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THE 발음 - ilbon-in THE bal-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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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THE 발음 - ilbon-in THE bal-eum
맥도날드

[아시아엔=심형철, 이선우, 장은지, 김미정, 한윤경 교사] “일본사람들은 왜 이렇게 영어를 못해요? 영어발음이 너 무 이상해요.” 이런 말 많이 하지? 일본인의 독특한 영어 발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같아. 영어단 어 ‘Apple’을 우리는 ‘애플’이라고 발음하고 일본인들은 ‘アップル[압뿌루]’라고 발음해. 사실 ‘apple’의 발음은 ‘애플’ 도 ‘압뿌루’도 아니잖아? 이렇게 같은 단어를 서로 다르게 발음하는 이유는 각자의 모국어 음운 체계에 맞게 외래어 를 받아들이기 때문이야.

일본어의 음운 체계가 어떻길래 ‘apple’이 ‘압뿌루’가 된 걸까? 여기서 일본어의 음운 체계를 간단히 살펴볼까?

어려운 이야기는 접어두고 최대한 쉽게 설명할게. 먼저, 일본어는 모음의 개수가 한국어나 영어에 비해 굉장히 적은 편이야. 영어의 모음은 17개, 한국어는 21개인 데 반해, 일본어는 ‘아이우에오’ 겨우 다섯 개야. 따라서 다른 언어와 같이 다양한 모음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있지.

둘째, 일본어는 자음 뒤에는 반드시 모음이 나와야 하는 규칙이 있어. 말은 소리의 마디, 즉 음절로 나눌 수 있는데 음절은 모음을 중심으로 나뉘어. 자음은 모음과 결합하여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자음은 모음의 앞에 붙기도 하고 뒤에 붙기도 하고, 앞뒤 모두에 붙기도 하고, 모음만 단독으로 올 수도 있어. 예를 들면 이런 식이지. 아전인수 (아=모음, 전=자음모음자음, 인=모음자음, 수=자음모음)

반면, 영어는 모음 하나에 여러개의 자음이 붙을 수 있어. student를 예로 들어볼게. student[stjuːdnt]는 모음이 하나 뿐이고 앞뒤로 자음군을 이룬 단어야. 굳이 한글로 옮겨 보 면 ㅅㅌㅠㄷㄴㅌ가 되지. 하지만 일본어는 자음 하나 모음 하나가 꼭 짝꿍을 이뤄야 해. 따라서 영어인 student를 일본어로 옮기면 각각의 자음에 모음 짝궁을 붙여줘야 하기 때문에 スチュ-デント(스츄-덴토) ㅅㅡㅌㅠㄷㅔㄴㅌㅗ 와 같 이 변하지. 이런 현상을 모음삽입현상이라고 해. 일본어의 이런 특징 때문에 영어에서 한 음절인 단어 student가 일본어로는 모음이 4개인 4음절 단어 スチュ-デント(스츄-덴토) 가 되는 거야.

같은 이유로 일본어에는 받침이 올 수 없어. 받침은 자음으로 끝나는 거잖아? 예를 들어 ‘눈(ㄴ+ㅜ+ㄴ)’과 같은 단어는 자음 모음 자음의 순서로 자음으로 끝나지? 이렇게 자음으로 끝나는 소리를 폐음절이라고 하는데, 일본어에는 이런 폐음절이 없어(예외, ん). 따라서 cream과 같은 단어는 한국 어에서 ‘크림’이라고 쓸 수 있지만, 일본어는 ‘림(ㄹ+ㅣ+ㅁ)’, 처럼 자음으로 끝날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자음 뒤에 모음이 하나 더 붙어서 クリ-ム(ㄹ+ㅣ+ㅁ+ㅜ), ‘크리무’가 되는거야. 이런 방식으로 김치가 기무치, 갈비가 가루비가 되지.

