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한의사 연봉 - sigol han-uisa yeonbong

흔히 한의원은 면세사업자라서 술장사나 우리 장사나 똑같은 물장사라는 농담도 있는데요. 저는 이 말이 절대 농담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한의원은 고객의 만족과 감동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서비스업이자 장사하는 직업이라 생각하셔야 됩니다. 좀 극단적일 수도 있겠지만 10년 뒤에 한의사면허증 가지고 한의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미용사자격증으로 미용실 운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동네에 차고 넘치는 것이 미용실이지요. 하지만 잘 되는 곳은 계속 잘 됩니다. 과거 우리 선배님들 시절과 다른 것은 예전엔 면허증 따고 차려만 놓으면 꽤 괜찮은 장사였지만 지금은 치열한 정글에서 피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한의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어려움(수요-공급의 법칙이나 신자유주의의 맹점 등에 대한 경제학적인 언급은 따로 하지 않겠습니다.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이며 특히 한의계는 한의대 정원감축이 있지 않는 한 한의사의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되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입니다.

의술을 베푸는 일을 어찌 장사치와 비교할 수 있겠느냐… 그런 마인드로 어떻게 진정한 인술을 베풀 수 있겠느냐… 라고 돌을 던지실 분도 있을 줄 압니다. 계속 제 글을 읽다보시면 돌을 던지신 손이 민망해지실 거니까 일단 그 돌은 내려놓으시길…^^

술장사나 음식점을 해도 술맛이나 음식맛도 중요하겠지만 인테리어 분위기, 친절함, 마케팅 방법 등등 고객을 감동시키는 방법은 찾아보면 정말 많습니다. 그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후속글에서 계속 언급하도록 하겠구요. 일단 음식맛부터 생각해보지요.

제가 위와 같은 화두를 던진 이유는 우리 선배들이 해왔던 것처럼 환자를 기다리고 앉아서 침만 놓고 진맥해서 약 지어주는 식의 한의원만을 생각하신다면 크게 실망하실 것이라는 겁니다.

여러분들의 머리 속에 본인 자신의 한의학적 지식과 기술의 발전, 치료율이 한의원 운영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신다면 많은 요리책을 독파하여 많은 요리를 해보았고 자기 나름의 미각으로 만족하는 요리사와 같습니다. 아예 그런 쪽으로 흥미가 있으시다면 요리책을 쓰는 직업이 더 어울릴 것이며 한의대에 남아서 공부를 하시며 후학을 양성하시는 편이 더 좋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의학적인 지식과 기술을 발전하고 치료율을 높히려고 진정으로 학문에 정진하시는 한의대 교수님들이 그리 많아보이지도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의학이란 식재료를 이용해서 편안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얼마나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고객 감동의 여부가 달려있는 장사입니다. 한의학이라는 식재료는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 정수를 반의 반도 다 못 느끼고 제대로 이용하지 못할 뿐이지요. 아직도 요통, 관절통, 두통 등의 통증에 있어서 진통제에 의지하고, 감기에는 무조건 주사맞고 신약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훨씬 많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한의학이란 재료를 맛깔나고 곱게 차려드리느냐… 몸에 좋지 않은 인스턴트 음식 대신 웰빙 음식을 선호하게 되는 요즘 세태처럼 양약이나 양방치료의 부작용을 홍보하고 한방치료의 효과를 보여드리고 또 홍보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우리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기존의 방식대로가 아닌 어떤 새롭고 신선한 방법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까요? 고객을 유치한다는 표현이 영업을 하시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내가 갖고 있는 장점과 지식, 의료 기술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그것을 충분히 PR할 수 있으며, 환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절로 환자는 찾아올 것입니다.

우리는 한의학자도 아니고 예전처럼 가운입고 앉아서 기다리면서 오는 환자들만 보면 되는 시대도 지났습니다. 10년 뒤 동네 허름하고 파리날리는 미용실 원장이 되지 않고 능력있고 존경받는 한의원 원장이 되기 위해서 끊임없이 정진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계속 연재하겠습니다.

2. 개원? 부원장? 전문의? 관리??

  • 진로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님들께 미약하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취직 자리가 없는 요즘 후배님들의 고민이 정말 많으실 줄 압니다. 제가 부원장 자리를 구할 때 까지만 해도 부원장자리를 어느 정도 골라잡아서 갈 수 있었는데요. 요즘 후배님들 보면 취직자리가 정말 부족한 것 같습니다. 크게 졸업 또는 공보의 제대 후 진로가 위와 같이 결정되는데요. 각 진로마다의 장단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의 설명은 졸업 또는 공보의 제대 후 바로 진로를 선택하여야 하는 후배님들께 해당되겠습니다.

1) 개원
각기 지식과 기술, 인품, 성격, 외모 등의 변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원칙적으로는 바로 개원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설사 목좋은 자리에 돈되는 특화나 광고빨로 성공을 하시더라도 나중에 다시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도 있지요. 젊은 나이에 일찍 크게 성공하는 것이 절대 좋은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단점을 수정해 나가면서 진정한 내공을 기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년, 1년 치고 들어갈 자리는 점점 부족해지므로 하루라도 빨리 자리를 잡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한의원 자리도 상당히 무시못할 변수이기 때문입니다.(자리에 대한 이야기는 후속편에 자세히 언급이 됩니다.)
개원 전 2년 가량의 시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공보의시라면 2~3년차 시절을 헛되게 보내시면 절대 안됩니다. 들을 수 있는 강의 부지런히 들으시고 환자도 많이 보시면서 이것저것 열심히 공부하시면서 폭넓은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아울러 3년차때는 존경할만한 선배 한의원에서 몇 달 배우심과 동시에 이곳저곳 한의원을 열심히 탐방해 보시기 바랍니다. 잘 안되는 한의원도 가보셔야 합니다. 자꾸 탐방해보시다보면 “여긴 이래서 잘 안되는구나”, “여기 원장님은 이런 것을 정말 잘 해놓으셨구나” 등등을 배우실 수 있을 것이며 본인의 시야와 보고자하는 열정에 따라 얻어가시는 것이 천차만별이실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개원전 6개월여간 20여곳의 한의원을 둘러보았는데 그 때 메모해 놓은 것들이 한의원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가끔씩 예전에 메모해 놓은 것을 다시 보면서 지금 잘 안되고 있는 것들을 수정할 때도 있고요.
공보의라는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위에서 설명드린 일들을 개원전에 다 해보셔야 합니다. 열정만 있다면 본3~4때 하실 수도 있을 것이며 1년 정도 잡고 부원장이나 대진 몇 개월 해보시면서 배우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부원장
부원장이라는 것도 어떤 한의원 부원장이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일텐데요. 일반적인 부의 한의원 부원장이라면 무엇이든 배울 게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학교 공부는 뒤떨어지지 않게 잘 해왔으나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성격에 동아리 활동이나 사회 활동 경험이 크게 없으신 후배님(저도 이런 스타일이었습니다…^^)이시라면 꼭 부원장 생활을 해보심을 권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원장이 꼭 해야할 일, 하지 않아도 될 일, 직원에게 시킬 일, 신경 끌 일, 집중해야 하는 일 등에 대한 개념도 없이 삽질의 연속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이나 환자를 다루는 스킬도 떨어지게 되며 “나 약먹으러왔다”라고 얼굴에 써 붙이고 오는 환자도 놓치기 쉽상입니다.
존경할만한 선배 원장님이라면 2~3년까지도 오래 근무하셔도 되지만 보통은 6개월~1년정도 부원장생활을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 부원장을 하셨더라도 다른 한의원도 많이 탐방해보시며 시야를 넓히시길 권합니다. 그런 과정이 없다면 부원장 시절 원장님의 모습과 비슷하게 하려고만 하여 절대 그 원장님과 비슷한 수준까지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존경할만한 부의 원장님이시라면 부원장이 보는 모습만이 절대 다가 아닙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자기 자신과 한의원을 발전시켜 나가실 것입니다. 마냥 따라하려고 해서는 절대 원장을 따라갈 수 없답니다.

