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정리 - hyegyeong-gung gimssi jeongli

혜경궁 김씨 정리 - hyegyeong-gung gimssi jeongli

'혜경궁 김씨' 경찰 조사 마치고 귀가하는 김혜경씨 /사진=연합뉴스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주인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경찰이 결론 지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혜경씨를 19일 오전 수원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

김씨는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_hkkim)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6년 7월 중순 분당 거주자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이동통신사 고객 가운데 전화번호 끝자리가 '44'인 사람은 김씨가 유일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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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 사건 정리 /사진=YTN

세간에 알려져 온 트위터 계정에는 과연 어떤 글이 올라왔길래 이례적으로 수사기관이 계정주까지 찾아나서는 일이 벌어졌을까.

문제의 계정은 지난 2013년께 활동을 시작한다. 이 계정이 처음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 지사의 친형인 재선 씨(작고)였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재선 씨와 사이가 틀어지자 이 계정은 재선 씨를 겨냥한 각종 비난 글을 올리며 SNS상에서 종횡무진으로 활동했다.

"왜 자꾸만 새누리당 국회의원 선거운동 문자 보내고 난리야? 정신병자가 운동해주면 잘도 되겠네", "이재선? 제정신 아니죠?",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킨 건 이재선의 처와 딸인데 이 시장에게 덮어씌우는 이유는?", "이재선은 왜 이 시장의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려 했는지 밝혀라" 등의 글을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집중적으로 올렸다.

이 계정은 당시 재선 씨는 물론 이 시장을 비판하는 다른 네티즌들에게도 가차 없이 말 폭탄을 날리고 이 시장에게는 꾸준히 지지의 글을 보내며 온라인 '호위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문제는 이 시장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설 정도로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선거판이 벌어지면서부터다.

계정은 "문재인이나 와이프나…생각이 없어요. 생각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소원이냐? 미친 달레반들", "걱정 마 이재명 지지율이 절대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 테니", "문재인이 아들도 특혜준 건? 정유라네", “문제 많은 문죄인” 등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또 과거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문 후보 대통령 되면 꼬옥 노무현처럼 될 거니까 그 꼴 보자구요"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글마저 서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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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표명 위해 집무실 향하는 이재명 지사 /사진=연합뉴스

올해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는 당내 경쟁자이던 최성 전 고양시장을 향해 "문돗개", "문따까리"라고 조롱하고 전해철 의원을 겨냥해서는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 갈 거면서"라고 비난하는 등 이 지사와 상대하는 인물이라면 당 내외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공격했다.

이때 네티즌들이 댓글로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와 연결지으면서 문제의 계정 '정의를 위하여'는 세칭 '혜경궁 김씨'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래서 이 지사 측은 '혜경궁 김씨'가 결국 이 지사를 프레임에 가두어두려는 시도였는데, 결국 경찰이 그 연장선에서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를 계정주로 낙인찍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계정주 논란을 떠나 이 계정이 생산한 글 중에 세월호 관련 부분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었다.

세월호를 공격의 도구로 삼은 막말은 이 지사 지지자들을 제외한 사실상 진보진영 전체와 등을 돌린 격이 됐다.

문제의 계정은 이 지사를 비판한 네티즌들에게 "당신 딸이 꼭 세월호에 탑승해서 똑같이 당하세요~ 웬만하면 딸 좀 씻기세요. 냄새나요~", "니 가족이 꼭 제2의 세월호 타서 유족 되길 학수고대할게~"라고 막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일제히 이재명 지사의 지사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19일 오전 입장을 발표한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이 지사가 출근길인 오전 8시40분, 도청 신관 입구에서 트위터 계정 소유주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혜경궁 김씨'는 트위터에서 아주 열성적으로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를 지지했던 의문의 인물을 네티즌들이 쉽게 부르기 위해 붙인 호칭이다.

말이 의문의 인물이지, 이재명의 아내 김혜경으로 거의 확정되어가고 있다.

이 트위터 사용자는 @08__hkkim(정의를 위하여)라는 계정으로 활동했었다. (계정은 2013년 만들어졌다.)

즉, 부르기 힘든 아이디(08__hkkim)보다 입에 딱 달라붙는 혜경궁김씨로 불리게 된다.

이 계정엔 수많은 글들이 올라왔는데 내용이 참 가관이었다.

친형 이재선씨,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친문계 인사 등 명예훼손, 모욕, 허위사실 유포, 세월호 참사 고인 및 유족 모욕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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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들이 수도 없이 많아 일부만 올렸다.  물론 자신과 반대되는 생각, 입장을 가진 사람을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런데 '비판'이 아니라 정도를 넘은 비하와 막말이었다. 비난의 대상은 이재명과 관련된 주변사람들.

같은 당사람이라도, 가족이어도 상관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내뱉을 수 없는 말들.

궁금증이 많은 네티즌들은 생각했다. 도대체 누굴까? 아이디가 이재명 아내 이니셜과 비슷하네?

설마....우리가 한번 조사해보자!

발빠르고 손빠른 네티즌들은 계속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했다.

심지어 혜경궁김씨가 이재명과 트위터로 서로 여러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것도. 몇 년간을.

물론 SNS로 국민들과 소통하길 좋아하는 이재명에게도 물어봤다. 혜경궁김씨가 누구냐고.

그런데 이재명은 입을 다물었다.

