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5년차 폐 - heub-yeon 5nyeoncha pye

18세 때부터 하루 한 갑 이상 흡연을 했던 이종만(51)씨. 2008년 처음 받은 건강검진 때 폐의 작은 주머니들(폐포)이 늘어나거나 터지는 ‘폐기종’ 진단을 받았다. 금연을 하지 않으면 폐가 딱딱하게 굳어 죽을 수도 있는 상황.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보며 이씨는 금연을 결심했다. 담배를 끊으면서 이씨의 몸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금연 1년 만에 몸 안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12ppm에서 4ppm으로 떨어졌다. 성인의 일산화탄소 수치가 5ppm 이하면 건강 상태로 판단한다. 금연 3년이 지난 지금 이씨는 3시간 정도 등산을 거뜬히 소화한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신이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어야하는 이유

흡연 5년차 폐 - heub-yeon 5nyeoncha pye

맥박·혈압, 금연하면 가장 먼저 정상화

금연을 하면 얼마나 빨리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효과는 맥박과 혈압의 정상화다. 혈관 수축작용을 하는 니코틴 공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혈관이 탄력을 되찾으면서 혈관질환의 위험도 줄어든다. 전남대 예방의학과 신민호 교수팀이 50대 이상 남성 2517명을 대상으로 금연의 말초동맥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금연자는 흡연자보다 말초동맥질환 발생 위험이 2배 정도 낮았다(『BMC 공중보건지 2011년』). 말초동맥질환은 다리혈관이 막혀 다리 저림이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담배를 끊으면 피부색도 돌아온다. 서울백병원 금연클리닉 김철환 교수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일산화탄소가 아닌 산소와 결합하면서 피부에 산소나 영양분을 잘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담배 연기에 포함된 아세톤·포름알데히드 같은 독성물질도 피할 수 있다.

입 냄새도 사라진다. 담배 연기 속에 포함된 유해물질은 구강 내 세균과 결합해 악취를 유발한다. 하지만 금연을 하는 순간 유해물질의 양이 줄어든다. 삼성서울병원 치주과 계승범 교수는 “잇몸이나 치아에 붙어 있던 니코틴·타르 찌꺼기가 사라지면 치주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연은 구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

30세 이상 흡연 남성, 암 확률 금연자의 1.49배

금연 후에는 호흡기 감염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감소한다. 보통 금연 1년 안에 폐의 점액질이 늘어난다. 몸이 스스로 재생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증진센터 금연클리닉 이진영 교수는 “금연 한 달이 지나면 환자는 호흡하기가 편하다는 것을 인식할 정도로 폐기능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암 발생 위험도 줄어든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1980~2004년 ‘간호사건강연구 ’에 참여한 여성 10만 4519명의 금연 후 건강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담배를 끊고 5~10년이 지났을 때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사망할 위험이 흡연자보다 18% 낮았다.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도 금연 5년 안에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은 방광암에 걸릴 위험도 줄인다. 방광암은 담배 연기 속 ‘아미노비페닐’이라는 발암 성분이 유발한다. 2008년 미국비뇨기학회지에 따르면 금연을 하면 이 발암물질이 들어오지 않아 금연 4년 안에 방광암이 생길 위험이 40%까지 감소했다. 구강암의 원인 물질도 피할 수 있다. 침에는 우리 몸을 암으로부터 보호하는 항산화물질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담배 연기와 침이 만나면 구강암의 원인이 되는 해로운 화학성분으로 바뀐다는 연구 결과가 2004년 영국암학회지에 발표됐다.

국립암센터 윤영호 박사는 2005년 흡연과 암 발병률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는 “당시 30세 이상 흡연 남성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위험이 1.49배 높았다”며 “흡연 기간이 길어지면 암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지므로 하루라도 빨리 금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권병준 기자

흡연 5년차 폐 - heub-yeon 5nyeoncha pye
니코틴이 폐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범인은 타르다. ⓒ Unsplash

모든 폐암 진단의 약 85%가 흡연에 의해 유발된다. 하지만 흡연은 실제로 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폐 손상은 담배를 필 때 연기를 들으마시면서 시작이 될까 아니면 몇년 동안 담배를 핀 후에 손상이 될까. 엠디앤더슨 암센터는 담배의 폐 손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폐 손상의 원인은 타르 

니코틴이 폐 손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범인은 타르다. 니코틴이 중독성이 있는 물질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25세 이전에 이 화학물질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하면 주의력과 학습능력, 기분, 충동 조절을 조절하는 뇌의 일부를 영구적으로 바꿀 수 있다. 흡연을 통해 얻은 니코틴은 훨씬 더 중독성이 있다.

하지만 니코틴이 병을 일으키거나 폐를 손상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 피해는 실제로 타르에 의해 발생되는데, 타르는 담배에 들어 있는 화학 물질 중 일부가 타서 함께 녹을 때 생기는 검고 끈적끈적한 물질이다.

