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고장 갇힘 - mungoli gojang gadhim

밑에 문고리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서. 갑자기 생각나는 화장실에 갇혔던 얘기 ㅠㅠㅠㅠ 


지금부터 약 1년하고도 조금? 전의 일이야.

이 얘길 하면 친구들도 모두 그거 라디오 사연같은데 응모해 보라고 할 정도야...

스압이 엄청나니 마음의 준비를...ㅠㅠ

난 삼형제중 중간치긴데 그때당시 동생이랑 같이 자취를 했다요. 집은 지방인데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니까 같이 살게 됐어.

동생은 과 특성상 과제+밤샘크리때문에 과제크리 터지면 집에 거의 이틀에 한 번씩 들어왔어.

사건이 벌어진 그날은 토요일이었어.

집에와서 저녁 같이 먹을 거냐고 동생한테 연락했는데 동생은 주말 내내 학교에 있어야 한다고 했고

난 아무 일정이 없는 주말이어서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었음.

볼일보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자취방 화장실 문이 계속 문제긴 했었어. 한번 걸치고 닫힌다고 해야 되나, 뭔가 한번에 안 닫히고

되게 뻑뻑한 느낌이었거든. 문이 약간 뒤틀렸다고 표현해야되나, 세게 닫으면 콱 닫히는 그런 느낌

그날도 문을 콱 닫고, 잠그는데..

이건 과거일을 회상해서 그런지..잠글 때 딸깎 하는 소리가 평소보다 약간 더 쎄게? 또렷하게? 들리는거 같긴했어...ㅋㅋㅋㅋ

글치만 다시 기억하는 데에 따른 기분탓일수도..ㅋㅋㅋㅋㅋ

암튼 걍 습관처럼 문을 잠그고 볼일을 보고 손을 씻고 나가려고 문고리를 돌렸는데

안열려.

그러니까 안에서 잠근건 맞는데, 잠근쪽을 내가 쥐고 있는데. 그게 돌리면 풀려야 되잖니? 안 풀려.

처음엔 당황했지. 이게 왜이래? 하면서 계속 문을 돌려보고 열려고 해봤는데 절대 안 돼.

그냥 잠금쇠가 안으로 움푹 들어가잖아? 그 상태로 걍 잠겨 있어.

문을 돌려도 안에서 뭔가 끼인것처럼 절대 안 움직이는거야.

핸드폰을 안 갖고 들어왔었고. 화장실엔 창문도 없어서 뭐 어디 구조요청할 데도 없고.

처음엔 걍 아무 생각이 없었어. 이거 왜이래? 하고 돌려보는데 진짜 안 돼.

그래서 계속 달각달각달각 돌렸어. 그래도 안 돼.

쿵쿵쿵 쳐보기도 했어. 안돼.

힘들어서 걍 화장실 변기뚜껑 닫고 그 위에 앉아서 가만히 있었어.

어떡하지? 그냥 이런 생각 들었어.

문이 내 힘으로 안 돌리는데.. XX이(동생) 오면 꺼내달라하나?

그런데 갑자기 머리속을 팍 스쳐지나가는 생각.... 동생은 오늘 집에 안온다는거...ㅠㅠ

이거 동생 올 때까지 못 나가는거 아니야?????

그리고 동생이 언제 온다고 한지도 잘 몰라. 걍 막연히 내일 온다고 했는데....ㄷㄷ

시간도 몰라. 화장실 안에 시계도 없었어.

그래서 문을 부수겠다는 생각으로 쾅콰오카왘앜왘와코앙 했는데도 안 돼.

계속계속 문고리를 돌렸지. 그래도 안 빠지더라고.

화장실에 있는 걸 봤는데 칫솔, 샴푸 린스, 바디클렌저, 이딴 것 밖에 없는 거야

뭐 연장 같은 것도 전혀 없었어. 철제로 된 것도 없고.

계속 있었는데 짜증이 나는 거야. 답답하고 미쳐버리겠고.

