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빌 켄터키 주 - lu-ibil kenteoki ju

켄터키라는 도시를 들으면 가장 먼저 ‘프라이드치킨’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도시에서는 느끼기 힘든 예술과 농경의 어우러짐이 존재한다. 미국 중부와 남부 사이에 위치한 한적한 소도시인 켄터키는 블루그래스 스테이트(양잔디의 주)라고 불릴 만큼 농업, 목축업이 발달한 곳이다. 온화한 기후와 조용하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이곳은 의외로 문화예술 구역이 잘 발달하여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켄터키의 대도시 루이빌에서는 활발하고 특색 있는 지역 문화예술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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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 마켓 디스트릭트(The East Market District), 뉴 루이빌(New Louisville) - NuLu

‘이스트 마켓 디스트릭트’에 가면 켄터키의 지역 문화예술 현장을 제대로 경험해 볼 수 있다. NuLu(New Louisville)로 더 유명한 이곳에는 지역색이 묻어나는 음식점, 상점들, 아트 갤러리들이 입점해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이 구역에는 광고, 미디어 에이전시, 디자인 스튜디오, 음반 회사, 영화제작사 등 다양한 예술 관련 분야의 회사들이 밀집해있다. 서로의 창작 에너지를 함께 공유하며 좋은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아직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멋진 움직임을 보이는 NuLu의 장소들을 몇 가지 소개해볼까 한다.

1. 플리즈 앤 땡큐(Please & Thank you)

루이빌 켄터키 주 - lu-ibil kenteoki ju

플리즈 앤 땡큐는 켄터키에서만 볼 수 있는 카페 브랜드로 NuLu의 대표적 지역 카페다. 이곳에서는 좋은 품질의 커피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징을 살린 다양한 상품도 판매하는데, 예를 들어 켄터키 출신의 ‘무하마드 알리’나 ‘KFC’등의 이미지를 차용한 티셔츠 등이 그것이다. 또한 루이빌에서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종종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곳에서 제니퍼 로렌스, 조니 뎁, 조지 클루니, 구스 반 산트(영화 “굿윌 헌팅”의 감독)와 같은 켄터키 출신의 아티스트나 음악가, 영화감독들을 우연히 만나는 행운을 경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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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한 쪽에 마련된 주크박스

감각적인 이 카페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주크박스’이다. 주크박스는 동전을 넣으면 추억의 노래를 재생할 수 있는 기계를 말한다. 이제는 사라져 가는 문화지만, 레트로 감성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는 주크박스를 이 카페에서는 잘 활용했다. 매장에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곳에 배치하여 손님들의 시선을 가로챌 뿐만 아니라 손님들이 직접 동전을 넣고 듣고 싶은 음악을 재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농경과 목축업이 주를 이루는 미국의 시골 마을 켄터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장르는 컨트리이다. 카페에서는 주크박스를 통해 컨트리뿐만 아니라 재즈, 록 등 다양한 미국의 지난 음악이 흘러나온다. 진짜 미국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이 카페를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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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 '플리즈 앤 땡큐' 카페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경치

2. 래벌리 갤러리(Revelry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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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Revelry Gallery Facebook]

래벌리는 켄터키 기반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소품 샵이자 갤러리이다. 켄터키 예술 커뮤니티의 번성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에서는 핸드메이드 장신구, 집안 장식, 페인팅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데, 켄터키 지역의 색깔이 묻어나는 상품이 많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들러 기념품을 사기 아주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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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느낌의 내부 인테리어

또한 래벌리 갤러리는 매월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기도 한다. 전시는 모두 켄터키 지역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이중 ‘큐토피아’라는 전시는 지역 내 여성 아티스트들을 위한 이벤트로 매해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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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벌리에서 매년 열리는 큐토피아 예술전시 행사. 루이빌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참가한다

또한 래벌리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도 모두 이 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것들로, 켄터키 아티스트들에 의해 만들어져, 모든 물건은 각 아티스트의 개성을 담고 있다. 특히 '아담 커리(Adam Curry)'라는 아티스트가 지역 내 유명인사들을 활용하여 직접 디자인한 독특한 스티커도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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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유명한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도 이곳 켄터키 출신이며, KFC는 당연히 이곳 켄터키에서 시작된 프랜차이즈이다

3. 로얄스 핫 치킨(Royals Hot Chic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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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FC로 유명한 켄터키에는 당연히 프라이드치킨 레스토랑이 많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킨을 튀겨내는 식당도 많지만, NuLu 에는 최근들어 켄터키 힙스터들이 운영하는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프라이드치킨 식당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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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쓴 로얄스 핫 치킨

로얄스 핫 치킨은 켄터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프라이드치킨 식당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에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 요리법 등을 추가하였다. 켄터키에서 닭튀김을 먹어보는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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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치킨을 예쁜 플레이팅과 함께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로얄스 핫 치킨 홈페이지 : https://royalshotchick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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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을 위한 켄터키 주의 노력

