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농업회사 순위 - segye nong-eobhoesa sun-wi

오늘 현재 농업을 둘러싼 글로벌 화학회사들의 전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전자·정보통신에 밀려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농업이지만 전세계적으로는 미래형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글로벌 화학회사들이 회사의 생존을 걸고 치열한 전쟁에 임하고 있다.
인류의 등장과 함께 가장 먼저 시작된 산업, 농업. 바로 이 농업이 화학산업의 미래 산업으로 조명받고 있다. 화학은 과거 합성비료 및 화학농약을 생산하거나 교배육종 기술을 동원한 신품종 개발 등으로 농업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학 분야의 합성 및 분리·정제 기술이 종자 및 유전자 변형 등의 분야와 융합하면서 신물질 개발, 에너지원 개발, 기능성 화학물질 개발 등 고부가가치 첨단사업과 연관되고 있다. 세계 유수의 화학회사들이 앞을 다투며 농업시장에 뛰어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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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 몬산토에 75조 인수 제안, 성사되면 세계 최대 농업화학기업 탄생
지난달 23일, 독일의 화학·제약·농업기업인 바이엘은 미국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를 620억달러(약 75조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몬산토는 연매출이 158억달러나 되는 미국 최대의 농생물 회사이자 종자회사이다. 미국에서 재배되는 대두의 97%가 몬산토 종자이다. 또한 세계 작물 종자 사용권의 67%, 유전자변형(GMO) 특허의 87%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의 종자회사인 것이다.
화학과 제약, 농업화학부문에서 글로벌 10위권인 바이엘이 몬산토를 인수할 경우 세계 최대의 농업화학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두 기업 합병시 세계 농업화학시장 점유율은 32%, 연간 매출은 670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된다. 특히 제약에 주력중인 바이엘이 종자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품종수집·보존·유전자 정보를 모두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농약·비료 시장까지 시장점유율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바이엘의 인수 제안 다음날인 24일, 몬산토는 바이엘의 인수제안을 거절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독립적 사업영위가 아닌 인수가가 너무 낮다는 이유이다. 즉 합병 제안을 거절은 하되, 재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글로벌 업계에서는 바이엘이 몬산토의 의중에 맞춰 더 높은 인수가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엘이 처음 제시한 가격보다 적어도 10%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엘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글로벌 화학회사 순위 1위인 바스프도 지난 23일, 몬산토의 인수를 적극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엘이든 바스프이든 모두 글로벌 탑랭킹의 화학회사들인 만큼 몬산토를 인수한다면 단숨에 글로벌 종자 및 농화학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화학회사 2위와 8위의 합병 ‘다우듀폰’ 출범
농업화학분야에서의 글로벌 화학회사들의 총성없는 전쟁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되었다. 글로벌 화학기업 순위 2위인 다우케미칼과 8위 듀폰의 합병이 지난해 말 발표되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농업화학 분야에 대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회사는 합병을 통해 화학업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눈독 들이는 농업화학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듀폰은 이미 매출의 41%를 농업화학 분야에서 올리고 있다. 다우듀폰이 출범하면 농업화학 시장 지배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다우듀폰이 미국 옥수수 종자 시장점유율 41%, 콩 종자 시장점유율 38%로 각각 1위에 오르고, 세계 농약시장에서도 점유율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농업을 포함한 전체 화학시장에서는 연매출 900억 달러로 단연 글로벌 1위의 위용을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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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강국 중국 세계 1위 ‘신젠타’ 인수, 식량무기화 경쟁 주도 
중국도 농업화학분야로 발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국유의 최대 화학기업 화공그룹(CNCC)은 지난 4월 약 430억 달러(약 52조원)에 세계 1위의 농약회사이자 세계 3위의 종자생명공학 회사인 신젠타를 인수하였다. 신젠타는 종자와 농약을 주력으로 하는 농업화학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유전자조작(GMO) 종자 분야에서는 미국의 몬산토, 듀폰과 함께 세계시장 점유율의 90%를 장악하는 글로벌 넘버 3의 회사이다.
이런 거대기업을 중국이 인수했다는 사실은 기존 미국 주도의 세계 농업화학 분야에서 중국이 신흥강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향후 종자를 중심으로 한 식량 무기화 경쟁에서 중국이 미국과 치열한 패권다툼을 전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낳고 있다.  