...설마 안 열릴려나. 내가 밖에서 갇힌 것도 아닌데. 잠그는 쪽은 내쪽이잖아

그런 생각으로 진짜 미친 듯이 돌렸어. 거의 문고리 부술 기세로 힘을 빡 줘서 돌렸는데 안 되더라.

갑자기 막 서러워서 눈물이 나는거야. 엉엉 울었지 ㅠㅠㅠ

울고 나서 힘이 빠지니까 그냥 쭈그리고 잔 거 같아. 자고 일어나니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몰라.

다시 일어났는데 현실 파악이 되니까 진짜 미쳐버리겠더라.

문을 계속 돌려도 나 웬만큼 힘 쎄다고 자부하는 여자냔인데 진짜 안돼...

문고리 부술기세로 해도 안돼. 힘만 빠지는 거야.

그 문 잠그면 문고리에 움푹 들어가는 거기가 아예 빠지지가 않았어.

뭐 날카로운 것도 없고.......

진짜 사람 돌아버리겠다는게 뭔지 알겠더라.

혹시나 해서 화장실에서 아랫집 소리 들리니까... 윗집 사람이 들을까 해서

저기요! 저기요! 엄청 크게 소리도 쳐봤는데. 반응이 있을리가.

사실 잘 들릴 것 같지도 않았어.

돌겠는거야 진짜.

이깟 문때문에 밖에 못나간다고 생각하니까 더 그렇고.

그리고 화장실에 갇혀있는 것 자체도 갑자기 막 토할것 같고.

근데 울고 나니까 힘이 빠져서 더 문고리 돌릴라고 해봐도 안 돼.

뭐 화장실에 연장이나 도구 같은것도 전혀 없었고.

아니 뭐 이딴 경우가 다 있나....해서 그냥 하염없이 동생 오기만 기다렸어.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더라.

내가 동생이랑 같이 자취하는 게 아니라 혼자 살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생각이 들었어. ㅠㅠㅠ

그래서 진짜 자다 깨다 울다 반복했어. 자다 일어나서 좀 정신 들면 다시 문고리 돌리기 반복

문고리는 빠지지도 않아 ㅠㅠㅠ

진짜 울렁거리고 토할거 같아서 변기에 수그리고 입에 손넣고 막 우웩 해봤는데 구토는 안 했고

진짜 울렁거리기만 하더라.

그래서 계속 잤어.ㅠㅠㅠㅠㅠㅠ 욕조에 대야같은거 다 밖으로 치워놓고 욕조에 누워서 잤어 ㅠㅠ

맨첨에 욕조에 뜨거운물을 받아놓고 걍 옷벗고 목욕하는것처럼 누워 있어야겠다 생각하고

막 뜨거운물을 틀어서 받고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거 잘못하면 질식할수도 있는거야... 어디서 그런걸 주워들은적이 있어

명탐정 코난에서그랬나...-_-

환풍 스위치도 밖에 화장실 스위치랑 같이 있어..ㅠㅠㅠ

이거 진짜 뜨건물 받고 목욕했으면 나 죽었을 거야.... 이건 질식할 확률 높은 거 같아 다시 생각해도..ㅠㅠ

그래서 뜨거운물 조금 받던중에 갑자기 질식하면 어떡하지!!! 생각나서 물 다 빼고

찬물 확 틀어서 뜨거운 기운 제거하고

걸려있던 수건으로 욕조 안 물기 제거하고....

수건선반에 있는 수건 다 꺼내서 욕조에 펴놓고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그안에 쪼그리고 누워있었어 -_- 난 원래 쪼그리고 자는 냔이라...

왜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있는 상태? 그런것처럼 쪼그리고 잤어....ㅋㅋㅋ

수건 한장 돌돌 말아서 베개로 하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계속 잤어 ㅠㅠㅠ 목이 마르고 배는 고픈데 진짜 미치겠는거야.

속은 울렁거리고...ㅠㅠ

그래서 수돗물 틀어서 마셨어 ㅠㅠㅠㅠ

그러고 하염없이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했어..