3) 전문의
실력있고 존경할만한 교수님밑에서 전문의 과정을 밟을 수 있다면 강추합니다. 양방도 지도 교수가 어떤 사람이냐가 크게 중요하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의계에는 실력있고 존경할만한 교수님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한 분들은 대부분 로컬에 개원해 계시는 경우가 많죠. 그렇지 않고 전문의 간판만 보고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면 시간낭비입니다. 장점이라면 진료차팅을 깔끔하게 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전문의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전문의 간판이 아니라 지도교수님의 학문적 깊이와 식견을 먼저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문제점은 전문의 과정을 끝낸 후에는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갑니다. 나 OO과 전문의다라는 프라이드와 동시에 4년간 상명하달식의 병원조직생활을 하다보니까 자신감을 넘어 자만심으로 발전할 소지가 많습니다. 물론 전문의 후에도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노력하셔서 한의원도 잘 운영해 나가시는 주위의 선배나 동기들도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아무리 많은 의학지식과 기술을 알고 있더라도 환자에게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환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면 쓸모없는 것입니다.

4) 관리
요양병원의 관리원장이라면 당장에 돈은 더 벌 수 있을지 모르나 시간낭비가 되기 쉬운 길입니다.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공부하고 배우러 다니실 수 있으면 몰라도 그러기가 쉽진 않습니다. 장기대진이나 일반 한의원을 관리하시는 것이라면 괜찮은 방법입니다만 우리가 그렇게 한가하게 준비할 때는 아닙니다. 뭐 경험쌓는 셈치고 돈도 버니까 관리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버리셔야 합니다. 아직 나이가 젊다면 안정적인 길을 선택하는 것 보다는 이리 부딪치고 저리 부딪치고 삽질도 해 보면서 하나하나 절실하게 배워나가셔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관리원장의 길은 비추라 하겠습니다.

3. 개원전 준비는 어떻게?

  • 개원전 가져야할 마인드에 대해서 언급하겠습니다.

이 편에서는 개원전에 가져야 할 마인드와 구체적인 준비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인드에 대해서는 이미 1편에서 상당부분 언급하였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정신입니다.
당신이 이미 개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1군에 올라온 프로선수입니다. 2군에서 하던 것처럼 이것저것 배우고 삽질하며 어설프고 자신없는 스윙을 휘둘러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그 동안 어떤 공부를 얼만큼 열심히 하였든 간에 본인이 갖고 있는 실력을 믿지 못한다면 거기서부터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자만에 빠지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고수들만의 갖고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뭔지 아십니까?
치료율? 성실함? 재능? 노력? 운?
물론 위의 것들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위의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끊임없이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려는 도전정신입니다. 도전정신과 꿈이 없으면 아무리 위의 것들이 갖추어져 있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김연아, 박지성 같은 대선수가 과연 누구에게 배울게 있을까요? 그 선수들은 스스로에게 배웁니다. 때로는 보잘 것 없는 선수의 폼에서도 배웁니다. 매일 스핀연습, 슈팅연습을 수백번, 수천번하면서 끊임없이 본인의 자세나 궤적을 수정하고 연구합니다. 때로는 바꾼 것이 독이 되어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지요. 뒤에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연습하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자신을 믿고 자신있게 플레이 합니다. 인터뷰시에도 겸손하되 항상 자신감을 잃지 않는 자세입니다.

스포츠 안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또다른 예하나 들까요?^^ 한의사는 영화배우나 탤런트와 같습니다. 한의사에게 치료율이 배우들에겐 곧 연기 능력이 되겠지요. 연기를 정말 잘한다고 배우로써 성공하나요? 물론 최민식, 이문식, 고두심, 김명민 등의 연기파 배우들도 돈과 명예를 얻어 유명한 배우가 되었지요. 하지만 장동건, 김태희, 이병헌 등의 특A급 배우들이 처음부터 연기력으로 인정받았을까요? 김태희가 그런 미모를 가지지 않았다면 드라마 “아이리스” 주연에 캐스팅되었을리가 없겠지요. 오히려 외모로 처음에 주목받다가 본인들의 끊임없는 연기력에 대한 노력으로 연기력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배우들이 현재 특A급 배우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나 방송국에서 밀어주는 힘도 있겠구요. 요컨대 치료율과 연기력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지만 성공에 있어서 그것은 꼭 있어야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기회나 운도 준비하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실력을 쌓고 싶어도 그럴 기회가 없다면 무용지물이지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도전정신과 기회나 운을 잡을 수 있는 준비하는 자세야말로 성공의 필요충분조건인 것입니다.

얼마 전 분회세미나가 있어서 참석했었습니다. 강의 주제가 한의원 경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총 인원수 150여명 중 30여명의 동료한의사가 참석하였습니다. 당연히 저 같은 젊은 한의사가 많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의외로 참석하신 대부분의 한의사는 그 지역에서 난다긴다하는 부의 원장님들이셨습니다.

부의 원장님들에 대한 시각이 다양합니다. 장삿속이라 욕하는 사람도 있고, 덤핑으로 환자를 끌어들인다, 또는 자리가 좋아서, 운이 좋아서 등등 폄하하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장삿속이나 덤핑만으로 절대 부의가 될 수 없습니다. 잠깐 몇 년 정도 반짝할 수는 있겠지요. 환자들이 먼저 원장 눈빛만 봐도 장삿속인지 대번 눈치챕니다. 운이라는 것도 준비하고 있는 사람한테만 찾아옵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정작 실전에서는 자신감을 상실한다면 당신은 영원한 아마추어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며 실전에서는 자신있게 자침하고 상담을 하실 수 있다면 당신은 아직은 아마추어일지는 몰라도 언젠가는 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개원하시는 순간부터 내 중심의 사고가 아닌 상대방 중심의 사고를 해 보려고 노력을 하십시오.

인테리어하는 순간부터 내가 예쁘고 편한 가구를 배치하고 꾸미지 마십시오. 정하신 한의원 컨셉과 특화방향에 어울리는, 환자들의 느끼기에 아늑하고 편리함이 우선입니다. 원장님들 편하려고 원장실 배치하고 심지어 원장실 바로 옆에 휴게실이나 화장실을 만드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원장실에 원장님이 오래 앉아있으면 절대 부의가 되지 못합니다. 원장실은 원장님의 공간이 아닌 환자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상담 공간으로서 환자분들이 느끼시기에 원장의 말을 신뢰할 수 있고,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이야기를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면 됩니다.

