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좋아하면 싫어지는 심리 - naleul joh-ahamyeon silh-eojineun simli

나를 좋아하면 싫어지는 심리 - naleul joh-ahamyeon silh-eojineun simli

Q. 거두절미하고 제 고민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절 좋아해주면 갑자기 그 사람이 싫어져요. 모든게 싫어요. 그냥 갑자기 그 사람이 찌질해져 보입니다. 고백받기 전엔 모든게 멋있고 한없이 좋기만 했다가도 고백만 받으면 그냥 싫어집니다. 이거 자존감이 낮아서 그렇다고 들었는데요... 안그럴려고 노력해도 자꾸 절 좋아해주는 남자들이 싫어져요. 어떻게 해야하죠? 이러다 평생 남자 못 사귈 것 같습니다. 예전엔 고백받아서 그 사람이 싫어졌는데도 참고 억지로 사겨봤어요. 고백받기전엔 너무 좋아했으니깐요. 그런데 2주도 안되어서 못참고 제가 차버렸습니다. 제가 먼저 좋아해서 연락 주고받다가도 왠지 잘될듯한 분위기가 되면 제가 다 밀어내요.

고치려고 노력해도 예전부터 그래 왔던터라 쉽게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친구들한테 얘기를 해도 한 두명이 공감을 해주긴 하는데 저처럼 심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참고로 전 22살 여대생입니다. 외모도 못생긴 편도 아니고.. 번호도 따여보고 인기많다는 소리도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대학와서는 한명도 사귀지를 못했어요.

그 이유가 다 그 사람이 싫어져서 거절했었습니다.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자존감의 문제란걸 알아요.... 그래도 참고 만나야하나요..? 진지합니다. 조언좀 해주세요..( http://pann.nate.com/talk/315515055)

코비의 상담결과 :

참 큰일이네. 차라리 연애하는데 다른 결함이 있었다면 더 속편히 그 결함을 인정하고 연애를 확실히 포기하거나 내려 놓을 수도 있겠는데, 자신이 원인도 잘 모르는 심리 때문에 연애하기가 힘든 거잖아. 단순히 문제의 원인이 100% 자존감이 아닌 것 같아. 만약 문제의 원인이 자존감 때문이라면, 주위에 자존감 정말 낮은 친구들도 연애는 쉽게 쉽게 하잖아? 이건 단순히 자존감의 문제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어. 분명 심리적인 문제이긴 한데, 자존감을 동반한 혹은 자존감을 포장한 다른 복합적인 심리가 분명 포함되어 너의 연애의 시작을 옥죄고 있는 거일거야.

내가 몇 년전에 아는 후배 연애상담 해줄 때, 그 친구도 너랑 똑같은 심리를 가지고 있더라고? 걔랑 단둘이서 산책하고 있는데, 그 후배가 이러는 거야. "선배, 나는 아직도 모태솔로야. 이상하게 내가 아무리 좋아하는 남자라도 그 사람이 나 막상 좋아하면 그 활활 타올랐던 마음이 식는다? 이상하지? 나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무엇이 문제일까?" 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후배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그 친구도 남자들에게 인기 없는 친구도 아니였거든. 외모도 귀엽고 하는 행동들도 남자들이 관심 가질 만한 그런 후배였거든.

난 고민끝에 결론을 내렸어. 나도 처음에는 '그 친구의 자존감 문제이지 않을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으니깐 남이 다가오면 좋다가도 싫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떠올렸었는데 단순히 자존감의 문제가 아니였어. 그 후배 마음에 무의식적인 심리적 상처가 있었던 거야. 그 상처는 자기도 잘 알지 못해. 칼에 살짝 베이면 남는 사소한 상처처럼 너의 마음속에도 너도 모르는 칼집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이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와의 연애사를 다시 회상해봐. 그 당시 사귀면서 왜 헤어졌는지, 연애했던 과정이나 헤어지는 과정에서 어떠한 상처를 받았는지, 그리고 그 상처가 지금까지 날 지배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

