪽으로 가서 다시 출근정보 입력했고,

셋째로 이정도면 됐겠지 싶어 갔더니 급여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 뒤로 갔다.

하..

그냥 모든 입력절차를 스스로 하고 출근했습니다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보여주면 바로 키를 받을 수 있다.

사실 친절하게 안내해주겠지~ 하고 무대뽀로 간 마음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고 빨리빨리 돌아가는 분위기라

잠시도 지체하기가 어려워서 바로 뒤로 갔다.

4번째로 줄 설 때 즈음엔 사람들이 거의 다 들어갔다.. ㅎㅎ;;

신규 일용직이라 그런지 수기로 질병유무서도 작성했다.

임신 여부를 물었던 것 같고, 보호자 이름 및 전화번호를 적도록 했다.

사람들이 무심코 자기 이름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던데, 꼭 보호자 번호(타인 번호)를 적도록 하자.

그러면 천신만고 끝에 내 카드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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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받은 카드키를 찍고 들어간다.

휴게실은 3층이었는데, 많은 후기를 통해 계단으로 올라갈 생각은 버렸다.

(체감상 층과 층 사이의 계단은 일반 건물의 2~3층정도의 높이였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도 직원의 엄격한 관리 하에 줄을 서고, 엘베에 탑승해서도 벽을 보고 서야한다;;

코로나 감염 예방 방침인 건 알겠지만, 솔직히 감옥에서 노역하는 수감자 느낌이었음

휴게실 캐비넷에 내 모든 짐을 맡기고(핸드폰도 넣어야 함 ㅠㅠ) 2층 와우홀로 가서 대기를 한다.

(저는 추운걸 싫어해서 롱패딩 입고 갔는데, 업무할 때 벗고 해야 하는지 몰라서 고민하는데 물어볼 데가 없더라구요.

물류창고는 반정도는 열려있어서 춥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입고 가서 일 할 때 구석에 벗어놓으시면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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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딩을 접어 넣으면 꽉차는 사물함 폭

여기서 8시가 넘으면 직원이 무어라 무어라 외치는걸 잘 들으면 되는데(이 직원에 대해서는 내일 3탄에서 더 왈가왈부 할 것임),

나는 이 때까지만 해도 내가 hub로 가긴 가지만 hub 일은 안 할거라고 믿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사실 빼빼마른 불쌍한 여성의 체형을 가지고 있고, 반전 없는 근육량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내심 '어휴 사원님은 힘 못쓰겠네요~ 일 못하겠어요~ 출고로 가세요~' 이런 시나리오를 기대했던 것이다.

근데 교육담당 직원이 출고 팀 줄을 세우더니 (마이크를 켠 모두가 듣는 목소리로) 특정 4명에게 "허브 사람 수가 부족해서 가위바위보 하셔야 해요~" 라고 통보하더라.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내일 더 쓸 것이지만) 본인이 지원한 업무를 수행할거라 믿고 출근한 사람들에게,

10초도 안 되는 시간 내에 업무내용 변경을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게 하는 상황은 심히 보기 불편했다.

(게다가 강단? 무대? 정도의 위치에서 가위바위보 시켜서 모두가 주목했음ㅋㅋ;;)

아무튼 hub 사람이 부족하다는 걸 듣고 단념했다... 난 오늘 hub다...

내면의 각오를 다지며 운동화 끈을 꽉 조여맸는데, 사실 소용 없는 짓이었다. hub에서 일하려면 작업화 신어야 함 ㅎㅎ

아무튼 허브 사람들을 따로 추려서 (약 8명, 여3남5) 바로 1층 현장으로 내려갔고,

사람들을 거리두기 발판 위에 세우더니 동영상을 틀어줬다.

어제 읽은 허브 후기에서 다른 공정들과 다르게 허브 교육은 서서 30분 교육 들어야 한다고 보았기에,

나는 하루종일 서있을 것도 무서웠기에 그냥 냉큼 앉아서 동영상을 봤다.

hub 장소가 매우 시끄러워서, 동영상도 어차피 잘 들리지 않았고, 직원이 하는 말만 잘 들으면 된다.

직원이 신규자들에게 큰 기대 없다면서, 오늘 상하차 하실 일은 없으실 것 같고,

물건 적재하는 것도 시키지 않을 것 같다며 우리를 안심시켰다.

그래서 정말 간단한 안전교육 외에는 별다른 교육 없이 첫 업무를 시켰다.