한의원에 쉬러 오시나요? 쉬는 것은 일찍 퇴근하셔서 집에서 푹 쉬고 오시기 바랍니다. 차팅하고 잡다한 일 한다고 마감시간이 지나서 늦게까지 한의원에 남아 계셔서 쓸데없는 체력을 소비하지 마십시오. 만약 진료시간 후에도 원장님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면 여유시간을 청빈협 등과 같이 보내셨거나 직원들의 업무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못해서입니다. 환자가 적은 날은 쉬는 날이 아니고 원장님 밀린 업무나 해피콜 등을 하시고 직원들은 흐트러진 한의원 내부를 정비하고 보다 예쁘고 깔끔하게 꾸미는 일을 하는 날입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이런 내용은 후속편에서 보다 자세히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개원준비나 환자를 치료하는 것까지 모든 것은 내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사고를 하셔야 합니다. 환자는 내가 고친다는 생각을 버리셔야 합니다. 병은 스스로 고치는 것이고 나는 그 환자분을 내가 아는 지식과 기술을 최대한 동원해서 병이 나을 수 있도록 도와드린다는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환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치료를 원하는지, 어떤 말을 듣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맞춰나가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료할 때 잔뜩 힘이 들어가게 되어 환자는 튕겨져 나갈 뿐더러 원장님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가 극심합니다.

개인적으로 여기저기 피빼달라, 침놔달라, 뜸떠달라라는 할매들이 저는 무지 편합니다. 침이야 놔달라는대로 놓으면 되고 다른 것은 어차피 간호사가 하는 것이니 그리 귀찮지도 않을 뿐더러 제가 다른 환자분들에게 쏟을 정력을 그만큼 세이브할 수 있으니까요.
치료나 상담의 기본은 어려울 것 없습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 주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해 주면 됩니다. 간혹 말 많은 PS아줌마 환자들이 저하고 상담 후 밖에 나가서 그렇게 용할 수 없다고 칭찬들을 하십니다. 저는 딱히 해 준 말이 없고 그 아줌마말을 경청하고 맞장구친 것 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병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서 먼저 다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장단을 맞춰서 기분좋게 맞장구만 쳐 드리면 됩니다. 그러나 원장님 머릿 속에는 따로 병인과 치료법이 그 순간 그려져야 하겠지요.

사람이 스트레스 받는 순간은 상대방이 내 가치관과 사고방식과는 달라 이해가 안되는 순간입니다. PS아줌마들 오면 원장님들 스트레스 받으시지요. 그 원인은 아줌마들이 내 말을 잘 안듣고 내가 하자는 대로 안따라와주니까, 또 그렇지 않으면 치료를 할 수 없으니까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그 사람의 생각과 말을 공감하고 경청해주고 도와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자신도 훨씬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됩니다.

글이 길어지네요. 책 속에 제가 드리는 말씀이 다 있습니다. 개원준비전에 꼭 읽어보셔야 할 책 추천드립니다. 다른 좋은 책들도 많으나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 5개 정도 고른겁니다.

1) 카네기 인간관계론
2) 육일약국 갑시다
3) 치료를 위한 대화
4) 아주 쉬운 상담기법
5) 선택의 심리학

1~3번만 읽어보셔도 정리가 되실 겁니다. 이곳 청빈협 성공비결 게시판도 좋습니다. 글자를 읽는 것으로 끝나시면 안됩니다. 1번 정독으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느끼고 실천하셔야 본인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 4. 개원전 구체적인 준비방법

1) 입지선정 - 어찌보면 개원준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2) 자금조달&경영 - 각자 한의원 컨셉과 규모, 예상경비에 따라 대출규모를 설정하고 1년차, 2년차, 3년차 각각 년간 매출 목표치를 현실에 맞게 세우셔야 합니다.
3) 건물계약 - 재정적인 형편과 한의원 컨셉에 맞는 자리를 찾으셨다면 계약을 하셔야 겠지요.
4) 행정절차 - 개원시 이루어지는 행정절차도 많거니와 개원 후에서 자잘한 절차가 많으니 각종서식이나 자료들을 모아서 미리 내용을 어느 정도 숙지하고 계셔야 시행착오가 적습니다. 하찮은 것 같지만 행정적인 문제가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게 할 때가 많습니다. 진단서, 소견서, 의뢰서 작성 요령이나 대진 신고 방법 등도 청빈협을 통해서 미리 숙지해 놓으세요.
5) 인테리어 - 한의원 분위기를 결정하는 또하나의 중요한 부분이지요.
6) 의료기기&물품 - 컨셉과 치료 스타일에 맞는 의료기를 들여야합니다.

** 마케팅-광고는 후속편에 환자관리편에서 같이 언급하겠습니다.

1) 입지선정
개원해서 한의원 운영의 성패를 정하는 데 있어서 비로소 첫단추를 꿰는 것이 바로 입지선정입니다. 입지선정도 발품을 팔아서 직접 보고 느끼셔야 하는데요. 개원가이드 책이나 여타 다른 청빈협 게시글에도 입지선정에 있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대부분 생략하겠습니다. 단, 명심하셔야 할 것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본인의 외모, 공부분야, 치료스타일, 자금사정 등에 맞게 시골-도시부터 정하고 도시라면 하-중-상류층, 아파트촌, 주택가, 시장통 등으로 세분화시켜서 본인이 잘할 수 있는 자리부터 먼저 정하고 자리를 보러 다니시길 바랍니다. 환수가 많은, 약이 잘 나가는 등의 자리부터 보지 마시고 본인 스스로의 인테리어(이미지나 외모)나 공부방향, 특화방향에 따라 맞는 자리를 찾으시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자리에 본인의 스타일을 맞추려고 하지 마시고 본인의 장단점을 냉정하게 파악하셔서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자리를 찾으시라는 겁니다. 시골에서 환자를 많이 보고 돈도 꽤 벌지만 더 이상 발전 가능성도 없고 원장 성격에 맞지 않는 한의원을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억지로 운영하고 있는 선후배 원장님도 심심찮게 봅니다. 반대로 제대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덜컥 연고지나 대도시에 개원하셔서 고전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환수, 돈, 발전가능성, 여유시간, 학문적인 욕심 등)를 정확히 파악하여 목표를 잡으시고, 재정형편과 결혼을 하셨다면 배우자도 고려하셔서 적당한 개원입지가 될 수 있는 지역부터 선정하시고 그 안에서 자리를 보러다니시기 바랍니다.

몇 년 하시다가 뜨실 생각이시라면, 급하게 돈을 많이 벌 욕심이시라면 환수 많은 시골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그런 자리도 구하기 쉽지는 않지요. 그러나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고 들어가는 자리, 더군다나 신규개원을 하시겠다면 당장의 환수나 유동인구보다 발전 가능성을 보고 들어가십시오. 이 경우엔 주위에 한의원이 몇 개가 있고 많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위 한의원들이 어떻게 치료를 하고 어떤 환자들을 보고 있는지에 대해 먼저 아셔야 합니다. 개원하실 동네가 정해졌다면 미리 주위 한의원에 지인을 보내서 그곳 원장님 스타일이나 환자층, 분위기 등에 대해서 숙지를 하신 후 본인만의 색깔을 찾아서 그림을 그려 나가셔야 합니다. 미리 염탐을 하시라는 게 아니라 차별화된 나만의 무기를 갖추기 위함입니다. 예컨대 감기약 처방을 제대로 해 주는 곳이 없는 것 같다면 다양한 감기 처방을 준비하면서 감기환자 치료 시스템을 새로이 만들어 나가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개원 전에 직접 주위 한의원에 인사를 다니시며 다시 한번 본인이 느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직 젊으시다면 젊은 후배가 주위에 개원한다고 인사오는데 인상쓰실 선배 한의사분들 많지 않습니다. 만약 인상 쓰신다면 그 한의원은 볼 것도 없습니다. 따뜻하게 맞아 주실 때 탕전실도 구경해보고 이것저것 물어도 보시면서 많은 정보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예의상 인사라는 의미도 있지만 원장님 본인을 위해서입니다.