만약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했는데도 나의 상처가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겠다면, 자라온 성장환경도 꼼꼼하게 살펴보는게 중요해. 너가 만약 자매나 형제나 친척들 간에, 혹시는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분명 그 원인이 있을 거야. 내가 내 자신을 존중해주는 그런 자존감 하고는 또 다른 의미지. 내 자신에게서 답을 찾지 못했다면, 타인에게서 답을 찾아야 해. 분명 다른 사람이 널 좋아한다고 할 때, 은근 좋아했던 사람이 찌질이 같이 느껴질 땐 분명 이유가 있어. 아마 너 자신의 방어심리가 작용하는 것 같아. 보통 이런 경우에는 예전에 짝사랑 했던 사람에게의 상처가 시간이 지나도 치료되지 않았을 때,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나거든?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짝사랑 했었던 기억을 다시 되살려봐. 한번쯤은 어렸을 때라도 너가 좋아했던 남자에게서 모진 마음의 베임을 당했을 수도 있어.

앞으로 너가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너의 상처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고, 너의 상처를 껴안아주고 심리적으로 의지가 되는 사람과 연애를 해야만 해. 정말 너가 가진 마음들을 털어낼 수 있고, 같이 있기만 해도 의지가 되고 편안한 그런 남자가 너에겐 잘 어울릴 것 같아. 그리고 너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와 참고 만날 필요도 없어. 한순간에 '이 남자면' 이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남자가 생길거야. 아까 내가 말한 그런 남자의 스타일이 의지가 되고 편한 스타일이 가능성이 클 것 같아. 너에겐 지금 필요한 남자는 잘생기고 볼때마다 마음설레고, 너를 단 1초라도 안보면 안될 정도로 너를 좋아하는 남자가 아냐. 너랑 친구처럼 편한 우정적인 사랑이 어울릴 수도 있어. 너가 힘들 때 아빠같이 너를 감싸주고, 외로울때, 친구처럼 장난치구 널 웃겨줄 수 있는 남자말야. 그런 남자 만나서 너의 문제의 원인을 같이 살펴보고 감정을 조금씩 조금씩 키워나가길 바래. 한순간의 불같이 뜨거운 사랑은 너랑 맞지 않는 옷일 가능성이 크니, 주위에 있는 남자들중에 정말 같이 있으면 '편하다.'라는 말이 어울릴 남자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

Q. 고마워... 나도 편하게 쓸게. 나 너 댓글보고 왜 이렇게 눈물이 날 것 같지? 나정말 이거때문에 힘들었거든.. 내 스스로한테도 짜증나구. 나 지금까지 제대로 사귄사람은 솔직히 없어. 2번있긴 있는데... 억지로 사귄 케이스야. 둘다 매일매일 과분하게 날 사랑해줬었는데 난 그게 너무 징그럽게까지 느껴지더라...... 너 댓글보고 생각해보니까...... 내가 지금까지 2년넘도록 짝사랑하고 있는 남자애가 생각난다. 지금 잊으려고 엄청 노력하고있어ㅎ 내가 지금까지 짝사랑하고 있는 이유는... 걘 나한테 눈길 한번 주지않거든ㅎ 다른 사람들이랑 다르거든.. 날 좋아해주지 않으니깐 내가 계속 좋아하고 있는거라 생각해. 만약 걔도 내가 좋아져서 고백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진 않았겠지. 걔는 군인인데도 본지 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좋아하고 있는 내가 바보같애. 아 모르겠다.. 이거 때문인건가 싶네. 갑자기 슬퍼져...ㅎ 무튼 나 너말대로 볼때마다 설레여서 떨리는 사람보다는 같이 있으면 친구같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 좋아. 언젠간 나타나겠지. 긴 글로 조언해줘서 고마워 고마워....
근데 궁금한 게 있는데 만약 짝사랑에 대한 상처라면 어떻게 이겨낼 수 있어..?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 원인이 짝사랑이라면 그 다음으로는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그 남자애를 잊어야하는거야? 아니면 친구같이 편한 우정적인 사랑이 나타날때까지 기다려야하는거야? ㅠㅠ댓글기다릴게

코비의 상담결과 :