이처럼 일본어의 경우 상대적으로 모음의 개수가 적고, 자음이 단독으로 올 수 없기 때문에 마꾸도나루도 같이 영어의 본래의 발음과는 완전히 다른 일본식 외래어가 되는 거야. 일본어와 한국어와 영어는 서로 다를 뿐이야. 영어 발음 과 얼마나 유사하게 표기할 수 있는가에 따라 언어의 우열을 가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 이제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이 이상하다고 비웃지 말자. <출처=지금은 일본을 읽을 시간>

일본인의 어학 능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대 사회의 일본인들은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될 때까지 최대 12년 정도의 오랜 기간에 걸쳐 영어를 학습함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거의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2020년에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 2025년의 오사카 만국 박람회 일정이 점차 다가옴에 따라 선진국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 일본에서도 빠르게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어학 능력에 있어서는 일본이 인근 아시아 국가나 유럽 국가 등 선진국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뒤처져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영어 이외의 교과 과목을 통틀어 잘하거나 못하는 것은 당연히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야든 척척해내는 사람도 있지요. 그러나 일본인의 영어 실력은 학교 수업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사람조차 일상 회화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본 칼럼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라 일본의 학교 교육을 받고 독학으로 영어를 습득한 필자가 그 과정에서 느낀 일본인과 영어와의 관계, 그리고 그 위화감에 관해 정리한 것입니다.

1. 시험 성적에만 연연하는 일본의 영어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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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th Rasur / Shutterstock.com

일본의 교과 과정 중 영어 교육에서 가르치는 분야는 기본적으로 ‘읽기’와 ‘쓰기’뿐. 이조차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학습에 불과하며, 실제로 ‘말하기’, ‘듣기’와 같은 실천적인 분야에 할애하는 시간은 극히 적습니다. 즉 일본의 영어 교육에서는 사실상 수업에서 배운 것을 활용하거나 실제로 쓰이는 용법을 올바르게 배우기 위한 방법이 현저하게 결여되어 있습니다.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수업에 긴 논문 형식의 지문을 도입하기도 하나 실용적인 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때로 소설의 일부를 인용해서 이를 바탕으로 질문을 만들고 학생들에게 정답을 유도하지만 이는 문장 독해 능력과 관용어 등의 지식 학습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일 뿐, 정작 영어를 본질적으로 습득시킨다는 최종 목표와는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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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칠판 앞 교탁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조용히 수업 내용을 필기하는 것. 이러한 관습적인 일본의 수업 풍경이 영어를 배우는 환경에 적합하다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임용고시와 여러 어학 시험을 패스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 실력이 불충분한 일본인 교사가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수업 중에 학생들끼리, 또는 선생님과 영어로 대화하는 실천형 수업을 시도하는 경향도 보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대화하기 충분한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어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 습득에 꼭 필요한 ‘실수하더라도 올바른 능력을 배우는 과정’이 일본의 교육 과정에서는 부족합니다. 일반적으로 영어 수업은 교사 혼자 진행하고, 학생들은 그것을 조용히 듣거나 발음해 보는 것에 그치곤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학생들은 문법 지식이 풍부하고 어휘력도 좋지만, 그것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익힐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영어 습득을 위해 필요한 기술이 본질적으로 갖춰지지 않은 일본의 영어 교육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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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ri Eliyahu / Shutterstock.com

요컨대 일본의 영어 학습에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은, 모처럼 열심히 배워온 많은 지식을 활용하는 시간이 부족하여 본질적인 언어 능력 습득을 위한 학습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어를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 가르쳐 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결과적으로 영어 사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눈앞에 닥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거나 시험을 통과하기에만 급급하게 됩니다. 더욱이 일본의 영어 학습은 사실상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뿐만 아니라 회화나 토의, 발표 수업 빈도도 부족하며, 영어로 된 영상 감상 등을 포함하여 활자 이외의 영어를 접하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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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로 말할 때 필요한 것은 어휘력이나 정보가 아니라 기술입니다. 올바른 방법을 알고 있어도 실제로 해 봤을 때 잘 되지 않았다는 경험이 없다면 영어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원리입니다. 회화에서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오히려 지식은 나중에라도 익힐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어휘나 관용구를 달달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일본의 영어 수업을 축구에 빗대자면 ‘골키퍼가 막지 못하는 정교한 슛을 날리는 방법’을 매주 이론으로만 배우는 격으로, 실천이 필요한 것을 실제로 시도해 보는 일 없이 그저 배우는 데 그치곤 합니다.