2) 자금조달&경영
이 부분도 중요한데 아직 전 경제적 관념은 많이 부족한지라 무어라 말씀드릴게 별로 없네요. 원칙만 말씀드릴께요. 년간 목표치를 세우시되 너무 무리하게 세우시진 마십시오. 특히 신규개원에 10년 이상 보고 개원하신다면, “난 빚 세 장 2년안에 다 갚겠다”라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신규개원은 개인차가 크겠지만 환수가 안정되기 시작하는 타이밍이 최소 1년 이상 걸립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안정된다 싶을 때는 3년 정도 지나야 합니다. 물론 광고와 특화빨 또는 진짜 실력이 좋으셔서 빨리 일어서시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빨리 일어서시는 만큼 한방에 훅가는(?) 경우도 많고 그런 성격의 원장님들은 한자리에 오래 못 계십니다. 저 같은 성격(?)의 원장님들은 개원해서 1~2년은 어렵더라도 자리탓, 직원탓, 환자탓 하시지 말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노력하신다면 충분히 언젠가는 자리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3) 인테리어
각자 취향에 따라 여러 인테리어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는데요. 전편의 글에서도 잠깐 언급을 했지만 원장위주가 아닌 고객위주의 인테리어를 하시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보기에 이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좋은 게 아닙니다. 병원 가실 때 고급스럽고 예쁜 공간에 반해서 가시나요?
인테리어시 한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공간이 대기실과 원장실인데요. 대기실이 지나치게 넓은 곳이 있는가하면 좁다 싶은 한의원도 있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는데요. 신규개원이고 초반이라면 대기실이 좁은게 낫습니다. 사람이 얼마 없어도 붐비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다면 대기실이 넓은 것이 대형 한의원 같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공간 짜실 때 초반엔 좁게 만들었다가 나중에 넓힐 수 있게 만들면 좋겠지요.
건물 인테리어보다 중요한 것이 원장실과 원장 외모 인테리어입니다. 잘생겨야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머리는 단정하게 가운은 항상 깔끔하게 넥타이는 꼭 매시고 원장실만큼은 감사패나 학회 회원증, 책 등으로 인간미와 신뢰감을 조성하십시오. 가운 자락에 때가 있어도 안됩니다. 담배를 피신다면 끊으시는게 좋되 피우실거라면 가글이나 양치는 기본이고 옷에 냄새가 베이지 않게 가운을 벗고 피고 오십시오. 고객에게 원장의 담배냄새가 나는 순간 그 고객은 멀어집니다. 점심식사 메뉴까지도 신경쓰셔야 합니다. 입에서 고기나 마늘냄새가 나는 것도 다 느껴집니다. 그렇게까지 까다로울 필요가 있겠냐구요? 여자들은 그런 세세한 것까지 다 보고 느낍니다. 부의 원장님들은 대부분 그렇게 해야지하면서 하는게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몸에 베여 있으십니다.
웃는 연습도 많이 하십시오. 거울 보시고 활짝 웃는 연습을 수시로 하셔야 합니다. 웃는 둥 마는 둥 웃는다면 안웃느니만 못합니다. 항상 미소를 띠고 계신다면 행패 부리고 싶은 PS들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습니다. 원장실 책상이 어지럽거나 책이 널부러져 있어서도 안됩니다. 아마추어 티를 내는 것이지요. 젊으신 원장님들은 나이가 좀 들어보이게 머리 스타일을 연출하셔야 겠지요.
보다 구체적인 인테리어 방법은 각자 한의원 위치나 원장님 스타일, 나이 등에 따라 다르겠지요. 시골은 아무래도 동양적인 엔틱한 분위기가 좋겠고, 도시라면 깔끔하게 세련된 분위기가 좋겠습니다.

4) 의료기기&물품
본인의 특화방향이나 치료 스타일을 생각해 보았을때 꼭 필요할 것 같은 기기는 비싸더라도 과감히 지르시구요. 그 외 자잘한 기기나 없어도 되나 있으면 좋은 정도의 기기들은 최소한의 것만 사셔야 합니다. 비싸고 좋아 보이는 물리치료기나 검사기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기계가 좋아서 고객이 많이 찾아온다면 그건 원장님만의 실력이 아닙니다. 옆 한의원에서 더 좋은 물치기를 더 많이 들인다면 바로 낭패겠지요. ICT를 붙여도, ABR검사를 해 드려도 원장님의 실력에 따라 활용도는 천차만별입니다. 근육학과 TP를 열심히 공부하셨다면 ICT붙이는 자리나 형태부터 다를 것이며 환자가 느끼는 만족도도 다릅니다. 정확한 변증과 알기쉬운 상담을 위해 노력하신다면 ABR의 활용도도 크겠지요. 검사기도 비싼 가격에 현란한 그래픽과 데이터로 유혹하는 기계들이 많습니다. 한의학적 진단과 변증, 상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무시하십시오. 처음에는 몇몇 환자를 끌 수 있을지 모르나 시간이 갈수록 활용도가 줄어들어 먼지가 뽀얗게 쌓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성장클리닉을 하면서 운동기는 10만원짜리 키짱 쓰면서도 운동기가 하루도 쉴 날이 없습니다. 운동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운동량이 부족한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 와서라도 20~30분 운동하고 가라는 의미라고 설명드리지요.
요컨대 나름 특화방향이 있으시고 어느 정도 트레이닝이 되신 상태시라면 거기에 맞는 고가 기계를 사셔도 되나, 특별한 특화 방향도 없고 시스템적인 트레이닝이 아직 미비하신 분이라면 최소한의 물치기와 검사기만 구비하시고 본인만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시면서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나머지 부분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언급드릴려니 거의 책을 한 편 내야 될 것 같아서 각자의 공부에 맡기겠습니다. 적고 보니 다 당연한 말을 괜히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당신만 힘든게 아닙니다. 내가 힘들면 다 힘들다고 생각하시고 힘들어만 하지 마시고 조그만 것이라도 자꾸 변화를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5. 환자는 어떻게 늘리지?

어떻게 보면 이번 글이 가장 중요한 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텐데요. 제목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순이익을 늘리는 방법이 아니라 환자수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환자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지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당신은 한의사로서 실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환자를 많이 볼 수는 있습니다. 환자를 많이 보다보면, 환자의 마음을 진심으로 얻으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실력도 따라오리라 생각됩니다.