 그 남자얘를 잊는것 자체가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근본적으로 너 자신에 있는 마음을 새롭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아. 그럼 근본적으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난 짝사랑을 오래하는 것 연애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못되는 것 같아. 왠줄 알아? 짝사랑은 어떻게 보면 사랑하기에는 뭔가 부담스럽고, 하지만 내 안에는 타인에 대한 설렘의 감정이 공존할때 짝사랑의 감정이 이루어질꺼야. 어떻게 보면 연인간의 사랑의 대피처지. 사랑하기엔  내 안에 가두었던 상상속의 연애에 대한 환상이 깨질까봐 두려운거야. 짝사랑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환상속에 살아? 그사람 말 한마디만 해도 별의 별 생각이 다들고, 오만 추측을 다하잖아. 이루 생각으로면 우리나라 전국일주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을껄?ㅎㅎ

그러니깐 짝사랑은 실제 그 사람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허상속에 상대방을 가둬버리는 안타까운 부작용이 따르는 거야. 직설적으로 말하면 짝사랑이 너의 연애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 짝사랑을 2년씩, 3년씩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환상이 깨지기 두려워서 실제 연애보다는 편한 짝사랑을 선택하는 심리가 깔려있어. 이런 짝사랑 매니아들이 자존감이 낮다고들 하는데 나는 반대로 이들은 자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짝사랑을 하는거야. 상대방과 사귀는 것보다 자신의 환상이 깨지는 것이 싫은거지.

너가 짝사랑을 한 상대가 널 좋아한다고 하면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것도 이런 심리야. 상대방을 짝사랑 할때 그 사람에 대한 너의 생각들을 쭉 회상해봐.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 많은 의미부여를 하고, 좋은 부분은 정말 부풀려지고 상대방의 단점은 보이질 않지? 단지 설렘의 감정때문에 이성적으로 보여야 할 것들이 안보인단 말야. 그게 바로 짝사랑의 허상이야. 넌 그사람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사람의 허상을 좋아한 것일 수 있어. 그러니 짝사랑 하던 사람이 널 좋아한다고 하니 정나미가 떨어지지. 넌 사실 허상을 좋아했는데, 실제가 들어오니 환상이 깨져버려. 그러니 그사람(실제)이 내 환상을 깨버렸으니 있던 정나미마져 뚝뚝 떨어지기 마련이지.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어?

그러니깐 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해. 너가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환상을 철저하게 부셔버려야지 상대방과 상호간에 함께 소통하는 '연애'를 시작할 수 있어. 사랑은 환상이 아니야 실제야. 실재의 사람을 느껴보길 바래. 어떤 사람이던 간에 너의 상상이나 환상속에 가두지 말고, 그 사람 그대로 봤으면 해. 너도 너 자신의 환상속에 살지 말고 실재로 나오길 바래. 연애는 '실재'와 '실재'간의 만남이야. '허상'과 '허상'의 만남이 아니라는 거지.

그렇기에 나는 편한 친구로써의 연인상을 추천해 주었어. 편한 친구간의 관계에서는 '허상'대 '허상'의 관계보다는 편한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보는 거잖아. 너의 베프와 있는 시간을 상상해봐. 그냥 맘편하게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있는 그대로 떠들고 장난하고 밥도 같이먹고 그런거잖아. 친한 친구랑 같이 있을 때, 그 얘 이야기 하나하나에 의미부여하고 혼자 상상하고 혼자만의 환상에 빠져있지는 안잖아? 즉, 편한 친구와의 관계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사람을  '실재'의 모습에 가장 가깝게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야.

 연애라는 것은 너도 알다시피 드라마에서 나오는 환상의 연애가 아니라는 것 알고 있잖아. 연애는 환상과 사람의 관계가 아니라. 철저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야. 그러니 넌 그동안에 머릿속에 있는 허상들을 하나 둘 씩 종이배에 띄워 보낼 연습을 해야해. 그 허상들을 실재로 채우는 순간 너의 연애는 여의도의 벚꽃처럼 활~짝 피어나게 될꺼니깐! 사실 말이 너무 철학적이여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너의 문제는 본질적인 문제를 터치하지 않으면 한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에 이렇게 글을 쓴거니 이해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