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빙의 글 학교 - suwi bing-ui geul hagg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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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닐때 꼭 그런무리 있지 않는가.

일진은 아닌데 일진만큼의 영향력이 있는 그런 그룹. 내친구 주현이는 그런아이였다. 적당히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며 범접할수 없는 그런 아우라가 있었달까.

그런 주현이와 나는 오래된 친구였다. 그런데 주현이에 비해 나는 그저 평범하디 평범했다.

그냥 평범하게 학교다니고 평범하게 공부하며 평범한 차림으로 다니는 반에 한명쯤 있는 뭐 그런 아이. 주현이와 다닐때면 주현이 주위무리의 시선이 나에게 그닥 좋지 않는 눈빛으로 나에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기는 했다. 그걸 주현이 또한 알고있었고.

그러다 주현이에게 처음으로 그 무리의 한 친구를 소개받게 되었다. 정말 착한 친구라며 나에게 친해지라며 밝게 소개시켜주는 아이는 처음이였다. 그런데 나에게 처음으로 소개시켜주는 친구치곤 너무 가까이 붙어있었달까.

살짝 상기되어있는 주현이의 볼과 바짝 붙어있는 그 둘의 팔에 짐작은 갔다. 그둘이 어떤 사이일지는.

내 짐작은 예상대로였다. 주현이의 옆에 어떤 감정인지 모를 그저그런 무표정으로 서있는 그 남자아이는 역시나 남자친구였다.

이름은 민윤기라고 했다. 어쩜 이름도 윤기냐며 주현이는 남자친구가 없을때면 항상 윤기의 자랑을 퍼붇곤 했다. 그럼 나도 그녀의 말에 적당히 호응을 해주었겠지.

서로 윤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둘의 첫만남도 우연찮게 알게 되었다. 주현이 플러팅을 계속해서 했으며 고백은 주현이, 윤기는 그런 그녀를 받아주었다는 뭐 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주현이와 같이 다니며 내가 관찰한 민윤기는 하얬다. 정말 말 그대로 새하얬다. 그런데 새하얀 피부와는 대조되는 그의 까만머리와 까만 눈동자. 그게 뭐라 형용할것 없이 잘 어울렸다.가끔 그가 친구들과 있을때 정말 희박하게 보여주는 그의 미소는 말로 설명할것 없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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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그 예쁜 미소를 참 좋아했다. 항상 닫혀있는 앵두같은 그 입술이 살짝열려 흰치아가 살짝 보이는 그 미소를 나는 애써 눈에 담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데 그런 부단한 노력이 무색하게 왜 민윤기는 나에게 자꾸 다가오는 것인지. 밀어낼수 없다는 것을 다 안다는 듯이 나에게 다가왔다.

주현이가 앞에 있음에도 왜 나에게 더 다정하다는 듯이 눈빛을 보내는것인지 내가 주현이의 눈치를 보느라 더 애먹었다.

윤기야 이거 아까 매점에서 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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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같이 매점갈래?

옆에서 단단히 화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는 보이지도 않는건지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한채 낮은 저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그 음색에 주현이는 눈에 보일것도 없이 설렜다면 내가 미친걸까.

그러다 셋이서 주현이의 집에서 모둠과제를 하던날이였다.

여보세요.

......알겠어.

주현이의 엄마인지 바쁘게 일이생겨 잠시 물건을 가져와달라는 그녀의 엄마부탁 때문에 어쩔수 없이 잠시나갔다오겠다며 미안해하는 주현이의 말을 윤기가 괜찮다며 갔다오라는 말을 했다. 그가 이렇게 빨랐던가. 주현이는 그의 말에 급히 물건을 챙겨 집을 나섰다.

속으로 나는 단둘이 있으면 어색해서 어쩌지. 정적은 어떻게 채우나 하는 그런 복잡하고 난잡한 고민을 했다. 그런데 자꾸만 나의 손을 잡아오는 그에 정적 때문이 아니라 심장이 터져 뒤지는줄 알았다.

애써 닿는 그의 손을 무시하고 자료조사를 하고있었을까. 달달 떨리는 손으로 키보드를 눌러가며 그의 시선또한 피하고 있는 그때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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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피해.

뭘.

왜 자꾸 모르는척 하냐고.

........ 그럼 넌 나한테 왜 그러는건ㄷ..

너도 알고있는거 아니였나.

뭐?

너도 내가 주현이가 아니라 너 좋아하는거 알고 있는거 아니였냐고.

이걸 지금 자기 여자친구 집에서 이렇게 말한다고? 당혹감과 함께 당황스러움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이겨내는 설렘이 몰려오는 내 자신이 싫어지는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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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통 무슨 생각을 할수 없는 그의 까만 눈동자가 감기며 나의 얼굴 가까이 다가오는 그의 숨결에 나는 도무지 어떠한 행동을 취할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