나의 침술, 약처방 실력에 따라 환자가 찾아오신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환자의 마음을 얻고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다보면 실력은 저절로 쌓이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력이란 학문적인 깊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실력과 학문적인 깊이를 혼동하지 마십시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개원 초에는 광고가 중요합니다. 광고를 하라고 해서 돈많이 들여서 유별나게 하시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 곳에 한의원이 있다는 랜드마크를 확실히 찍으라는 얘깁니다. 이 때는 특화면 특화, 봉침, 추나요법, 피부미용 등이나 일요일 진료 등 타 한의원과는 차별화된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부분만 부각시키십시오. 비염, 아토피, 통증, 성장, 비만 등등 자질구레하게 알릴 필요 없습니다. 자리가 정말 좋아서 또는 원장 실력이 뛰어나다면 필요치 않을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 새로 한의원이 생겼다면 2~3년이 지나도 일반사람들은 모릅니다. 몰라서 못찾아온다는 겁니다. 예컨대 지금 당장 당신의 집근처에 피부과가 어디있나 기억나십니까? 아마 다 기억 못하실 겁니다.
비싼 버스, 택시, 지하철 등의 광고보다는 한의원 근처를 위주로 현수막, 전단지 등을 아낌없이 뿌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싼 광고일수록 이미지 광고라고 생각하시고 싼 광고는 한의원이 여기있다고 알리겠다는 정도로 생각하십시오. 이미지 광고는 환자수 20명선 정도가 유지되기 시작한다면 그 때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초기 20명선까지는 원장 실력보다는 개원발+자리+광고 효과라 보셔도 무방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환자수 20명선에서 치고 올라가느냐 하락하느냐가 원장 실력에서 나오는 건데요. 넓은 의미에서의 원장 실력은 다른 변수(직원관리, 인테리어, 자리, 마케팅, 광고 등)들도 포함되겠지만 이는 다른 편에서 언급했거나 할 것이고, 원장의 환자관리측면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장의 환자관리가 좁은 의미에서의 원장 실력이겠지요. 말한마디라도 더 붙여라, 항상 웃어라, 환자의 사소한 것 까지 잘 기억해라 등등의 기본적인 사항들까지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글도 무한정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요. 원장님들이 간과하기 쉬운 점 몇 가지만 언급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PS(까탈스런 환자)들을 오히려 내 한의원 홍보대사로 생각해라.
예의바르고 잘 웃어주고 쉬운 환자들만 오기를 바라십니까? 그런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 가도 쉬운 환자입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마음을 완전히 빼앗기 어렵습니다. PS들이 진상짓(?)도 많이 하지만 소문을 내도 PS들이 많이 내지요.
PS들을 유형별로 한 번 분석해 볼까요?

  • 말 많은 40~50대 아줌마
    자기가 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침 맞는 순간에도 쉴 새 없이 주깹니다~^^ 약 먹을 것도 아니고 상담 질질 끌다보면 다른 환자도 못 봐서 짜증나시죠? 이런 사람들은 어딜 가나 진상이라 생각하고 말을 제대로 안들어줍니다. 그럴수록 말이 점점 많아지구요. 말만 들어주고 맞장구만 실컷 쳐줘도 속이 후련하다고 다 나은 것 같다며 나가곤 합니다. 말을 빨리 자르려고 하지 마십시오. 혹자는 이런 환자들 말을 빨리 잘라먹는 게 포인트라고 하시는데요. 말을 빨리 자르려고 하고 내보내려고 한다면 그 사람은 자기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 더 심하게 하게 됩니다. 그럼 바쁘면 어떻게 잘라야 하냐구요? 이런 말많은 PS들은 반대로 VIP고객으로 생각하시고 나중에 조용한 시간에 따로 예약을 잡아서 한 30분 정도 얘기를 들어주세요. “지금은 제가 바쁘니까 아지매 담에 우리 날 잡아가 회포함 풉시더. 진맥도 꼼꼼하게 해 드릴께예~” 말 한마디면 순순히 돌아갑니다.

  • 여기저기 피 빼고 침 놔달라는 환자
    이런 환자들도 PS로 보이시죠? 물론 별난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정말 아파서 그런겁니다. 그 사람들이 괜히 피 빼고 침 놔달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원장님이 귀찮아하시는 것일 뿐. 원장님 본인이 아파서 다른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보시고 여기저기 치료해 달라 하는데 귀찮아하는 의사를 만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시면 쉽습니다. 아프다고 하면 “그거 별거 아닙니다. 어찌저찌하면 됩니다.”라는 멘트보다는 “그래 아파가 우짭니꺼? 많이 불편하시겠네예~ 내가 옛날에 그래 아파봐가 잘 압니다. 남들이 보면 꾀병같다 하죠? 식으로 마음을 어루만져 주세요. 정 바쁘시면 뜸이라도 한번 더 떠드리세요. 오히려 아픈데를 더 찾아서 한 개라도 더 봐 드려야 합니다. 바쁘면 안된다구요? 머리, 어깨, 무릎, 발이면 한번씩 만져드리고 뜸이라도 떠 드리면 됩니다. 괜히 다 낫게 해야 된다고 스트레스 받으셔서 귀찮아지시는 겁니다. 특히 여자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 이전에 관심입니다.

  • 이래라저래라 요구사항이 많은 PS
    특히나 말도 안되는 요구나 불만사항을 늘어놓는 사람들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불평, 불만만 늘어놓는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다른 병원은 5,000원 받는데 여긴 왜 10,000원 받느냐고 따집니다. 그러면 저희 병원 규정상 다른 분들도 다 그렇게 하는 것이라는 말은 하시되, 똑같이 그렇게 해야된다고 하지 마시고, 상대방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라고 먼저 물어보는 겁니다. 불평, 불만, 비판에 열심인 사람들치고 제대로된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래도 말 안통하는 사람이 난동까지(?) 부린다면 같이 싸우실 필요 없습니다. 싸우시면 원장님만 손해십니다. 조용히 영업방해로 경찰에 신고하겠다 하시고 경찰 부르시면 됩니다.

2) 환자 늘리기는 다단계입니다.
환자들 말 들어보면 나름 좋다고 소문은 난 것 같은데 왜이리 환자가 안올까요? 초진이 찾아와서 만족할만한 진료를 받고 간다면 그것은 본전입니다. 원장님들이 간과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한의원은 positive effect가 잘 퍼지면 소문이 잘 나서 환자가 는다고 생각하십니다. 어떻게 하면 드라마틱하게 환자를 잘 낫게 해서 소문이 날까라고 생각하시죠. 이는 마치 주식 초보가 떼돈 벌려고 한두종목에 올인해서 대박을 노리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겠지요. 단기간에 환수를 잘 늘리시는 분도 계실테구요. 하지만 한자리에 적어도 5년 이상 자리잡고 한의원 하시려면 단기간에 대박을 노려서는 안됩니다. 환자수가 늘고 층이 두터워지기 위해서는 negative effect를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잘 낫고 만족해 가신다면 본전입니다. 침맞고 약먹고 더 아프거나 잘 안낫는 환자들, 원내 서비스에 대한 불만 등의 negative effect를 얼마만큼 잘 관리해 나가시느냐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재진보다 초진에 더 신경쓰시는 원장님들도 많으신데요. 반대가 되어야 합니다. 오히려 초진 때는 본인이 갖고 계시는 카드를 다 보여 주어서는 안됩니다. 내원할 때 마다 서비스의 질을 차차 높여 나가셔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단골환자분이 식체나 좌섬요통 등으로 오랜만에 내원하셨을 때가 더 긴장됩니다. 간단하고 쉬울 것 같은 서비스에 약간이라도 미비함이나 섭섭함을 느끼게 한다면 단골환자분의 마음이 떠날 수 있습니다. 이는 잘 아는 친척이나 지인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친척이나 지인들이 진심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본다고 소개하기가 어렵습니다. 단골환자는 소개를 1명, 10명, 100명까지도 해 줄 수 있는 한의원 홍보대사라 생각하셔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초진환자 1명이 왔을 때 그 환자가 다른 소개 환자를 보내주지 않는다면 원장님은 그 환자관리에 실패하신거라 생각하십시오. 잘본다고 소개해줘서 왔다는 말에 우쭐하실게 아니라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3) 약 바꾸어주는 것이나 환불을 두려워마라.
당장 오늘 매출, 이번달 순이익이 머리속에 먼저 떠오르시면 약이나 돈환불해주실 때 무지 아깝습니다. 하지만 환불해 주시는 것에 대해 아까워하시고 두려워하시면 자신 있는 치료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시게 되는 것이죠. 물론 임상이 학창시절 의료봉사처럼 임상실습의 장은 아니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원장도 인간인 이상 실수가 있게 마련이고 모든 환자들에게 호전감을 줄 수는 없습니다. 약처방하실 때 분명히 이 약을 드시면 이런 증상들이 호전될 것이다라는 설명을 충분히 드린 후 기대만큼의 호전감이 없다면 오히려 원장님께서 먼저 약을 교환해 드려야 합니다. 약환자 해피콜도 원장이 직접 환자분께서 약을 다 드셔갈 때쯤 직접 하셔야 합니다. 여러 증상의 호전 정도를 체크하시고 기대만큼의 약효과가 있다면 앞으로의 치료 계획에 대해서 더 설명드리면 되고, 전혀 호전이 없다면 다시 약을 처방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난한 처방 위주로만 쓸 수 밖에 없고, 처방 실력이 향상되기도 어렵습니다.
처음이 전화상담하기 힘드시지 자꾸 하시다보면 의외로 약을 교환해 주어야 할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환자분들은 본인이 좋아진 증상은 기억 못하고 아픈 곳만 자꾸 기억하게 됩니다. 대부분 처음에는 물어보면 대부분 잘 모르겠다하시다가 이런저런 문진을 하다보면 그러고보니 좋아진 것 같다라고들 하시지요. 일단 직접 전화를 드리면 환자 본인의 주치의같다는 느낌을 주게 되는 효과도 큽니다.
하루에 고객분들과 전화를 몇 통이나 하시나요? 혹시 귀찮아하시지는 않으신지… 해피콜 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 있어서 여러 컴플레인, 궁금증, 치료 내용 등에 대해서 상담해 드릴 숙련된 실장급 간조가 있다면 좋겠지만 처음 개원시에 그런 직원을 쓰기는 어렵습니다. 계속 직원 교육을 시켜야 하겠지요.(직원 교육편에서 또 언급이 됩니다.) 아무리 숙련된 실장급 간조가 있더라도 다 커버할 수는 없습니다. 원장이 직접 환자분들과 전화 상담도 자주 하셔야 하고 원장과의 전화상담을 원하는 고객분들이 많을 수록 그 한의원에는 원장을 신뢰하는 고객이 많다는 뜻입니다.