3. 집단행동을 중시하는 일본 교육―‘실수’를 두려워하여 배울 기회를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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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통해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배우는 것’―이러한 생각은 물론 일본에도 존재합니다. 직접 말해보지 않으면 습득하지 못하는 새로운 언어를 일본인이 마스터하지 못하는 원인은 수업 방식뿐만이 아닙니다. 교육 체제에서 비롯된 국민성으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은 학교 교과 과정에서 ‘집단생활’ㆍ‘집단행동’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칩니다. 이러한 교육 과정에서 타인과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관념이 형성됩니다. 물론 이것은 개인마다 각각 개성이 있듯이 인식에도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하기보다는 주변 상황에 맞춰 행동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일본인의 일반적인 경향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 교육 과정 중에 이러한 인식이 자리 잡아 사회에 나와서도 집단에 복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따라서 ‘아무도 외국어를 하지 못하는 수업 환경’ 속에서 용기를 내어 대답해서 틀리는 것보다는, 도전과 실수를 하지 않아 창피를 당하는 일을 모면하는 쪽을 택하는 것은 일본인 특유의 습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나아가 일본인에 대해 묘사할 때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수줍음’과 ‘항상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행동하는 습관’. 일본인은 급우들 앞에서, 혹은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사회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학교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영어를 할 기회가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4. 영어의 필요성이 극히 적은 일본 사회―학교 교육을 마쳐도 영어를 할 기회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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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본인들은 영어 교육을 선택적인 것으로 여기며, 필수라고까지는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도쿄와 요코하마를 비롯한 간토권, 오사카와 교토가 포함된 간사이권 지역 등 방일 외국인 관광객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 외국인을 접할 기회가 많은 지역을 제외하고는 영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학교 교과 과정 중 유일한 외국어로서 학생들에게 교육하는 한편, 서구권에서 언어적・문화적 등 다방면으로 영향을 받으며 발전해 온 일본. 서구권의 여러 나라에서 방일 여행객 수도 매년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일본인들은 ‘모처럼 배운 영어를 사용해 보고 싶다’는 의욕과 동경 또한 강합니다.

그러나 역이나 도로의 광고・간판, 가방・의류 등 영어로 된 디자인은 많지만 표기가 잘못된 경우가 부지기수. 외국인이 보기에 이상해 보이는 영어 표기를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곤 합니다. 보통 ‘영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세련되어 보인다’ 등의 이유로 영어 표기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몸에 걸치거나, 의문 자체를 갖지 못합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거나 선호하는 브랜드라서 구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일본 생활을 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꼭 거리에서 사람들의 옷차림을 한번 눈여겨보세요. 여기저기에서 기묘한 영어 표기가 적힌 옷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글로벌화가 진행 중인 세계 각국과 비교하여 일본이 특히 다른 점은 일본 내의 거주자 대부분이 일본인이라는 점. 최근에는 외국인 이주와 방일 관광객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대도시에서는 거리에서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비율은 일본인이 영어를 하지 않으면 통용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어를 꼭 써야 하는 기회를 접할 확률’이 전반적으로 낮습니다.

5. 일본인의 영어 실력 성장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벽ー가타카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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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가정용 게임, 가전제품, 자동차 산업 등의 일본의 독자적인 문화와는 별개로 식문화와 IT 문화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온갖 문화를 흡수하여 재소화 해냄으로써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오믈렛을 오므라이스로, 타코스를 타코라이스로 변형시키는 등 본래 해외에서 유입된 문화를 최대한으로 살리면서 일본의 독창적인 문화로 재탄생시키는 기술과 발상력이 상당히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일본은 언어 이외의 분야를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들어온 문화를 훌륭하게 수용하는 반면, 영어와 관련해서는 다소 복잡한 형태로 받아들이게 된 사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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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예를 들어보자면 ‘Application(앱/애플리케이션)’은 ‘아푸리’로 통용되며, ‘Patrol Car(순찰차)’는 ‘파토카’, ‘Key chain(열쇠고리)’은 ‘키-호루다’, ‘Air Conditioning(에어컨)’은 ‘에아콘’, ‘Intellectual(지식층)’은 ‘인텔리’ 등 가타카나 표현이 당연시되고 있는 일본. 좀 더 살펴볼까요?