그런데 켄터키 루이빌은 어떻게 전통적인 멋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젊은 감각이 살아있는 예술 현장을 만들 수 있었을까? 도시의 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한 노력을 일곱 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1. 스페인어 연극 상영

켄터키 루이빌에서는 제3의 극장이란 뜻의 '떼아트로 떼르세라 랴마다 극장(Teatro Tercera Llamada Theater Company)'이 추진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큰 공연장에서 스페인어 연극을 상영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영어라는 하나의 언어만 강제하는 것이 않고, 스페인어를 쓰는 소수의 사람(히스패닉)도 즐길 수 있는 문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듯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방식은 켄터키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열린 사고와 창조적인 마인드를 심어 주는 계기가 되었다.

2. 어린이 역할 놀이(Kids of color play all roles)

루이빌시의 청소년 레퍼토리 극단인 '더 유스 레퍼토리 극단(The Youth Repertory Theater Troupe)'에서는 다양한 인종의 어린이들이 직접 공연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3. 스팀 익스체인지(Steam Exchange)

루이빌시는 '스팀 익스체인지(Steam Exchange)'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그림, 스크린 프린팅, 조각 등을 가르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아이들은 주변 환경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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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익스체인지(Steam Exchange)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을 배우고 있는 아이의 모습

4. 주 정부의 현관문 예술정책

지난 몇 년간 켄터키는 지역 내 예술가를 고용해 110개가 넘는 현관문에 예술을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좀 더 아름답고 예술로 풍성한 도시를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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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세계 수준의 공연장 보유

미국 공연전문잡지 '폴스타 매거진(Pollstar Magazine)'에서는 켄터키 루이빌의 공연장 3곳을 세계에서 200위 안에 손꼽히는 공연장으로 선정하였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이 도시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을만한 대형 공연장을 3곳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선정된 곳은 다음과 같다.

(1) 켄터키 센터 휘트니 홀(The Kentucky Center Whitney Hall, 32위) 

◆ 주지사의 예술학교(Governor's School for the Arts) 진행

이 공연장에서는 주지사가 주관하는 예술학교가 진행된다. 200여 명이 넘는 켄터키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3주 동안 교류를 갖는다. 프로그램은 매년 여름에 행해진다. 

(2) 브라운 극장(The Brown Theatre, 162위)

◆ 예술 치유(Arts in Healing) 프로그램 운영

루이빌시의 건강 증진 기관들과 지역 아티스트들이 협력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이 공연장에서 실시된다. 그들은 함께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과 가족들을 위해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 루이빌 궁전(The Louisville Palace, 181위)

◆ 유명 음악가의 공연장소

루이빌 궁전(The Louisville Palac)은 유명 음악가들이 켄터키에서 공연할 때마다 찾는 곳이다. 1993년에는 빌리 레이 사이러스(Billy Ray Cyrus), 1998년에는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가 공연을 하기도 했다.

6. 아티스트 여행경비 지원

켄터키주의 '그레이트 메도우즈 재단(Great Meadows Foundation)'은 매년 $354,668(약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 아티스트들에게 여행 경비를 지원한다. 경제적 지원을 받은 켄터키 로컬 아티스트들은 미국이 아닌 전혀 다른 나라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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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메도우즈 재단(Great Meadows Foundation)을 설립한 알 섄즈(Al Shands)의 모습

이 재단은 현대미술 수집가이자 자선사업가인 알 섄즈(Al Shands)가 켄터키 지역의 비주얼아트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재단이다.

7. 지역 잡지 발행

루이빌은 시민, 도시, 예술 활동을 정리해 잡지로 발간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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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빌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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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빌시는 잡지를 통해 일명 Loulists를 선정하여, 루이빌 최고의 의사, 변호사, 수술병원 등의 랭킹을 제공한다. 루이빌 시민들은 이 랭킹을 통해 의료, 법률 서비스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심층 기사(Deep Reads) 코너를 마련하여 루이빌시의 문화예술공연을 소개한다. 이렇게 루이빌은 잡지를 통해 시민들의 생활양식과 지역소식을 꾸준하게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켄터키주의 문화예술 현장에 대해 알아보았다. 켄터키의 문화예술구역 NuLu는 켄터키주 정부, 루이빌시의 지원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있다. 그들은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고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문화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큰 노력을 해왔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건강한 문화예술 생태계가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켄터키 루이빌은 아직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꼭 가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많은 이들이 방문한 인기 여행지도 좋지만, 낯선 곳에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넓고 가볼 곳은 많다. 나만의 여행 루트를 만들어 색깔 있는 여행을 해보는 것도 인생의 큰 경험과 자산이지 않을까. 오늘 소개한 켄터키로 소박한 예술의 향기를 맡는 여행을 떠나보길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