전문가들은 담배 연기가 7,000에서 8,000개의 다른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그 중 약 70개는 발암물질이다. 그래서 담배 연기를 들이마실 때마다 폐의 섬세한 내벽을 발암물질로 목욕시키는 것과 같다.

흡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폐를 손상시킨다. 그리고 그것은 영구적이다. 폐에는 폐포(허파꽈리)라는 약 5억 개의 작은 공기 주머니가 있는데, 이것은 사람이 숨을 들이쉬는 공기로부터 산소를 끌어내고 숨을 내쉴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흡연은 공기주머니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를 죽임으로써 공기주머니를 파괴한다.

신체의 많은 부분은 손상을 입으면 스스로 치유된다. 하지만 폐 조직은 다시 자라지 않는다. 한 번 없어지면, 영원히 없어진다. 폐포의 손상도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 그리고 폐 조직이 손상되면서 섬유질이 많아져서 사람들이 매번 흡입할 때마다 폐를 완전히 사용하기가 어려워진다. 폐 조직의 감소와 팽창의 감소는 필요한 모든 곳에 도달하는 산소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숨이 차기 시작할 때까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일은 조용히 일어난다. 그래서 흡연자들은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 상태로 계속해서 폐를 손상시킨다. 폐에는 수백만 개의 폐포가 있다. 폐포가 완전히 손상되기까지는 15년에서 20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발병하면 되돌릴 수 없다. 

금연은 폐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흡연이 폐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두려울 수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늦은 나이라도 금연을 하는 것은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흡연은 수명을 10년에서 15년 단축시킨다. 하지만 30세에 금연하면 거의 모든 것을 회복할 수 있다. 담배를 끊은 지 1년이 지나면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4년 후에는 비흡자와 동일하게 돌아온다. 금연 후 5년이 지나면 흡연으로 인한 암 발병 위험이 50%까지 떨어지며, 15년이 지나면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는 사람과 동일하게 돌아온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영국·일본 연구진 게재…"금연하면 마법처럼 소생"

영구적 손상설 부정…"소수 건강한 세포가 자라나 손상분 대체"

흡연 5년차 폐 - heub-yeon 5nyeoncha pye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폐암 조직 표본. 네이처는 폐가 금연 직후에 흡연에 따른 손상을 치유하기 시작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무려 40년 동안 줄담배를 피워온 사람도 지금 담배를 끊으면 손상된 폐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30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과 일본 연구진 21명은 "일단 금연하기만 하면" 폐가 흡연으로 인한 암유발 유전자 변이를 고칠 수 있는 마법 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내용의 논문 '흡연과 인간 기관지 상피조직 변화'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했다.

지금까지 폐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 변이는 한번 발생하면 영구적이며 금연 이후에도 그대로인 것으로 여겨져 왔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주목을 받는다.

연구진은 흡연에 따른 손상을 피한 소수의 세포들이 폐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효과는 금연 전 40년 동안 매일 한 갑의 담배를 피운 환자들에게서도 확인됐다.

흡연 시 발생하는 수천 종의 화학성분은 폐 세포의 DNA를 오염시키고 돌연변이로 만들어 서서히 건강한 세포에서 암세포로 변환시킨다

실제로 흡연자의 기도에서 채취한 세포의 압도적 대다수는 담배 때문에 최대 1만 가지 유전적 변화를 포함한 세포들로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5년차 폐 - heub-yeon 5nyeoncha pye

'새해에는 금연' 동기가 충만한 시절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구에 참여한 케이트 가워스 영국 런던대 박사는 "이는 일종의 미니 시한폭탄으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다음 타격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수의 세포는 손상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 세포가 흡연으로 인한 대대적인 유전적 손상을 어떻게 피하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이들 세포가 일종의 핵폭탄 충격을 피할 수 있는 벙커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이 금연할 경우 바로 이들 세포가 자라나서 폐의 손상된 세포들을 대체한다는 게 이번 연구결과의 골자다.

담배를 끊은 사람들은 최대 40% 정도의 세포가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의 세포와 똑같아 보였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생어연구소의 피터 캠벨 박사는 "전혀 기대하지도 못한 발견"이라며 "어떤 세포들의 경우 일종의 마법과도 같이 기도의 내벽을 보충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폐 기능이 금연으로 정확히 얼마나 회복되는지는 더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영국 연구재단인 'UK 암연구'의 레이철 오리트 박사는 "담배를 끊는 사람의 경우 혜택이 두배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정말로 금연 동기를 유발한다"고 평가했다.

오리트 박사는 금연 덕분에 흡연과 관련된 추가적인 폐 손상이 예방되고 기존 손상분을 대체하는 더 건강한 세포가 들어차 균형을 잡으면서 폐에 치유 기회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흡연 5년차 폐 - heub-yeon 5nyeoncha pye

금연 슬로건 [서울아산병원 제공]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1/30 11: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