농업은 안정성·성장성 갖춘 미래형 산업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회사의 생존을 걸고 농업화학분야에 뛰어드는 이유는 향후 농업산업의 성장성과 안전성, 그리고 수익성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계 식량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도 세계 인구의 10% 이상이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종자 개량과 병해충으로부터의 수확량 향상은 인류의 필수 과제이자 거대 비즈니스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농업화학분야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4년 현재 1천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2020년까지 14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6%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것이다. 실제로 신젠타·바이엘·듀폰·바스프·다우케미칼 등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들은 농업화학 분야에서 연평균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석유화학으로 인한 실적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화학기업이던 몬산토는 일찌감치 이같은 추세를 전망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농약과 종자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1년 전에는 향후의 더 큰 발전을 모색하고자 세계1위 농업화학 기업 신젠타의 인수를 시도했었다. 신젠타가 몬산토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독점금지법 상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몬산토는 결국 신젠타 인수를 철회한 바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몬산토는 오히려 피인수되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글로벌 농업화학시장은 가히 전쟁터에 비교될 수 있을 정도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열악한 국내 농업화학 산업환경, 대책은 없는가?
세계 농업화학회사들이 회사의 생존을 걸고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화학 또는 종합화학회사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사실 그동안 세계의 농약, 종자시장은 앞에서 말한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유지, 발전되어 왔다. 글로벌 기업들이 탄탄한 자본력과 전세계에 걸친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신물질 개발을 선도해 왔다.
글로벌기업들이 화학과 제약, 농업을 결합한 종합화학을 지향한데 반해, 국내는 화학과 제약, 농약이 서로 분리되어 독립된 형태로 발전해 왔다. 글로벌기업들이 종합화학을 추진하며 각 분야의 핵심기술을 융복합하며 또다른 신물질을 개발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각각 독립된 사업영역에서 제한된 연구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연구개발비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의 차이는 크다. 글로벌 기업들은 년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다. 몬산토는 매년 매출의 12% 정도인 10억 달러(1조2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쏟아 붓는다. 듀폰도 농업분야 연구에만 10억 달러를 집중한다. 신젠타는 연간 11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농약회사들은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국내 회사들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국내산업 환경상 어쩔 수 없는 요인이 더 많다. 국내 농약시장의 규모는 1조6000억원. 글로벌 기업들을 제외하고 국내 기업들이 모두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한다 해도 총액은 년간 1300억원 정도에 그친다. 10년을 투자해야 글로벌기업 1곳의 1년 연구개발비를 넘어선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비를 보면 팜한농과 경농이 년간 10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있으며 그 외 기업들은 50억원 미만에 그치고 있다.   


글로벌화학회사 LG, 국내 1위 팜한농 인수
업계에서는 국내 굴지의 그룹이자 글로벌 화학회사 12위인 LG화학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LG화학이 국내 농업화학분야 1위 회사인 팜한농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글로벌기업답게 연구개발비 투자에서도 통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000억원에서 계속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6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향후에도 투자비를 계속 늘려 2018년에는 글로벌 탑 10 수준인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 투자비가 모두 농업화학 분야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농업화학에 대한 투자비도 상대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팜한농은 국내 최대의 농자재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작물보호제를 생산·공급해 창사 이래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최근 신물질 제초제 ‘테라도’를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나서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종자 사업은 20여개 작물 분야·500여 품종을 생산하며 역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 2012년 다국적 글로벌 기업이자 종자회사인 몬산토코리아를 인수하며 다양한 육종 기술을 보유하게 됐으며, 유전형질 기술 및 에너지 작물 종자 등 고부가가치 사업도 추진한다. 비료는 국내 시장 2위를 점유하고 있다.


팜한농,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발전할까? 
LG화학은 팜한농 인수를 통해 기존 화학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작물보호제와 종자·비료시장 등 농업화학분야에 대한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미 확보하고 있는 석유화학분야의 유기합성 및 분리·정제 기술과 장치공장 운영 노하우가 팜한농의 농업화학 기술과 접목될 경우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은 지난달 팜한농 대표 취임식에서 “LG화학은 이번 팜한농 인수로 농화학 사업에 진출해 선진형 종합 화학회사로 거듭날 채비를 마쳤다”라고 말하며 “국내 1위에 안주하지 않겠다. 그린바이오사업을 글로벌 탑 10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원제개발능력이 있는 글로벌 농업화학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LG화학의 계열사인 LG생명과학과 이번에 인수한 팜한농이 과거 농약원제를 개발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사실 미흡하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 적지만 연구개발투자 계속 가시적 성과도 나와 
팜한농 이외에도 국내에는 경농, 한국삼공, , 성보화학 등 여러 국내 회사들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적게는 45년에서 최장 60년동안 국내에서 농약사업에 종자하며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토양, 환경 등 한국농업 환경에 대한 많은 데이터와 관련기술을 축적해 왔으며 매년 신물질 개발에도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물론 글로벌기업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작은 국내시장에서 매출액의 7%~8%를 투자하고 있다. 이미 몇몇 회사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직은 비공식적이지만 몇몇 회사들은 새로운 신물질 개발 성공을 눈앞에 두고 막바지 시험을 진행중이라고 한다. 국내 기업들이 토로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과다한 연구개발비이다. 통상적으로 농약원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기간 10년, 개발금액 1000억원이라고 한다. 성공확률은 3만5000분의 1이라고 한다. 이렇게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여력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골든시드프로젝트, 농약산업에도 도입해야
정부는 농업화학사업의 발전가능성에 주목해 지난 2013년 ‘골든시드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금보다 비싼 종자’라는 의미로 2021년까지 8000억원을 투입해 뒤떨어진 국내 종자산업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종자업계로부터 많은 호응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골든시드프로젝트는 올해 출범 4년차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3년간 200건 이상의 품종출원 및 수출 1800만 달러, 국내 매출액 9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까지는 기반 확충에 중점을 두는 1단계 사업이고, 2017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출증대를 위한 2단계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종자업계에서는 이 프로젝트로 인해 국내 종자업계의 육종기술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약업계에서는 농약산업에도 골든시드프로젝트가 도입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국내 각 회사들은 이미 훌륭한 연구개발 인재들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40여년 이상 쌓아 온 노하우와 관련기술을 축적해 놓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이 뒤따른다면 신물질개발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농업화학회사들은 총성없는 전쟁을 진행하고 있다. 식량주권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운명적인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부는 이제 미래형 국가발전산업인 농업화학에 눈을 돌려야 한다. 농업화학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