네티즌들의, 트위터계정 주인이 이재명 아내라는 의심은 점점 커지게 되고 논란도 커지자,

이 나라엔 답이없다는 트윗 글을 마지막으로 계정을 삭제하고  혜경궁김씨는 트위터에서 사라졌다. ( 2018년 4월 4일 )

트윗계정을 삭제하기 전,

'...나를 사모님으로 몰아 이재명죽이기 하는데 니들 그러다 천벌받는다.' 하며, 경고를 날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당시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이재명과 같은 민주당 경선주자였던 전해철은

당 전체의 선거이미지에 피해를 주고있다며 이재명에게 이에 대한 공동조사를 요구하였으나 그는 답이 없었고,

전해철은 결국 2018년 4월 8일, 혜경궁김씨를 경기도 선관위에 고발한다.

(혜경궁김씨는 전해철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비방글을 트위터에 올리곤 했다.)

이후 경기도 선관위는 이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했고 수원지검과 경기남부경찰청는 수사를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런저런 의혹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측은 이를 모함이라고, 자기 아내는 절대 그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였고,

많은 사람들은 이를 믿었다. 제기되는 이 의혹들은 모두 반대세력들의 이재명죽이기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재명은 자신과 관련된 모든 루머들(김부선 스캔들, 성남조폭 연루설 등)을 이겨내고 경기도지사로 당선되었다.

그래도 경찰수사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2018년 11월 17일. .

경찰은 혜경궁김씨가 이재명 아내 김혜경이라는 수사 결론을 내린다.

#경찰수사 결과, 혜경궁김씨가 김혜경이라는 스모킹건(=결정적증거)

1) 2014년 1월 15일, 김혜경이 본인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재명  대학입학사진이 10분 뒤 혜경궁김씨 트위터에 올라옴.

  또 10분 후 똑같은 사진이 이재명 트위터에도 등장.

2) 2013년 5월 18일, 이재명이 트위터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영정사진을 올렸는데 혜경궁김씨가 다음날 이를 리트윗.

  이로부터 13분 후 김혜경이 본인 카카오스토리에 캡쳐사진 게시. 그런데 캡쳐된 시각이 리트윗한 시각과 같았다.

3) 혜경궁김씨 트위터 글이 2016년 7월까진 안드로이드에서 작성됐는데 이후엔 아이폰으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김혜경의 폰 교체시점도 이때였다.

4) 혜경궁김씨의 트위터계정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와 똑같은 daum 아이디(khk631000)가 발견됨

- 그런데 이 다음 아이디의 마지막 접속지가 이재명의 집이고 지난 4월, 경찰수사가 시작된 직후 탈퇴됨.

( 예전에 이재명은 혜경궁김씨로 불리는 트위터계정 08__hkkim에 대해, 자기 아내이름 영문이니셜은 hk가 아니고 hg로 쓴다고 했었음

 이재명의 비서가 트위터계정의 g메일 아이디 khk631000은 자기가 만들었다며

 이재명 아내는 이 이메일의 존재 자체도 몰랐을 거라고 했었음)

- 그런데 이번 다음ID 마지막 접속지가 이재명 자택이라는 건 ?

이번에 나온 증거를 보면, 아내 김혜경씨가 아니더라도 최소 이재명 자택을 드나든 사람이라는 추론을 할 수 있다.

                     (스모킹건은 사건해결을 할때 나온 결정적 증거라는 뜻. 살해현장에서 총을 들고있는 용의자의 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면 이는 그가 살인범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는 ,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셜록홈즈시리즈에서 유래한 말)

5) 2015년 1월 28일, 10시 24분 혜경궁김씨 트위터에 JTBC트위터계정 글이 리트윗 됨.

그런데 그로부터 1분 후, 김혜경의 카카오스토리에 같은 글이 올라옴.

   위에 쓴 1)의 경우와 아주 비슷하다.

6) 혜경궁김씨 트위터에 등록된 g메일 아이디 khk63100이 DAUM뿐만 아니라 네이버에도 존재했음.

'ljmkhk63100'이라는 아이디로. 이니셜 ljmkhk는 딱 봐도 이재명김혜경으로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 아이디 역시 수사가 시작된 지난 4월 탈퇴 처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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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여전히 아니라고, 자기 아내는 무고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모든 정황증거가 과연 우연일까? 정말 누군가의 모함일까?

그러기엔 수상한 점이 너무 많고 이재명이 그동안 아니라며 해왔던 해명들은 수사결과와 상반된다.

이제 그가 하는 말들이 다 거짓같아 보이기 시작한다.

김부선 스캔들 등 이재명 관련 의혹들에 대해서 이 모든 걸 , 이재명죽이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니.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는데 그에 대한 소식을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앞뒤가 다른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정을 '누군가'에게 도용당했다고? 그 '누군가'가 이재명은 아닐까?

계정 주인과 글을 쓴 사람은 자기 아내가 아니라고?  그 주인과 글쓴이는 사실 이재명이 아닐까? 김혜경은 이를 알면서 묵인하고.

그러면 이재명의 변명이 맞아떨어지는데 말이다.

물론 아직 확실히 밝혀진 건 아니니 검찰수사결과를 좀더 기다려봐야 한다.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혜경궁김씨가 정말 그의 아내인 게 확실히 밝혀진다면,  이재명의 정치인생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혜경궁김씨가 싸질렀던 글들, 그동안의 거짓말들이 진짜 거짓말임을 깨달은,

아직까지 이재명을 믿고싶어하는 국민들은 제대로 뒷통수 맞은 기분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