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전세 사건 - semonyeo jeonse sageon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최근 저가 아파트와 소형 주상복합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11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적혀있는 전세 물건 알림 문구. 2022.07.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소희 이기상 기자 = 검찰이 전세보증금 사기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국 검찰청에 엄정 대응을 지시한 가운데, 검찰이 파악한 이른바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에서 쓰인 범죄 수법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136명에 달하는 임차인을 속여 298억원에 달하는 전세금을 가로채면서, '무자본 갭투자'로 수백채의 빌라를 취득한 뒤 매매가보다 높은 전세금을 매기는 이른바 '깡통전세'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김형석)는 사기 및 부동산실명법위반 혐의로 김모씨를 추가 기소했다. 김씨는 무자본갭투자자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김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두 딸은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으며, 김씨의 범행에 가담한 분양대행업체 대표 송모씨 등 2명은 구속기소하고 업체 직원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깡통전세 수법을 통해 피해자 136명으로부터 약 298억원 상당을 지급받아 편취했다.

깡통전세는 전세보증금 사기의 대표적 유형 중 하나다. 건물 취득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책정하는 방식인데, 주로 매매수요가 높지 않으나 임대차수요는 높은 중저가형 신축 빌라에서 발생한다.

검찰이 밝힌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의 범행 수법에 따르면, 분양대행업자들은 신축 분양을 대행하면서 건축주에게 지급할 금액을 미리 정하고, 그 입금가에 무자본갭투자자인 김씨에게 줄 돈과 자신들이 취득할 이익금을 더해 분양가를 산정했다.

즉, 임차인이 지급한 임차보증금 액수인 '분양가'는 건축주에게 지급되는 실제 매매금액인 '입금가'보다 높게 형성된다. 임대차보증금의 일부를 무자본갭투자자와 분양대행업자의 '리베이트'로 분배한다는 목적으로 매긴 금액이기 때문이다.

빌라의 소유권 취득은 무자본갭투자자인 김씨의 몫이 됐다고 검찰은 봤다. 이후 김씨는 136채의 빌라 소유권을 자신의 두 딸의 명의로 이전하기도 했다.

분양대행업자들은 계약과정에서 임차인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피해자들은 비교적 저렴한 주거형태를 이용하고자 하는 20~30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이라며 "무자본갭투자로 인한 피해는 수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나 정상적인 계약의 외관을 갖추고 있어 통상 계약 당사자들 사이의 민사문제로 취급돼 적정한 형사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깡통전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자는 다양했다. 검찰은 "보증금 대출 연체로 신용불량자가 된 경우, 해당 목적물이 경매에 붙여지자 더 큰 손해를 피하고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낙찰을 받은 경우, 그로 인해 소중한 주택청약 자격을 잃게 된 경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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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시스]



검찰은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에 대해 '조직적인 사기 구조'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무자본갭투자자는 자기자본을 전혀 투입하지 않고 수백 채의 빌라를 다량·반복적으로 취득하게 되나, 당초 보증금을 지급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수중에 보유 자금이 부족하다"며 "또 해당 빌라에 대한 매매 수요가 높지 않아 처분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워 결국 수백억에 달하는 임차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한편,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 외에도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건은 8000여건에 달하는 등 증가 추세가 계속 나오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19~2021년 8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서울보증보험(SGI)에 접수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총 8130건, 피해액은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사고의 약 89%가 보증금이 3억원 이하인 경우로 분석됐다.

전세보증금 사기의 대표적 유형은 ▲건물 취득가보다 큰 금액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책정하는 소위 '깡통전세' ▲등기부상 거래가액을 부풀려 실거래가보다 높은 임대차보증금을 책정하는 사례 ▲전월세 계약 현황 등 권리관계를 기망한 사례 ▲보증금 돌려막기 사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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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황병주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전세 사기 관련 대응 방안'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2.07.11. [email protected]



대검은 이날 전국 검찰청에 전세보증금 사기 엄정 대응 지시를 내렸다.

황병주 대검 형사부장은 "피해자를 계획적이고 적극적으로 속인 범죄자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구속수사 하겠다"며 "전세금이 피해자의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피해 회복 여부 등을 수사 단계에서 적극 수집해 공판 단계에서도 죄에 상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법원 선고형이 피해자 의사나 피해 회복이 안 됐는데 적절하게 나오지 않으면 적극 항소하겠다는 것"이라며 "공범과 은닉 자금 추적 등을 통해서도 피해 회복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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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용감한 형사들' 시즌2.2022.12.17. ( 사진 = E채널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윤진 기자 = 아내의 돈과 보험금을 노린 잔혹한 남편들의 끔찍한 사건이 펼쳐졌다.
 
16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2'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경남경찰청 김병수 총경과 '뉴페이스' 경기북부경찰청의 김일수 형사와 신명관 형사가 출연해 직접 수사하고 해결한 수사 노트를 펼쳤다.
 
