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머리 현실 - namja meoli hyeonsil

그냥 순간적으로 생각난 것이 이 분들입니다. 그 외에도 엄청 많이 계시죠? 특히 류승범의 장발과 수염 카리스마는 굉장히 압도적이죠. 어쩌면 저한테는 그런 부분이 없어서 동경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긴머리를 소화할 수 있는 남자들이 많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냥 자기만족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에 띄는 소수파 캐릭터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단발이 많기 때문에 머리가 긴 남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것만으로도 마이너리티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되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도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그~ 머리 긴 남자…』라고 하면 대부분 아~하고 기억을 떠올리게 되지요.

몇 년 전에 한국에서 처음 가는 미용실에서 염색을 했었습니다. 그 후 약 2년만에 다시 그 미용실을 찾았는데 들어가자마자 『어? 오랜만에 한국 들어오셨나봐요』하고 먼저 인사해주셨습니다.

저는 너무 놀랐습니다. 물론 처음 염색할 때 이런저런 얘기한 것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2년만이고 겨우 두번째 만남인데 『어디서 봤더라』가 아니라 바로 알아채셨다는 것은 그만큼 임팩트가 있었기때문이 아닐까요? 사장님에게 어떻게 금방 알아보셨냐고 물었더니 역시 저의 헤어스타일이 머릿 속에 강하게 남아있었다라고 하시더군요.

때문에 장발 스타일은 주변의 사람보다 튀어보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합니다. 결국 긴머리 남자는 눈에 띌 수 밖에 없기때문에 튀어보이고 싶지 않다면 장발을 하기는 어려울것입니다.

머리만 묶으면 돼서 스타일링이 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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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테일 뒷모습

일반적으로 장발이 아닌 남자분 중에는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뻗치고 난리나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쁜 아침에 이걸 수습하려면 여간 귀찮은 게 아닙니다.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분들도 특히 단발머리하신 분들 이런 경우 많지 않나요?

하지만 긴머리는 그런 걱정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묶기만 해도 되고 간단하게 빗질만 해도 되고 상황에 따라 아예 아무것도 안해도 됩니다.

물론 장발이라고 해도 헤어스타일 종류가 굉장히 많기때문에 장발을 하신 모든 분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괜찮습니다. 저는 포니테일을 선호하고 있고 그냥 묶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10초 안팎으로 끝납니다.

단, 머리감는 거랑 말리는 거는 굉장히 귀찮습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장발로 기르더라도 가끔은 미용실에 가서 조금씩 다듬는 게 좀 더 깔끔해질 수 있지만, 본인이 추구하는 스타일에 따라서는 굳이 미용실 가지 않고도 기를 수 있어서 미용실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대신 샴푸와 린스 비용이 더 들지만 미용실에 가는 거에 비하면 훨씬 더 저렴합니다. 아, 일본의 경우는 그렇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일본에서는 일반 커트 비용이 4,000엔정도라서🤬🤬

여자분들과의 공감능력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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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랑찰랑 내 머리

부담스러운 사진이라서 죄송합니다.😣

장발을 해보지 않으면 평생 몰랐을 지도 모르는 여자의 기분과 심리를 이해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잠을 자거나 의자에 앉아 있다가 머리카락이 의자와 등허리 사이에 끼어있는 것도 모르고 고개를 까딱이다가 머리카락이 당겨져서 아악!!하고 비명을 지른다던가.
이런 얘기 하면 박수치며 좋아합니다 😀

아 그리고 또, 왜 여자들이 샤워하고 수건을 머리에 말고 나오는 지 이해하게 됩니다.

긴머리라서 안 좋았던 점 (단점)

긴머리가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 지금부터라도 긴머리에 도전하고 싶은 신 분이 계시다면 아래의 단점도 주의깊게 봐 주세요.

긴머리 남자는 여자에게 인기가 없다(?)

인기가 없다를 넘어서 「극혐」까지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ㅠㅠ
남자 입장에서는 아주 최악의 단점입니다. 뭐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 수도 있습니다. 깔끔하고 잘 정돈된 단발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청결 상태가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또한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분도 계시고, 긴머리를 소화해 낼 수 있는 남자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그냥 막연하게 긴머리를 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방송이나 길거리에서 긴머리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자들을 많이 봐 왔잖아요?