4) 돈 안드는 광고를 적극 활용하라.
인터넷 홈페이지 비싼 돈주고 만들어서 놀리는 원장님도 많습니다. 비싼 돈 주고 만들 필요 없습니다. 홈페이지의 생명은 관리입니다. 끊임없이 질문글이 올라오고 바로바로 답변글을 달아주며, 한의학 칼럼이나 건강정보도 자주 업데이트해 주시면 됩니다. 환자없는 시간에는 원내 자료나 홈피 업뎃할 수 있는 글들을 만드시는 시간입니다. 따로 비싼 돈 주면서 광고하실 생각마시고 틈틈이 홈피나 원내에 올릴 건강정보나 자료를 만드시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며 더불어 원장님께서도 스스로 공부가 많이 됩니다. 아토피 애들 약만 지어보내지 마시고 기본적인 식습관, 생활습관 티칭자료 만들어 놓고 환자 체질과 증상에 따라 약간씩만 수정해서 약박스에 편지를 같이 보내시는 것만으로도 어머님들께서 느끼시는 정성은 천양지차입니다. 그러한 자료들을 틈틈이 만들어 나가시다보면 질환별로 치료프로토콜도 나름 정리가 되실 것이며 앞에서 언급한 치료시스템도 점차 만들어지실 것입니다.

5) 초진 젊은 남자환자의 마음을 뺏어라.
보통 한의원에 가족들을 데리고 오는 수순은 할머니가 침맞아보고 괜찮아서 자기 아들, 딸, 며느리, 손자를 데리고 오는 식입니다. 이런 경우는 어르신 강압(?)에 못이겨 오는 경우가 많고 꾸준한 재진으로 연결되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원장님들께서도 이런 경우에 더 신경을 많이 쓰실 겁니다.
하지만 재진으로 가장 연결될 것 같지 않는 젊은 남자 환자분들의 마음을 뺏으셔야 합니다. 보통은 허리나 발목염좌로 처음에는 많이들 내원을 하시죠. 치료 하시다가 목이나 어깨 뭉친 것도 같이 봐 드리고 건강 상태도 체크해 드리면서 상담해 드리다보면(젊은 남자 환자분들은 취미나 흥미 분야, 이를테면 정치, 스포츠, 직장생활 등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마음을 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에 대한 얘기도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부인, 자녀, 부모님까지 데리고 오게 됩니다. 은근히 남자들이 병원을 잘 안가지만 자기 몸에 대한 염려와 걱정도 많습니다. 약환자 해피콜을 하다보면 의외로 젊은 남자 환자분들이 가장 반응이 좋습니다. 한 가족의 가장을 공략하십시오!^^

사실 이번 편 글이 상당히 길어졌는데요. 더 언급할 부분도 많지만 중요도와 생각나는 것만을 추려서 서술했습니다. 후속 편에서 환자관리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나마 계속 언급이 될 것입니다.

6. 직원 채용과 교육

1주간 잘 지내셨는지요? 원장못지 않게 중요한, 또는 어찌보면 더 중요할 수도 있는 직원 채용과 교육편입니다. 기존 성공비결에도 좋은 이야기들이 많으니 그 외 언급되지 않은, 또는 다시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씀 몇 가지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한 말씀 드리지요. 내 한의원에만 갇혀지내다보니 원장 본인이나 직원들이 경쟁 병원보다 더 잘하고 있는 부분,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틈틈이 동료나 선후배 한의원에도 가셔서 유심히 관찰하시어 미비점을 잘 챙기시구요. 꼭 진료중에 찾아가지 않더라도 스터디하러 진료마감 후에 가서 마음만 갖고 유심히 둘러보신다면 찾아서 건질만한 것들이 꽤 나올 겁니다. 간조들도 친한 동료 한의사분께서 가까이 계시다면 하루씩 트레이드(?)해서 근무케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먼저 좋은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대부분 원장님들께서는 간조를 뽑을 때 외모, 성실성, 싹싹함 등을 우선적으로 보십니다. 과연 어떤 부분을 채용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요? 전편의 글 내용에서 이미 답이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꿈을 가진 사람입니다.
게으른 천재와는 일을 해도 성실한 바보와는 절대 일을 같이 할 수 없습니다. “최고보다는 최선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쟁사회에서는 최선보다는 최고가 되어야 합니다. 요컨대 꿈이 있고 머리가 좋다 싶은 직원을 채용하십시오. 경력이나 나이가 적을지라도 그런 직원은 빨리 배우고 한의원을 발전시켜나갈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직원을 채용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대부분 간조로 응시하는 아가씨들은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해서 아무 생각없이(?) 사는 애들입니다. 위에서 언급해 드린 기준으로 이력서를 검토하신다면 이력서 10장 중에 거의 8장 이상은 쓰레기통으로 갑니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간조일을 하려고 하지도 않겠고 100만원짜리 간조로 썩혀두기도 아까울 수도 있습니다.
바로 썩혀두기 아까운 인재를 채용하시든지, 아니면 100만원짜리 간조를 썩혀두기 아까운 유능한 인재로 교육을 시키셔야 하는 것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보고 뽑아야 할까요?