3. 오전 업무 - 택배 분류

먼저 자기 발에 맞는 작업화로 갈아신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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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화는 아무도 따로 정리하지 않는 것 같고, 그냥 누가 신다가 넣어놓은 신발 중에 자기 발 사이즈 잘 찾아서 신어야 한다.

나는 거의 끄트머리에서 내 사이즈를 찾을 수 있었는데, 만약 없다 해도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었다. 걍 알아서 생존하는거다.

오늘 쿠팡에서 궁지에 몰리는 느낌이 크고작게 여러번 있었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였다.

남자 사원들부터 (엄청나게 넓은) 물류센터 어딘가로 차출이 되었고,

남은 여자 3명은 택배 분류작업부터 시작했다.

쿠팡에서 배송하는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 택배를 마대자루에 담아 상차(차에 싣는 것)할 수 있도록 묶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육체노동을 하려니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파왔지만, 육감적으로 지금 꿀업무를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도중에 다른데로 차출됐던 아저씨 한 분도 컴백하여 같이 업무를 했다.

제발 오후에도 이 업무만 하게 해주세요... 라는 바람과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먼저 3층 휴게실에 들러서 핸드폰을 챙겨서 계단으로 4층에 갔더니, 한도 끝도 없는 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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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를 한바퀴 돌아서 줄을 서니 이렇게 식당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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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니 자리가 많고 띄어앉기를 하지 않기 때문에 회전이 빨랐던 것 같다.

들어갈 때도 큐알코드를 찍었나? 무언가 핸드폰으로 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 같은데 벌써 기억이 잘 안난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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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배고파져서 두 그릇은 먹으리라 다짐하고 푼 내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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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었냐고 물으신다면, 그냥 중학교 때 목요일 급식 같았다. 무슨 느낌인지 아시는 분? ㅋㅋㅋㅋ

나는 배고파서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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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마다 번호가 있는데, 나갈 때 써야하기 때문에 외워야 한다.

나는 못 외울거라 생각하고 사진을 찍어뒀는데, 정말 나갈 때 쓰려고 보니 생각이 안났다.

밥을 다 먹고는 나름 고대하던 300원 자판기를 이용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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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캔이나 뽑았다. 점심 후, 퇴근 후, 저녁밥 후 다 먹어버림.

오로나민씨 먹으려고 어제부터 생각했는데, 자판기 3개 모두 오로나민씨만 품절ㅋㅋㅋ 사람 다 비슷한가 싶었다.

자판기에서 콜라를 뽑아 쉬려는데, 자리가 없었다.

이것도 쿠팡의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의자란의자는 다 차있었고, 그래서 복도에 이런 스티커를 붙여놓았나 싶었다.

결국 여기에서 서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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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 빼고 다 해본 오후업무

분류부터 적재, 랩핑까지

솔직히 오전에 오바해서 열일해서 분류작업을 더 할게 남아있지 않았다.

우리들끼리 (벌써 이야기나눠서 친해졌음) 오후 업무는 뭐가 될지 두려움에 떨며 한 5분정도 대기하고 있으니,

저 멀리서 우리들 중 누구를 부르는 것 같아 뒤돌아보니까 아무도 없었다. 나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리자는 멀리서 봐도 두려웠던 물품검수 및 분류, 적재, 랩핑까지 하는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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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교육 때 우리한테 안시킬거라고, 설명도 안 해줬던 그 업무에 바로 투입된 것이었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약간 과장 보태서 말도 안되는 속도와 양으로 택배가 쏟아져내렸다.

그걸 혼자서 검수하고 적재하고 랩핑까지 하고 파레트도 (교육 땐 둘이 가져오라고 해놓고) 혼자 갖다놓으라고?

근데 사람들이 혼자 다 하고 있더라. 하......

내가 어버버 하고 있으니 옆에 한 영감님이 도와주는건지 잔소리하는건지 헷갈리는 포지션으로 와다다다 지시를 했다.

(1분내에 반말로 바뀜)

정신없이 첫번째 파레트를 다 쌓으니 영감님이 랩핑 빨리 하라고 해서;;

진짜 끙끙대며 몇바퀴 돌리고 있으니 갑자기 다람쥐처럼 가볍고 날쌘 사원분이 날라오시더니 랩을 낚아채고 순식간에 휘감아주고 아무말 없이 떠나셨다.

고맙다는 말을 할 새도 없이... ☆

늦었지만 고맙습니다..

무튼 그렇게 두번째 파레트도 적재하면서 그냥 몸을 쓰고 있으니 아까 관리자분이 다시 오셨다.

일 못하는거 바로 보였나보다.