진짜 오만생각을 다 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년이 일요일에 오긴 하는데 몇 시에 오는 진 몰라...지금이 몇 신 지도 몰라....

낮인지 밤인지 알아보고 싶은데도 못알아봐....시간개념이 없어.

엄청 많이 시간이 지난 거 같다가도..또 아닌가...엄청 조금 지난건가 이런 생각이 들고.

화장실 불이라도 끌 수 있으면 문틈으로 빛 새어들어오는걸로 낮인지 밤인지라도 구별가능한데

스위치는 밖에 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그것도 Fail.

계속 자다 깨다..ㅠㅠㅠ 문고리 돌려보다 걍 포기하고 또 자고 ㅠㅠㅠ

울고 자고 깨고 ㅠㅠㅠ

그러고 또 잠이 들었는데

밖에서 누가 쾅콰오카왘왘왘왕 뭐야? 뭐야? 언니야? 이런소리가 막 들리는거야..그래서 깼어.

헐 드디어 왔다 ㅠㅠㅠㅠ구세주다 ㅠㅠ 하고서

"어 나 있어!!!" 하니까 동생이 막 울면서 "언니 있어?" 이러는거야

내가 "야 너 왜 울어? 나 갇혔어 화장실 문이 안열려" 하니깐 동생이 울면서 막 뭐라뭐라 하는데 잘 안들리고

내가 빨리 열쇠아저씨 부르라고 하니까 동생이 열쇠아저씨 번호 막 찾아서 불렀어.

지금 몇시냐고 물으니까 세시래. 새벽? 하니까 미쳤어? 하고 낮 세시. 이러는거야.

동생이 왜 문 안 열었냐고 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문이 안 열려서 갇혀있었다 했지...-_-ㅠㅠㅠㅠㅠ

동생이 그게 말이 돼!! 하면서 자기도 못믿겠다는 식으로 막 너무 놀라기만 하고 막 그래서 나도 슬슬 짜증이 났어

밖에서도 문이 안열린대.ㅠㅠ 빨리 아저씨나 부르라고 했지.

열쇠 아저씨가 오고. 난 그와중에 이제 살았다 ㅠㅠ 하는 생각이랑

나가면 치킨을 먹을까 짜장면이랑 탕슉을 먹을까 그생각만 했어ㅋㅋㅋㅋ ㅠㅠㅠㅠㅠ

그와중에도 배가 무지 고팠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저씨가 와서 내 꼴을 보는게 창피하기도 했지만 ㅠㅠㅠ 그건 뒷전이고..

암튼 아저씨가 왔는데

동생처럼 놀라뒤집어질 거 같다고 생각했던 아저씨가 의외로 엄청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인거야 ㅋㅋㅋㅋ

마치 이런일은 2839890번 정도 해봤다는 그런 말투ㅋㅋㅋ

내가 안에서 나오니까 아저씨가 "얼마나 거기있었어요?" 하고 난 지금이 몇시냐고 또 물어봤어.

낮이더라...그것도 오후 3시 좀 넘어서 ㅋㅋㅋ

내가 그 전날 무한도전 시작하기 전에 화장실에 들어간거니까...총 몇시간을 있었던거야 ㅋㅋㅋㅋㅋㅋ

토요일 오후 5시쯤에 들어간 거 같다요.... 그런데 일요일 오후 3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24시간을 있었어 ㅠㅠㅠ

동생이 막 나한테 미쳤냐고 문이라도 부시고 나오지 니 바보냐? 이상한 사람냐? 이러는거야 ㅠㅠ

동생도 너무 어이없고 놀랐대. 나중에 들은거지만. 동생이 운 건

집에 와보니 나는 없고, 내 핸드폰은 있고

내 신발 다 신발장에 있고. 외출한 흔적은 없고. 부재중 전화는 손나 와있고

화장실 문은 잠겨 있어서 ...망상쩌는 동생이 나쁜 생각을 했던거야

혹시 화장실에서 언니가.... 자살을 했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생각을 했대.