** 채용 **
남원장님들께서 특히 먼저 보시는 부분이 외모지요…^^ 외모는 준수한 정도가 되어야 하나 너무 예뻐서도 뚱뚱하고 못생겨서도 안됩니다. 너무 예쁘면 그만큼 얼굴값을 하게 마련이고 남원장님들께서는 제대로 부리시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예쁜 여자한테 약한 것은 남자의 본능이죠.) 또한 환자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줌마 환자들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됩니다. 여자는 늙어도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이뻐보이고 관심받기를 원하는 본능이 또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뚱뚱하거나 못생겼다면 매사 자존감이 낮거나 좌절감에 젖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니 오해는 마십시오.
부원장 경험 없이 바로 개원하신다면 초기에는 노련한 아줌마 간조를 채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처음 1년간은 오히려 배울 것도 많고 운영하기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줌마 간조는 길게 같이 가긴 힘듭니다. 위에서 언급한 꿈이 있는 사람이기도 어렵고 어느 순간 원장 머리 꼭대기에서 놀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이대는 제 경험상 23~28세 정도가 적당한 듯 싶습니다. 간조는 소모품이라고 생각하시며 자주 바뀌는 한의원도 있는데요. 5년이고 10년이고 오래 같이 갈 사람이라 생각하시고 잘 챙겨주시되 바꾸어야 되나라고 고민하시기 시작하신다면 미련없이 바꾸셔야 합니다. 단, 채용시에 적어도 1달정도 수습기간을 두면서 괜찮다 싶은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바꾸시다가 괜찮다 싶은 사람을 정했다면 내 사람이다라고 생각하시고 길게 끌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원장님 한의원 나름의 치료와 고객을 맞이함, 직원들의 업무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면 그 시스템이 완전히 신입간조의 뼈속까지 스며들어서 원장이나 다른 직원 눈빛만 봐도 움직일 수 있는 수준까지 가려면 6개월~1년 정도는 걸리는 것 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느 부분보다도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이 학력입니다. 확실히 4년제 정규대학 나온 사람들이 일을 시켜봐도 틀립니다. 인문계 고교 졸업과 4년제 대학 졸업자는 무조건 가산점을 주십시오.
그런 후 반드시 수습기간을 길게는 1달까지 둔다고 생각하고 1주일가량 써보면서 지켜보시되 아니다 싶으면 바로 바꾸셔야 합니다.

** 교육 **
교육의 왕도는 다른 게 없습니다. 자식 교육도 마찬가지이지만 본인이 솔선수범한다면 그대로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환자 없을 때 인터넷이나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내신다면 간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환자 없는 조용할 때 원장님께서 환자들을 위해 무언가를 자꾸 시도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신다면 간조도 절로 따라갑니다.
또한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셔야 합니다. 일단 꿈이 있고 키울만한 아이다 싶으면 “난 니가 100만원짜리 간조로만 쓰기 위해 채용한 것은 아니다. 니가 한의원을 얼마만큼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150만원짜리, 200만원짜리 유능한 실장이 될 수도 있다.”라고 끊임없이 세뇌시키고, 실제로 연봉계약시 얼마나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일을 했느냐에 따라 그만큼의 연봉을 줍니다. 단순히 청소 잘하고 뜸 잘 뜨고 시킨 거 잘하는 간조는 100만원짜리 기계일 뿐이지요. 그나마 그런 간조도 채용하기 힘들지만 채용과 교육에 더 신경쓰신다면 창의적이고 발전적인 유능한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간조복이 단순히 운만은 아닙니다. 간조도 원장하기 나름입니다.
신입이 들어와서 초기 교육 때는 원장님 한의원만의 교육 자료와 매뉴얼이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원장님이 직접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간조가 교육을 전담해야 합니다. 원장이 직접 지적하고 얼굴 붉힐 일은 거의 없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간조에게 직접적으로 오더를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고 환자에게 오더를 내립니다. 그게 무슨 얘기냐구요?^^ 환자에게 직접 이곳에 피를 빼고 뜸을 뜨고 침을 놓을거라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옆에서 또는 다른 베드에서 일하고 있던 간조가 듣고 그대로 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환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이다라는 것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한 심리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으며, 간조들은 원장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쫑끗하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환자와 대화만으로 간조들이 알아서 움직여 주어야 하고,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가르쳐 줄 순 없습니다. 간조가 기본 일머리가 있고 총명해야 하겠지요.

그 외 주의할 점을 몇 가지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2주에 한 번씩이라도 20분만 시간을 내셔서 반드시 직원회의를 하시기 바랍니다. 모두 모인 자리에서 칭찬할 것은 듬뿍해 주시고 개선할 점이 있으면 메모해 두었다가 얘기하시면 됩니다. 반드시 칭찬은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 지적할 사항이 있으면 따로 불러 조용하게 얘기하셔야 합니다.

@ 간조를 데리고 있는 동안은 내 가족같이 생각하십시오. 남친이나 남편 안부도 자주 물으시고 생일이나 기념일 따로 챙겨주고 몸이 안좋다 싶을 때는 약도 그냥 지어주시구요. 마음이 동하면 몸도 같이 따라옵니다. 원장이 간조 마음 하나 못 얻는데 어떻게 환자들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 점심식사를 같이 하시거나 회식 자리에서나 지나치게 간조와 친하게 지내시는 원장님들도 계신데요. 식사는 따로 하시고 회식자리에서도 1차 정도로 맛있고 값나가는 밥 한끼 쏘시면 됩니다. 원장만의 카리스마를 유지하시어 어느정도 직원들이 어려워 할 줄 알아야 원장님이 오더내리기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같이 재미있게 노시면서 인간적인 면도 보여주시는 것도 좋겠지요.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절대 안됩니다.

@ 차라리 내가 하는게 낫지하면서 간조가 할 일을 원장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못하더라도 자꾸 일을 맡기고 시키셔야 합니다. 원장 혼자 바쁜 한의원은 빈의는 벗어날 지 몰라도 절대 부의가 되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고 힘들더라도 할 일을 잘 가르치고 간조가 잠시도 쉴 틈이 없도록 업무를 자꾸 맡길 줄 아셔야 원장님이 환자들에게 쏟을 에너지를 그만큼 세이브하실 수 있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한의원 모습은 간조가 이리저리 휘젓고 다니며 한의원을 움직여가고 원장은 간조의 지휘 하에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금방 좋은 직원 뽑아서 걱정 잊고 편하게 진료보고 싶으시죠?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톱니바퀴가 착착 맞아들어가려면 제 경험상 원장과 간조 모두 1년 정도는 같이 손발을 맞추어 보아야 합니다.

잘 키운 간조 하나 열 실장, 코디 안부럽습니다!!!

P.S 사전제작된(?) 대본이 다 나가버리고 쪽대본(?)을 쓰고 있는 관계로 가면 갈수록 글 내용이 빈약해 지는 것 같습니다…ㅠㅠ 쪽대본으로라도 완성하지 않으면 언제 풀수 있을 지 몰라서 이렇게나마 정리해서 올려드립니다. 별 거 없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후배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7. 실력은 어떻게 쌓아나갈까?

