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음식물처리기 - misaengmul eumsigmulcheoligi

음식을 만들어 먹고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는 주방의 숙제다.

물기를 잘 뺀 후에 음식물 쓰레기 전용 봉투에 담고 밀봉상태를 잘 유지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썩은 냄새와 함께 벌레를 만들어 낸다.  어쩌다 봉투에 구멍이 나거나 며칠이 지나도록 봉투를 다 채우지 못할 경우에 봉투에서 흘러나오는 역한 냄새는 저절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얼마 전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열고 헛구역질을 하다가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마음먹었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악취와 벌레를 끊어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음식물 처리기 가전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갈아버리는 기계와 고온으로 말려서 건조하는 기계가 있었다. 주방의 씽크볼과 연결되어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버리는 기계는 어쩐지 배관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꺼려졌다. 음식물을 건조해서 바삭바삭하게 만든 뒤에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기계는 수분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드라이기로 말리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미생물로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한다는 음식물 처리기를 보게 되었다. 흙처럼 생긴 미생물제가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 삼아 자연 분해한다. 게다가 분해하면서 생긴 부산물들은 퇴비로 사용해도 된다 하니 더 안심이 되었다.

그래서 미생물 분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를 샀다.      

사용방법은 간단했다. 알맞은 장소에 처리기를 놓고 전원을 켠다.  안에 미생물제재를 넣고 24시간 후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넣어주면 된다. 갈색의 흙처럼 생긴 미생물제재가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한다.      

과일, 야채류, 고기, 생선류, 김치, 과자, 계란, 면, 곡류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넣을 수 있다. 사람이 먹을 수 없는 것은 처리기도 분해할 수 없다. 소, 돼지 뼈류, 조개껍질 류,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비닐, 플라스틱, 고무는 투입 금지 물질이다.

부피가 큰 쓰레기는 잘라서 넣어주면 된다. 염분이 많은 쓰레기는 물에 한 번 헹군 후에 넣도록 한다. 용량이 많고 수분이 많은 경우에는 수분을 제거하고 여러 번 나누어 넣으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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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처리기를 사용한 지 일주일째, 그동안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자마자, 적은 양이어도 바로 처리기 안으로 넣으면 되니까 말이다. 아이들이 밥도, 반찬도 남기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을 때가 가끔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먹지 못해서 미생물이 죽을까 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일부러 빵 한 조각, 밥 한 덩이를 넣어주기도 했다. 미생물이 움직이는 게 눈에 확연히 보이는 게 아니라서 잘 분해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먹다 만 빵조각을 넣으면 다음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으로 보아 미생물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게 확실했다.

일주일째 씽크볼의 배수구는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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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이 쓰레기로 변하기 전에, 깨끗한 상태에서 바로바로 넣어주니까 음식물 쓰레기 냄새는 없다. 음식물 쓰레기가 부패하면서 생기는 벌레도 눈에 띄게 줄었다. 사기 전에 짧은 고민을 했었지만 괜한 고민을 했다고 생각이 될 정도였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이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넣을 때마다 맡던 쓰레기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고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손 끝으로 잡고 버리러 가지 않아도 되니 더 좋다.

미생물 음식물처리기 - misaengmul eumsigmulcheoligi

큰 숙제를 해결한 듯한 느낌으로 기분 좋게 사용 중이다. 조금씩 먹을 만큼만 먹고 최대한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노력한다. 그래도 음식물 쓰레기는 계속 생기니까 미생물을 잘 키우면서 음식물 처리기와 함께 잘 지내볼 생각이다. 음식물  쓰레기 들고 나가는 걸 싫어하는 남편들에게 이 글을 공유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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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사는 이야기

미생물 분해 음식물 처리기를 샀다.

잘~사는 사람의 사는 이야기

음식물쓰레기란 “ 농어촌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가정음식점 등에서 조리과정 중 발생하는 쓰레기, 먹고 남긴 음식물 찌꺼기, 보관 중 버려지는 음식물 잉여 쓰레기 등”을 말한다. 이러한 음식물류 폐기물은 경제 및 도시화로 인해 그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음식물쓰레기의 비위생적인 취급과 부패는 가정에서 보관상의 많은 어려움이 수반되고 있고, 다량의 침출수는 음식물 쓰레기를 운반 및 처리하는데 있어 운반비용과 악취와 같은 환경문제를 유발시킨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의 감량화를 위해 여러 종류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가 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의 법적 용어는 ‘음식물폐기물 감량기’로 [폐기물 관리법 시행규칙] 제14조 관련 기준·방법에 따른 음식물폐기물을 스스로 감량하는 시설 및 장치(물품)를 말한다. 음식물폐기물 감량기는 기계적, 열적, 화학적 및 생물학적 처리과정 등을 통해 발효, 건조, 탈수 등의 방식으로 음식물폐기물을 감량하는데, 본 팩트체크팀은 이 중 ‘미생물 발효식 음식물폐기물 감량기’를 대상으로 친환경 여부를 검증했다. 

