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긍정적 영향 - seuteuleseu geungjeongjeog yeongh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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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스트레스가 범람하는 시대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인의 스트레스 수치는 지난 30년간 10~30% 정도 증가했다. 모두가 알듯이 과중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하지만 일정량의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의 임상심리학 박사 앨리샤 클라크는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가져다주는 좋은 점 6가지’를 주장한다.

1. 중요한 것 상기
스트레스는 ‘관심’에서 비롯된다.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건 스트레스도 주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당신 인생의 중요한 걸 상기해준다. 배우자나 자식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은 적 있는가? 이는 그 관계가 그만큼 당신에게 소중하다는 의미다.

2. 집중력 향상
과제나 업무의 마감기한이 임박했을 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 결과 스트레스는 신경조직의 연결을 강화해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감 스트레스가 뇌신경을 활성화해 업무를 마무리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3. 강한 동기부여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을 빨리 처리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기도 한다. 어떤 일을 마무리하는 것만큼 힘든 게 ‘동기 부여’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우리 뇌에 에너지를 공급,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한다.

4. 성과 향상
심리학 연구 결과 기쁨·슬픔·분노 등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주변 상황을 잊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뭔가에 몰두했을 때 시간가는 줄 몰랐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적정한 업무 스트레스는 특정 감정을 유발해 오히려 일에 집중하게 만들어 업무 성과를 높인다.

5. 감정 면역체계 강화
운동을 하면 근육이 강화되는 것처럼 스트레스는 우리의 정신을 강화한다. 적절한 스트레스가 우리의 뇌를 단련, 이른바 ‘강철 멘탈’을 만든다는 것. 이는 ‘멘탈 붕괴’ 상황에 빠졌을 때 재빨리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6. 타인과의 유대
스트레스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옥시토신은 일명 ‘사랑의 묘약’이라고도 알려진 호르몬으로 사람 사이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한다. 여성의 모성본능이 바로 옥시토신 분비의 결과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연구 결과 옥시토신을 코에 뿌리면 상대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하나도 받지 않고 살 순 없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위스콘신 대학의 추적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사람의 수명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길었다. 스트레스에도 장점이 있음을 깨닫고 포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온라인 중앙일보
'스트레스의 개념' [사진 코스모폴리탄] '스트레스의 개념'

이슬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당산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정신의학신문 : 당산 숲 정신과, 이슬기 전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헬스, 필라테스, 클라이밍 등 바쁜 직장인을 위한 실내체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혼자서, 혹은 함께 뛰는 마라톤도 눈에 띈다. 직장인 대부분 평일 9시부터 18시까지 일하는 걸 생각하면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하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푹신한 침대에 눕고 싶을 텐데, 피곤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또 힘을 쓰러 간다니.

한 친구는 매일 저녁 퇴근 후 헬스장에 다녔다. 집을 나서기 전까지 너무 피곤하고 가기 싫다며 투정 부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면 하루만 빼라는 내 말에도 꾸역꾸역 헬스장 갈 준비를 했다. 어떤 힘이 친구를 이끄는 것일까?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운동을 하러 가는 걸까?

‘스트레스’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부정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우리는 각종 상황에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표현을 만연하게 사용한다. 엄청나게 화가 나는 건 아니지만 짜증과 비슷한, 무언가 슬금슬금 두통이 몰려오는 느낌으로.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는 대체할 수 없는 표현으로 굳어진 것만 같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스트레스를 받으면 신체적 이상이 오기도 한다. 근골격계(긴장성, 두통), 위장관계(과민성 대장증후군), 심혈관계(고혈압), 면역기능 저하 등등.

우리가 주로 쓰는 의미와 달리, 스트레스의 본 개념은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에서 받는 자극을 모두 이르는 말이다.

캐나다의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에(Hans Selye)가 ‘스트레스(stress)’라는 단어를 의학적으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유스트레스(eustress)’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디스트레스(distress)’가 그것이다.

유스트레스는 스트레스에 처한 당시에는 부담스럽더라도, 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향후 더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 스트레스를 말한다. 이처럼 적절한 스트레스는 일상에 활력을 주고 생산성과 창의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잘 극복한다면 내게 유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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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freepik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Simon Rietvelda와 Iljavan Beestb는 이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매일 800mg의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 할 만큼 심각한 천식을 앓고 있는 대학생 25명에게 롤러코스터를 타게 한 것이다.