최근 수년에 걸쳐 음악 시장의 상식을 뒤바꾼 ‘Spotify’, ’Apple Music’ 등 정액제 음원 제공 서비스에 사용되는 단어인 ‘구독(Subscription)’을 일본인들은 ‘사브스쿠’로 줄여서 부르곤 합니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의 경우에는 ‘사브스쿠’ 대신 각각의 서비스명으로 부릅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애초에 ‘사브스쿠’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어떤 말의 축약인지 모르는 일본인이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인들도 자주 단어를 줄여서 사용하는데, 누군가가 어느 날 탄생시킨 그런 ‘간편한’ 줄임말이 수용되고 널리 쓰이는 현상 또한 현대 사회의 독특한 구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아가 최근 들어서는 이전부터 사용되던 일본어 표현이 존재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어를 가타카나식으로 발음한 표현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영어를 이해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Launch(출시)’는 가타카나로 ‘론치’라고 표기하는데, 이미 존재하는 같은 의미의 일본어인 ‘다치아게(立ち上げ)’로도 충분히 의미가 전달됨에도 불구하고 ‘론치 파티(출시 축하연/론칭 파티)’ 등의 가타카나 표현이 자주 사용됩니다.

일본인은 항상 이렇듯 가타카나 표현에 둘러싸여 살아가기 때문에 대부분은 ‘black’・‘red’나 ‘light’・’right’가 실제로 영어로 어떻게 발음되는지도 잘 모를 정도입니다. 본래 발음이 전혀 다른 ‘R’과 ’L’도 한국에서 똑같이 ‘ㄹ’로 발음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동일하게 발음되어 자주 혼동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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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영어 실력 향상에 걸림돌이 되는 또 하나의 요인인 ‘일본식 영어’. 개개인의 매력적인 특징을 나타내는 표현(best feature)을 일본어로는 ‘챠무 포인트(charm point)’라고 하며, 신체 접촉(physical contact)을 뜻하는 표현은 ‘스킨십푸(skinship)’, 호텔 등에 숙박할 때 프런트에서 아침에 전화로 깨워 주는 서비스(wake-up call)는 ‘모닝구 코루(morning call)’라고 부르는 등, 한국에 ‘콩글리시’가 있듯이 일본에서도 본래 영어 표현에서 존재하지 않는 어휘를 편의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내서 사용하곤 합니다. 그 결과로 원래부터 쉽지 않은 영어 습득이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이미지나 인상을 바꾸기 위해 하는 ‘이미지 변신’을 일본어로는 ‘이매첸(image change의 줄임말)’이라 하는데, 이 또한 일본식 영어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긴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I wanna image change(이미지를 바꾸고 싶어요)”라고 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문법 자체도 어색하기 때문에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또한, 일본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표현 중에 들뜨거나 침울한 기분의 정도를 나타내는 ‘텐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어의 ‘tension’은 긴장을 뜻하는 말로, 일본어 표현 ‘텐숀’과는 다소 의미에 차이가 있습니다. 기분이 들떠 있음을 전하기 위해 “I’m so high tension!(나는 지금 기분이 무척 들떠 있어!)“라고 해도 혼란만 가중시킬 뿐. 이러한 표현들을 일본인은 모두 영어에서 비롯된 표현이라고 오해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언론 매체나 인터넷에서도 당연하다는 듯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식 영어가 일본인의 영어 실력 향상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합니다.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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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시험 결과만을 위한 영어’, ‘영어를 사용할 기회의 부족함’, ‘실수를 두려워하여 영어에 소극적인 태도’, ‘가타카나 표현’, ‘일본식 영어’ 등의 많은 요인이 일본인의 영어 실력 향상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러한 요인들을 일본 사회가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교육 구조 또한 제자리걸음인 채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개선되지 않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은 영어를 하고 싶어 하는 일본인들로 가득합니다. 실제로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하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실력이 오르지 않는 것뿐입니다. 우선 적극적으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국제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일본이 지금보다 더욱 올바른 영어를 필요로 하는 나라라는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이해하고 영어를 마스터하는 편이 일본인을 위해서도, 일본에서 거주하는 외국인과 방일 관광객을 위해서도 더욱 나은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요? 더욱 능동적으로, 의식적으로 올바른 영어를 배우고 사용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보는 세상의 폭 또한 몰라보게 넓어질 것입니다.

일본에서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하는 경우, ‘일본인은 영어를 못하니까’라고 주저하는 일 없이 또박또박 천천히 간단한 단어로 일본인에게 영어로 말을 걸어보세요. 아무리 짧은 대화라도 일본인과 의사소통이 되는 것은 물론, 일본인은 외국인과 영어로 말이 통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감이 부쩍 높아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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