1.
‘친환경’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친환경’을 자연환경을 오염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환경과 잘 어울리는 일을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 제3조 제9호에서는 ‘친환경 제품’을 같은 용도의 다른 제품에 비하여 환경적 속성 또는 효능을 개선한 제품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녹색제품구매촉진법에 따르면 친환경 제품을 환경표지인증제품과 우수재활용제품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중 환경표지는 제품의 특성에 따라 174개 제품군에 대해 각기 다른 인증기준을 가지고 있다. 제품의 전 과정에서 단계마다 일정 수준의 기준을 충족해야 환경마크를 받을 수 있기에 환경마크 인증제품은 그 자체로 친환경적임을 인증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본 팩트체크팀은 미생물 발효식 음식물폐기물 감량기에 대한 환경표기 인증 여부를 확인했는데, 결과는 단 한 곳도 환경표지 인증을 받지 못했다. 이유를 알기 위하여 대표적인 미생물 발효식 음식물폐기물 감량기 판매 회사 두 곳에 문의하니 인증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인증기준을 정하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혁신실에 문의한 결과, 실제로 현재 음식물폐기물 감량기에 대한 인증기준은 건조식만을 대상으로 하고 미생물 발효식은 다른 방식이라 판단하기 때문에 개정 작업을 내부 검토 중에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담당자에 따르면 환경표지 제도는 환경부의 법적 기준보다 높은 기준을 적용하려고 하므로 개정 작업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적어도 1년, 신규로 기준을 선정하는 데는 2~3년이 걸린다고 하니, 향후 1년간은 환경표지 인증을 받는 제품이 없는 셈이다. 

2.
환경표지 인증받지 못했다고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결론 내릴 수 있을까?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의 성분은 80~85%가 수분이며 쉽게 부패 되는 유기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매립 시 해충의 번식을 유발하며, 고농도 침출수를 발생시킨다. 자원화하여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배출과 수거·운반 과정에서 악취와 해충이 발생하고 처리 과정에서 음폐수도 다량 발생한다. 따라서 음식물폐기물 감량기의 사용은 발생지에서 음식물폐기물을 감량시킴으로써 이동 시 양을 최소화하고 최종 처리까지의 시간을 단축해 악취와 유해 세균의 번식, 교통량 증가, 연료 증가, 온실가스 발생량 증가를 방지하는 측면도 있다. 이에 본 팩트체크팀에서는 미생물을 이용한 음식물 처리에 관한 연구를 통해 미생물 발효방식 음식물폐기물 감량기의 음식물 분해 성능을 검증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문제는 없는지 좀 더 살펴보기로 했다.
유재홍 외(2017)는 음식물쓰레기가 함유한 탄소, 질소원 및 오일성분을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미생물을 선발하고 평가하기 위해 총 9가지의 미생물로 밥, 감자, 배추, 육류, 생선을 48, 72시간 동안 분해하였다. 48시간이 지났을 때 밥, 감자, 배추 등 단백질의 분해가 일어났고 육류와 생선의 경우는 어느 정도의 분해가 이루어졌다. 72시간이 지났을 때 크기가 큰 덩어리와 육류와 생선을 제외하고 모두 분해되었다.
 또한 이태훈(2013)과 신호식(2017)은 음식물쓰레기에 미생물을 투입하여 퇴비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태훈(2013)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및 자원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연구에서는 음식물쓰레기의 냄새 및 환경오염을 극소화하는 동시에 특수한 미생물을 통해 양질의 퇴비를 제조하는 처리 시스템을 제시하였고, 미생물을 활용하여 국가 부숙도 기준에 만족하는 양질의 퇴비를 만들어 낸 바 있다.
 신호식(2017)은 미생물 음식물 처리기가 발효와 소멸의 원리를 통해 투입된 음식물의 95%는 기체로, 나머지 5%는 퇴비로 변환된다고 하며, 가정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늘어난 퇴비를 일반 쓰레기로 버리거나 흙을 10배 정도 섞어 희석한 후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미생물 음식물 처리기는 친환경적일까? 라는 주제를 두고, 환경 관련 인증 여부와 제품의 친환경적 기능 분석 두 가지 기준에 초점을 맞추어 검증을 시행하였다. 검증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건조 등 다른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기기는 환경표지라는 인증을 받은 제품이 있으나 미생물 발효식의 경우에는 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이 없다. 음식물쓰레기의 친환경적 처리에 대한 높은 사회적 필요와 관심에 반해 환경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실정이다. 또한, 환경 인증을 받은 것처럼 제품을 광고하는 곳이 많으므로 이를 더 분명하게 알릴 수 있도록 제재할 필요가 있으며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둘째, 관련 연구를 분석한 결과, 미생물은 음식물쓰레기 분해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므로 음식물쓰레기를 발생지에서 감량한다는 점에서 수집·운반에 따른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분해 후의 잔존물의 성분과 환경에 대한 위해성에 관한 연구는 미비했으며 이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겠다. 미생물 처리기에 음식물쓰레기를 투입할 때는 물기를 제거하고 넣어야 해서 음식물의 수분이나 양념 등을 씻어내야 한다는 여러 후기를 보았을 때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가장 큰 환경오염의 원인인 ‘수분’ 문제를 미생물 처리기 또한 완전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미생물 발효식 음식물폐기물 감량기는 ‘수집-운반-처리’의 기존 방식에 비해 환경적 속성을 개선하였기에 친환경 제품이라고 볼 수 있으나 환경표지 미인증, 분해 잔여물에 대한 부족한 연구, 수분의 불완전한 처리 등에 관한 한계점으로 인해 또 완전히 친환경적이라는 결론도 내기 어려운 관계로 ‘미생물 음식물처리기는 어느 정도는 친환경적이다.’라는 절반의 사실로 검증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유재홍, 김성국, 이영돈, 주진호.(2017).유용 미생물을 활용한 음식물쓰레기의 탄소,질소,오일성분 분해 및 동정.한국토양비료학회 학술발표회 초록집,180-180.
이태훈. (2013). 음식물쓰레기의 처리 및 자원화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인하대학교 공학대학원, 인천
신호식. (2017). 음식물쓰레기 친환경 미생물 자가처리 방식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열환경공학회 학술대회지, 2017(1), 2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