긴머리 남자 좋아하는 여성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여성들도 제 경험상 평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참고바랍니다. 어디까지나 제 경험상입니다. 운 좋으면 본인의 내면을 잘 알아주는 여성과 만날 가능성도 아예 없지는 없습니다. 좀 낮기는 하겠지만ㅠㅠ

저는 이 긴머리, 그것도 포니테일 스타일로 결혼식까지 잘 마쳤습니다. 이런 저와 결혼해주신 와이프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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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 남자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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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웨딩촬영 in 도쿄「웨딩드레스편」

2014년 12월 겨울. 당시 저는 일본에, 여친(현재 와이프)은 아직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생활할 신혼집을 같이 알아보기 위해 와이프가 일본에 잠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온 김에 셀프웨딩촬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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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pan77.com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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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웨딩촬영 in 도쿄「기모노편」

블로그를 1년 이상 쉬다보니 밀린 과거 이야기만 쓰게 되는군요. 오늘은 제가 결혼하기 전에 찍었던 셀프웨딩촬영을 소개할까해요. 결혼은 2015년 1월에 했구요, 웨딩촬영은 그 한달전인 2014년 12월에 했답니...

peterpan77.com

2016.03.02

주변 사람들이 굉장히 귀찮게 함

머리를 기르는 동안 그리고 그걸 유지하는 동안에도 가족들과 지인들이 가만 놔두질 않습니다.

『뭔 일 있었어?』
『머리 자르는 게 나을거 같은데』
『머리 짧은 게 더 멋있을 것 같아』
『기르기 전이 더 낫다』
『ㅋㅋㅋㅋ 존나 안 어울려』
『야, 머리 좀 짤라라』
『보는 내가 답답하다. 제발 좀 짤라라』
등등

몇년동안 지겹도록 듣게 됩니다. 결혼 언제 하니?만큼 지겹습니다.

머리 감고 말리는 게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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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료칸 카이세키 요리

이게 은근히 힘든 부분일지도 모르겠네요. 매일매일 머리 감는 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저의 경우 3분~5분 정도. 린스까지 하면 5분~10분. 절대적으로 긴 시간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아주 길게 느껴집니다. 사용하는 샴푸의 양도 늘어나고 줄어드는 속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린스와 트리트먼트까지 하게 되면 비용도 늘어나게 되구요.

그렇게 겨우 머리를 감고 나면 공포의 드라이기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하면 두피만 말려도 짧게는 5분, 완전히 다 말리려면 거의 10분 걸립니다.

특히 여름에 절약한다고 에어컨 안 킨 상태에서 샤워하고 나온 뒤, 안 그래도 샤워 열기 더운데 뜨거운 바람으로 머리까지 지지게 되면 불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힘든 작업을 어린 시절부터 당연한 듯이 해 온 여성들에게 존경을 표합니다.👍

머리카락 청소가 불편

머리카락 길이가 이전보다 3~5배는 길어졌기때문에 방안의 머리카락이나 욕조의 배수구를 자주 청소해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방안은 청소기 돌리면 간단하지만 욕조는 직접 손으로 치워야 하기때문에 횟수가 늘어나면 이게 은근 귀찮습니다.

그래도 혹시 자취하는 긴머리 남자의 집에 여자친구가 놀러왔을 때 방바닥에 떨어진 긴 머리카락을 보고 『야!! 이거 누구 머리카락이야?』하고 의심받을 일은 없을 지도 모르겠네요.🙄

겨울엔 뒷목이 따뜻하지만 여름에는 땀이 더 난다

머리가 길면 뒷목에 머리가 닿아서 열을 방출하지 못해 더위를 더 쉽게 느끼게 됩니다.

더위를 잘 타는 사람은 뒷목에 땀이 나서 목에 닿는 머리카락 부분이 살짝 젖게 되는데 기분이 좀 그렇습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따뜻합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머리를 위로 올리는 스타일로 어느 정도는 더위를 해소할 수는 있을겁니다.