솔직히 속으로 ㅅㅂㅅㅂ 엉엉 하면서 일하고 있었는데, 30분도 안되어서 바로 와주셔서 진짜 살았다 싶었다.

이번에는 안전모를 쓰고 수 많은 컨베이어 벨트 사이로 들어갔다.

상차 할 택배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내려오면, 스캐너로 바코드를 찍고 상차하기 좋도록 방향을 돌려주는 일이었다.

다른 쿠팡 물건이 아니라 아까처럼 한진택배, 대한통운택배만 내려와서 따로 분류할 것도 없었다.

다시 (허브 중에선) 쉬운 일에 배치해주신 것이다.

처음 한시간 정도는 양이 적어서 '진짜 hub 처음 오면 쉬운걸 시킨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하며 있었는데,

중간에는 나 혼자 스캔도 하고 상차까지 하라고 시키셨다.

박스 크기가 제각각이고 아무 기준 없이 랜덤하게 오는 순서대로 쌓아야 해서 분명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런 전수 없이 그냥 막 쌓게 되었다.

엄청나게 무거운 물건들은 아니었지만, 상차를 하려면 코어근육과 팔근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ㅠㅠ

한 3시부터는 물량이 미친듯이 쏟아져서, 사람이 다시 투입됐고, 상차하는 속도가 물류 양을 따라잡지 못했다.

컨베이어벨트가 꽤 높아서 바코드를 찍거나 상자를 옮기려면 양 팔을 어깨높이만큼 들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오후 5시간 내내 팔을 들고 있게 되었다.

(블로그를 쓰는 지금도 어깨가 끊어질 것 같음 ㅎㅎ)

허리 아플 것이냐 어깨 아플 것이냐 택일을 하게 되어있는 시스템이군.. 생각했다.

컨베이어벨트에는 거의 다 여자분들이 계셨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물건을 배송지별로 분류하고, 남자분들이 그걸 차곡차곡 상차하고 계신 시스템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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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아름다운 노을

- 6시 몇 분 전에 퇴근 안내를 받으면 신나게 신발을 갈아신는다(나는 까먹을뻔함, 진짜 까먹고 작업화 신고 집가는 사람 있다고 함).

- 휴게실에 가서 짐을 챙긴다. 음료수도 괜히 몇 개 더 뽑아간다.

- 1층으로 나가서 키를 반납한다.

- 쿠펀치로 안녕히 계세요 버튼을 누른다!

- 10분 정도 사람들을 따라 걸어가면 버스가 나온다(나와서 우회전)

- 본인이 가는 노선을 물어물어 찾아 버스에 탑승한다.

- 쿠펀치 어플을 켜고 비대면 체크인을 또 해야한다.

- 조심히 귀가한다.

허브 업무에 대한 짧은 후기 - 하루정도는 경험 할만함

1. 주관적 단점

허브 업무의 공통점은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거다.

당연히 허리나 무릎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고, 다리와 발이 엄청나게 붓는 것을 느꼈다.

또 허리를 굽혀 물건을 드는 일이 굉장히 잦은데,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게 물건을 드는 법을 체득하지 않은 이상,

교육 시간에 들은 말만으로 바로 행동에 적용하긴 어렵다고 느꼈다.

또 시간이 진짜 엄청나게 안 간다.

가장 결정적인 건 아무 생각 없이 빨리 시간만 지나가기를 바라는 스스로가 바보같이 느껴지는 게 싫었다 ㅠ

2. 주관적 장점

다른 공정보다 임금이 약간 높은 걸로 알고 있다.

단순 분류작업이 많기 때문에 다른 잡생각을 날릴 수 있다.

젖산이 급격하게 축적되어 잠이 잘 온다.

업무를 같이 하기 때문에 처음보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기가 쉽다.

의도치 않았는데, 오늘 관리자 빼고 7명의 사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물론 좋은 분들이 대다수지만, 이상한 사람들도 포함한 숫자이긴 함)

쿠팡 물류센터 알바도 처음이었고 허브 업무도 처음이었다.

쿠팡에 대해 하고싶은 말들, 개인적 삶의 가치관에 비춘 평가 등등은 내일 가볍게 써보려고 한다.

만났던 좋은 사람들은 어땠고 이상하면 얼마나 이상한지도 말씀드리겠음. 싸울뻔함ㅋㅋㅋㅋㅋㅋㅋ


쿠팡 알바 후기 찾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욕심만큼 잘 안 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쓸데없이 너무 길어짐 ㅠㅠ

그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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