개원을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실질적으로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기는 개원전입니다. 거기다 결혼 후 자녀까지 생기다보면 공부할 시간은 더욱 줄어듭니다. 물론 와이프가 전업주부로 내조를 잘 해주셔서 저녁에도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강의도 열심히 들으러 다니는 친구도 제 주위에 있습니다만 그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개원 전까지는 폭 넓은 공부를 하셔서 있는대로 무기를 많이 갖추어 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사암침, 사상방 쓰는 정도는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모든 환자들에게 그 침법과 약법만을 쓸 수는 없습니다. 정말 고수가 되셔서 오는 족족 다 잘 쳐내실 수 있으시다면 지금 제 글을 보고 계시지도 않겠지요. 더군다나 일반 침환자 위주의 한의원이 아닌 무언가 차별화되고 특화된 한의원을 운영하시기 원하신다면 한두 가지 무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여러 공부를 하시며 강의를 많이 들으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나는 어떤 환자가 와도 사암침으로 사상방으로 다 쳐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는 순간 개원하셔야 합니다. 김연아가 스핀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훌륭한 프로그램 자체를 만들 수가 없겠지요. 기본적인 원장님만의 침법, 약법이 존재해야 하며 그 외의 강의나 공부는 주무기를 더욱 견고하게 갈고 닦을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하셔야 합니다. 한의학 고수치고 이것저것 많은 침법과 약법을 쓰시는 분은 드뭅니다. 사암침을 쓰시더라도 동씨침, 체침, 평-화침, 아시혈, 봉독 등을 공부하다보면 사암침을 쓰시는 힘이 훨씬 달라지며 심지어 약법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단, 어떤 침법이나 약법을 공부하시어 임상에 적용하실 때는 그 이론이나 기술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며 한동안 그 이론과 기술만 파고드셔서 내 것으로 만들어보아야 합니다. 사암침 쓰시다가 봉독을 배우셨다면 사암침에 대한 감은 잃지 않을 정도로 하시며 한동안 봉독만 자꾸 써보고 연구해 보아야 내 것이 됩니다. 강의듣고 책 한 번 본 것으로만 끝난다면 나는 이것을 공부해 보았다라는 자기 위안에서 그치게 됩니다. 그렇게 하셔야 그 이론과 기술의 정수를 반만이라도 느끼실 수 있으며 원장님의 주무기도 더욱 빛날 수 있습니다. “이것 이렇게 해서 낫겠나? 이것은 다른 방법이 나을 것 같은데…“라는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이론이나 기술을 공부하시는 것은 마치 원장님이 환자를 보실 때 “이렇게 해서 나을까? 내가 지금 침 놓고 약쓰는 방법보다 더 나은 게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며 환자를 보시는 것과 같습니다. 믿음과 자신감이 없는 技術이나 藝術은 생명력이 없는 죽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제 경험상 환자수 추이를 분석해 드릴까요?
1) 조금씩 늘어가는 시점은 제 진료 시스템이 자리잡히게 되어 저나 간호사나 물흐르듯 환자를 잘 쳐낼 수 있을 시점입니다.
2) 환자수가 떨어지는 시점은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새로운 공부를 하거나 강의를 듣지 않으며 하던대로만 할 때이지요.
3) 공부나 강의를 통해 진료 시스템의 변화가 오게되면 일시적으로 환자수가 더 떨어집니다. 운동선수들이 폼을 바꿀 때 슬럼프가 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4) 새로운 기술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다시 환자수가 조금씩 늘어납니다.

통증 환자 잘 낫게 하고 싶으시다구요? 침환자 많이 보고 싶으시다구요?
대부분 동료 한의사들 통증 치료 잘하기 위해서 공부 열심히 하십니다. 침환자 빨리 낫게 하기 위해서 고민들 하시구요. 나만 열심히 공부하고 고민하는 것 아니고 남들도 다 합니다. 한의사에게 통증 치료는 기본입니다. 물론 기본에 충실하셔야 현란한 테크닉도 쓸 수 있으며 기본만 잘 하실 수 있다면 고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올림픽 대회에 나가야 하는 피겨선수입니다. 트리플 악셀만 죽으라고 연습한다고 그것만 가지고 메달을 딸 수는 없습니다. 얼마나 갖고 있는 기본기를 잘 다듬고 조합-적용해서 프로그램을 잘 짜고 예쁘게 보이느냐, 당일 컨디션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 운도 따라주어야 하고 심판들에게도 잘 보여야 하는 등 여러 변수가 많습니다.

한의원 침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목염좌, 견비통, 요통, 항강증 등등… 정상적으로 학교 졸업하셔서 국시 합격 하셨다면 환부에 아시혈 대충 꽂아도 낫습니다. 내가 잘 보면 옆의 한의원도 잘 봅니다. 단지 치료 기간과 환자 만족도 차이겠지요.
위에서 언급해드린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한의원 가서 치료받을 생각하는 질환의 환자를 잘 보는 것이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가 아닙니다. 남들이 잘 보지 못하고 양방에서도 어렵게 생각하는 질환들, 예를 들면 척추의 구조적 질환(척추관협착증, 측만증, 척추전방전위증 등)이나 두통, 이명 등의 내과질환, 신경정신과 질환(우울증, 조울증, 전환장애, 강박장애, ADHD, 틱장애 등), 스포츠 재활치료, 각종 난치병(암, 치매, 루게릭병, 하지불안 증후군 등), 턱관절 장애, 오십견 등등… 찾아보면 분명 한의학적인 진단과 치료법이 있는데 우리가 시스템화시켜서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요컨대 “통증 환자들 어떻게 하면 빨리 낫게하지”라는 편협된 시야로 공부를 하지 마십시오. 통증 잘 봐서 침환수 늘릴 수 있는 것은 기본이며 누구나 다 노력하는 것입니다. 동의보감, 의학입문에는 버젓이 진단과 치료법이 나와 있는데 이를 잘 적용해서 시스템화 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아직 많습니다. 또한 있더라도 일반인에게 충분히 홍보와 어필이 되지 않은 분야도 있고요. 그런 것들을 원장님이 원장님만의 치료 프로토콜과 시스템을 만드시며 환자를 늘리신다면 전체적인 한의학 파이도 더욱 커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이 어려운 것 아니냐구요? 전편에도 언급해 드렸지만 어렵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발전할 수 없습니다. 한의학서적 어디에 구체적인 진단과 치료법이 나와 있던가요? 우리가 적용하기 나름이며 그것이 한의학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위의 분야 중 하나를 나름 특화를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기존 임상 데이터나 메뉴얼, 논문 등이 거의 없어서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의 질환들 중 대부분 양방에서도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대증치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그들은 눈에 보이는 진단 장비가 있고 정형화된 시스템과, 부작용은 크지만 효과는 빠른 양약이 있으며, 그들만의 엠바고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의 영역이 훨씬 큰 것입니다. 우리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비, 시스템, 한약, 엠바고(홍보)를 갖출 수 있다면 그들과 맞서 충분히 이길 수 있으며 그런 시도를 계속 해 나가야 합니다.

각 질환별로 원장님만의 치료 방법과 시스템, 예후 설명, 식습관-생활습관-운동 티칭 자료, 환자 관리법 등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십시오. 처음 보는 환자, 어려운 환자라고 트랜스퍼하지 마시고 일단 부딪쳐 보십시오. 자꾸 부딪치시다보면 최소한 원장님이 그 환자를 직접 치료를 잘 해 드리지는 못해도 어떻게 하면 치료를 잘 할 수 있다 정도는 아실 수 있습니다. 환자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환자의 마음을 얻으실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원장님의 실력도 더욱 향상되실 것입니다.

P.S 글을 거의 1달만에 업데이트했네요. 처음에 글연재 시작할 때는 많은 내용을 담고 싶었는데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두 편 정도 더 올려드리고 끝을 맺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