반대로 겨울에는 목도리 한 것 마냥 따뜻합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NG

긴머리 남자는 사회적으로 아직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에서는 취업활동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식품관련 회사같은 곳에서는 위생상의 문제로 남자의 장발을 금지하는 곳도 많겠지요.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우리 장발남(?)들이 관리를 잘 하셔서 청결감을 유지하고 말과 행동에 조심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그밖에 긴머리 남자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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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 앞에서
  1. 바람이 강하게 불면 오른쪽에 있는 머리카락이 왼쪽 뺨으로 올라타는 경우가 있습니다.
  2. 화장실에서 거울보며 머리 묶고 있다보면 막 들어온 남자가 순간적으로 흠칫 놀라는 게 가끔 보입니다. 이것도 하다보면 즐기게 되더라구요.
  3. 엘리베이터에서 꼬마 아이가 자기엄마한테 『엄마, 이 형(오빠) 남잔데 머리가 왜 이렇게 길어?』하고 질문을 해서 아이 어머니가 뻘쭘해하시고 묘한 분위기가 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아저씨라고 안 해준 것만으로도 저는 속으로 아이한테 감사해합니다. 이건 한국에서는 아직 경험 없습니다.
  4. 머리를 묶지 않으면 헤어고무밴드를 반드시 손목에 끼워놓습니다. 안 그러면 꼭 필요할 때 안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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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품이 불던 새벽 in 에리모미사키
  1. 머리를 안 묶고 운전하다가 창문을 열면 상쾌하기는 한데 앞이 잘 안 보이게 돼서 위험합니다. 한 손으로는 운전하면 다른 한 손으로는 팔랑거리는 머리카락을 눌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보통 모자를 쓰거나 또 뒤로 묶어주는 게 편합니다.
  2. 머리를 묶지 않고 세수할 때 세면대에서 양손으로 물을 받아 얼굴에 끼얹는 순간에 머리카락이 크로스되면서 얼굴에 찰싹 붙게 됩니다.
  3. 라면 먹을 때 굉장히 걸리적 거립니다. 고개 숙이면서 먹다보면 내가 라면을 먹고 있는 건지 머리카락을 먹고 있는 건지….(일반식사도 비슷)
    단순히 입에 들어간다고만 하면 별 거 없는데 머리카락에 무슨 국물이라도 묻으면 아아아아악~~~~(상상해버렸네요!)
    초반에 몇 번 당하고 나서는 항상 헤어 고무밴드로 묶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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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소운협에서 나홀로 노천온천
  1. 예전(코로나 사태 전)에 목욕탕이나 온천 가서 옷을 벗거나 탕에 들어갈때 머리 → 사타구니 → 얼굴 순으로 저를 빠르게 훑어보고 당혹해하는 상대방의 시선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2. 마지막으로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포니테일을 선호하는데 갑자기 휙 뒤돌아보거나 하면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가 제 눈탱이를 아주 씨게 때려서 눈물이 찔끔날 떄가 있습니다.🤣

마무리

대략적인 장점과 단점을 써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소수파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마음가짐인 것 같습니다.

남자가 장발을 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난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어필하고 있기때문입니다. 긴머리를 가진 남자들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시선을 즐기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뭐 어쩌라구?정도의 멘탈은 필요합니다.
이걸 감당할 수 없다면 안타깝지만 장발의 꿈(?)은 접으셔야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엄격하신 분들도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가 나빠질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후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거의 10년을 긴머리남자로 살아왔겠죠. 다만, 이왕 기르기 시작했다면 거기에 알맞는 케어는 반드시 해주어야합니다. 특히 허리까지 오는 롱헤어 스타일인데 그냥 푸석푸석하고 잘 정돈되어있지않은 긴머리는 상대에게 혐오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길러볼까하고 고민하고 계시다면 일단 시작해보세요. 그냥 길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울리든 아니든 누가 뭐라고 하든 그냥 머리카락이잖아요. 어느 정도 기르다보면 의외로 어울릴 지도 모릅니다.

거지존 잘 버텨내고 자기만의 간지나는 헤어스타일이 생기게 되면 그렇게 구박했던 지인들도 결국 인정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자존감도 생기고 자신의 매력을 더 어필하게되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하는 일도 승승장구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