피실험자들은 12분짜리 롤러코스터를 1~2분의 휴식기를 두고 2번 탑승했다. 그리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날 아침, 타기 직전, 타고난 직후, 타고나서 24시간 후 각종 반응을 측정했다. 평가 항목은 호흡곤란 정도와 폐 기능, 심박 수, 혈압, ‘긍정 정서 스트레스’와 ‘부정 정서 스트레스’였다. 연구 결과 롤러코스터를 반복적으로 타는 동안 스트레스 자극이 유발되었다.

부정-정서 스트레스, 혈압: 롤러코스터 타기 직전 최고조

긍정-정서 스트레스, 심장 박동: 롤러코스터를 탄 직후 최고조

천식이 있는 참가자들의 호흡곤란: 롤러코스터 타기 직전 최고조

롤러코스터를 탄 후 메스꺼움, 현기증, 심장 박동에 대한 점수는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롤러코스터를 타기 직전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듯 부정적인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인해 혈압이 올라가면서 호흡곤란이 최고조에 달한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에는 긍정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롤러코스터를 내리면서 신체적인 증상과 함께 심장박동이 최고조에 달한 것이다.

여기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동안에도 호흡곤란이 지속하였을 것으로 보이나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자들은 이 이유에 대해, 호흡곤란 인식을 방해하는 높은 생리적 스트레스 후 엔돌핀이 방출되기 때문으로 예상했다.

위 연구는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자극 후 긍정적 자극이 들어오면 생리적 곤란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점을 시사한다. 스트레스를 극복했을 시 신체감각으로 느꼈던 어려움이 감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너무 피곤하다며 투덜대던 친구는 결국 헬스장에 다녀왔다. 나는 그 친구가 노동 후 지친 몸에 운동까지 했으니 완전히 늘어진 채 돌아오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친구는 개운하고 밝은 얼굴로 콧노래를 부르며 이렇게 말했다.

‘하고 나면 이렇게 좋은걸.’

헬스장에 가기 전, 운동하러 가서 어려운 동작을 마주했을 때 등 자신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순간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외에도 크고 작은 스트레스의 원인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 크기에 상관없이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면 디스트레스는 유스트레스로 돌아선다.

스트레스 받고 괴로워하면서도 끝끝내 목표한 바를 해내는 사람들의 힘은 스트레스를 전환하는 능력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손쉽게 잡히는 성취는 없듯이.

스트레스는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으며 오히려 필수적인 것에 가깝다.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면서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는 가까운 미래와도 비슷하다. 바로 1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지 않는가?

30년 후와 같이 먼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 시간은 너무 멀어서 현재에 사는 우리가 바꾸기에 도저히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3년 후의 미래라면? 처음에는 디스트레스를 받아도, 이를 잘 극복할 경우 유스트레스로 전환할 수 있다는 연구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자기 자신과 그에 따른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성취감과 가능성 때문일까. 어쩌면 스트레스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으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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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신경정신과 전문의

스트레스 긍정적 영향 - seuteuleseu geungjeongjeog yeonghyang

[제주일보]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건강의 적으로 여겨진다. 스트레스는 사람을 병들게 만들고 평범한 감기에서부터 온갖 질병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뇌세포를 죽이고 DNA를 손상시키며 노화를 촉진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래서 의사를 비롯한 여러 건강분야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한다. 그렇다면 정말 스트레스는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적일까.

스트레스는 우리가 스스로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태로워질 때에 발생하게 된다. 즉 스트레스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발동하는 우리 내부의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스트레스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달려 있다. 몇 가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체에 대한 스트레스의 ‘독성’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보다는 스트레스가 많든 적든 그것이 스스로에게 ‘해롭다’고 생각한 사람에게서 높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트레스가 우리 신체에 유익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같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 상황을 훨씬 더 잘 견딜 수 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실제로 몸에 유익할까. 많은 연구의 결과들은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 중 DHEA라는 호르몬은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하여 우리 뇌를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모습으로 성형하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 중 우리의 몸을 망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조차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병하는 것을 감소시켜 준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가 흔히 ‘애착 호르몬’ 또는 ‘모유 호르몬’이라고 알고 있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도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 더욱 많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로부터 우리의 심장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힘이 들 때에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함으로써 위로와 격려를 구하게 하고 고통 속에서 오히려 인간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은 자동차가 달리기 전 엔진에 시동을 넣는 것과 같고, 호흡이 가빠지는 것은 뇌에 산소를 잘 공급하기 위한 것이며, 근육이 뭉치는 것은 더욱 강한 힘을 내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등 스트레스 반응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떠올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 몸이 지닌 힘을 믿고, 스트레스 반응이 건강에 유익하다고 여기기로 한다면 우리 몸은 반드시 그에 대한 보답을 보내올 것이다.

뉴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