걔가 원래 좀 망상 쩔고 그런 애거든..........ㅋㅋㅋ

앜 지금쓰면서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소리 듣고도 나는 야이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여? 그리고 그딴 생각을 왜 해? 이러는데

입장 바꿔놓고 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동생은 잠긴 화장실문 열려 했는데 안열리고

한 5분동안 계속 쿵쿵 문 치면서 언니! 언니 있어?! 했다는데

손나 난 그와중에 잠 깊게 들었는지 들리질 않았어 ㅋㅋㅋㅋㅋㅋ

동생은 불안감이 증폭된 상태에서 잠긴 화장실 문을 쾅쾅 해봐도 5분간 대답이 없으니.. 더 패닉이 되고...

5분여 후에 내가 잠에서 깨서 나 있다고 하니까 울음이 터진거였대...ㅋㅋ

동생이 나 밖으로 나온후에 막 욕하면서 진짜 바보냐고 문 뿌시고 못나오냐고 이러니까

문 고쳐주던 열쇠아저씨가 그걸 듣고는

"문 못 부숴요. 문고리만 빠지지, 웬만한 남자도 못부수는데... 여자는 안에서 고장나면 문 못부숴요~" 이러는 거야

그러면서 했던 섬뜩한 말이....

"혼자 사는 사람들 실제로 이렇게 죽을 수도 있어요. 핸드폰 꼭 갖고 들어가야돼요" 이러는거야....

!!!!!ㅠㅠㅠㅠ

ㅠㅠㅠ 진짜 순간 너무 ㅠㅠㅠ

그리고 그 아저씨 하는말이

화장실은 다른 방문에 비해 잠그고 여는 빈도가 높아서..고장도 잘난대..ㅠㅠ

국산 문고리는 저럴경우 문고리 자체가 빠지면 문이 열릴 수도 있는데

중국산은 그 잠금쇠가 싸구려라 문고리 자체가 고장나서 문고리가 빠져도 문이 안열린대...

우리껀 중국산^^....

그리고 대부분 문고리 자체는 중국산이 손나 많대...^^;

아저씨한테 교훈을 얻고 ㅠㅠㅠㅠ

난 진짜 속이 울렁울렁 거리고 ㅠㅠ 근데 그게 배고파서 울렁거린 걸 수도 -_ㅠㅠㅠ

하루를 굶었으닠ㅋㅋㅋㅋㅋㅋㅋㅋ동생이랑 치킨 시켜먹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가 걱정할까봐 말안해서 아직도 이 사건 엄빠는 모르셔....ㅋㅋㅋ

동생이랑 가끔 얘기하면서 웃는다 ㅋㅋㅋㅋㅋ근데 지금에야 웃지만 그땐 진짜 멘붕..ㅠㅠ

너무 글이 길어졌지만 ㅠㅠㅠ

냔들도 꼭 ... 혼자사는냔들 화장실 들어갈때 핸드폰 갖고 들어가는거 잊지뫄...

난 문 안잠그고 닫기만 한다! 이런냔들도 마찬가지야. 문 안잠가도 고장날땐 고장난대...ㅠㅠㅠㅠ

핸드폰 갖고 들어가는 습관 기르는게 좋을거 같다요...ㅠㅠㅠ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너무 그때 상황이 상세하게 생각나면서 글이 길어졌어...ㅠㅠ

마무리는 어뜨케하지?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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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커에서 퍼왔어

난 실제로 내 남동생이랑 둘이 있는데

작은방 문고리가 고장나서 남동생이 갖힌 적이 2번 있어

처음엔 그냥 웃으면서 남동생은 거기서 자고 나는 큰 방에서 자고

다음날 119에 신고해서 문 딴 적 있고

그 다음번에도 또 그런 일이 생겨서 전화했더니

일일구 아저씨가 안 온대서 ㅠㅠㅠㅠㅠㅠㅠ

열쇠아저씨 불러서 그냥 문고리 부순 적이 있어

언니들 조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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