먼저 김병수 총경은 2011년 4월, 바람처럼 사라진 한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여성 강 씨는 남편을 만나러 간다고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됐는데, 남편은 "만난 적도 만나기로 한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당시 강 씨의 실종이 전국 방송사에서 생중계될 정도로 떠들썩했는데, 사례금이 1억 원이었기 때문이다. 강 씨는 남편 박 씨와 혼인신고한지 6개월 만에 이혼을 결정했다. 두 사람은 재산분할 의견 차이로 소송이 진행 중이었다. 강 씨가 사라진 날의 행적을 조사하니 택시를 타고 해운대 모 숙박시설 앞에 내렸다. 이후 강 씨는 증발했다.
 
범죄자문학회 회장이자 컴퓨터 공학 교수인 박 교수에 대한 의심이 짙었지만, 그에게는 알리바이가 있었다. 하지만 김병수 총경은 참고인 조사 이후 강 씨의 실종에 박 교수가 있음을 확신했다. 냉정함을 유지하던 박 교수가 경찰서 밖으로 나가자 몸 전체가 휘청거리는 모습이 포착된 것. 김 총경은 사색이 된 박 교수의 얼굴에서 범죄자의 얼굴을 봤다.
 
이후 김 총경과 박 교수의 치밀한 두뇌싸움이 시작됐다. 박 교수가 무료 메신저 앱 회사에 기록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발견했다. 기록은 지워졌지만 상대방 번호는 남아있었는데, 그는 강 씨가 사라진 후 두바이로 떠났다. 결정적 단서였지만, 삭제된 이상 내용 열람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김 총경은 "당시 살인 공소시효가 25년이었다. IT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지 않나. 그 기간 안에 이걸 복원하면 사건이 해결된다"라며 "퇴직 전까지 어떻게든 해결한다는 마음이었다"라고 집념을 보였다.
 
경찰청 포렌식팀은 밤샘 작업 끝에 메신저 복구에 성공했다. 공모자는 박 교수의 내연녀였다. 박 교수에 대한 체포영장을 준비하고 있을 때 강 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실종 49일째였다. 내연녀는 입국해 모든 사실을 시인했다. 조사 결과 박 교수는 3번의 이혼 전력을 숨기고, 강 씨와 결혼했다. 강 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이혼 유책사유를 부인에게 돌리고자 온갖 계략을 세우고, 집 등 모든 것을 빼앗으려고 했다. 박 교수는 징역 22년, 내연녀는 징역 5년을 받았다.
 
이어 김일수 형사와 신명관 형사가 영화 '황해' 실사판 사건 수첩을 펼쳤다. 2012년 6월, 중국에서 한 통의 팩스가 왔다. 전날 20대 한국인 여성이 중국 칭다오 공원에서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로 성폭행 흔적도 발견됐다. 여성은 칭다오에서 장사를 하는 부모님을 뵈러 갔다가 범죄를 당했다. 부모님은 경찰에게 "범인을 꼭 잡아달라"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의 행방을 역추적했다. 여성은 사망하기 두 시간 전 공중전화로 전화한 이후 어떤 남자와 햄버거 가게에서 포착됐다. 두 사람은 칭다오 공원으로 함께 입장했지만, 몇 분 후 남성 혼자 공원을 빠져나왔다. 남성의 동선 추적이 되지 않자 경찰은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었던 번호를 찾아냈다. 하지만 이는 '선불폰'으로 통신회사가 명의자로 떴다. 경찰은 통신회사를 압수 수색했고, 수상한 발신 내역을 찾았다. 조사 결과 통신회사 여직원의 어머니의 이혼한 남편이 피해 여성과 연관이 있었다.
 
남편은 53세에 전과가 18범이었는데, 이 남성이 바로 23세 피해 여성의 남편이었다. 사망 당시에는 이혼 소송 중이었지만, 피해 여성의 일기장에는 남편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 권일용 교수는 "그루밍을 당했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심리적 지배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남편을 파헤쳤다. 피해 여성 앞으로 생명 보험이 가입되는 등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지만, 피해자가 사망한 당일 남편은 마약 투약 혐의로 유치장에 수감돼 있었다.
 
경찰은 유치장 면회 기록을 통해 남편이 55세 남성 최 씨와 "공사 대금" "260만 원" 등 묘한 대화를 나눈 정황을 파악했다. 최 씨는 범죄, 강간 등 전과 19범이었다. 조사 결과 CCTV 속 남자는 최 씨였다. 경찰은 최 씨가 살던 고시원 쓰레기통에서 남편의 '돈은 반드시 줄 테니까 편지를 읽은 뒤 버려라'는 메시지를 찾았다.
 
남편은 1심 재판 도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왜 아내를 죽이려고 했는지 그의 입을 통해서는 들을 수 없었다. 최 씨는 남편이 "보험금을 노리고 접근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피해 여성은 결혼 전 편의점에서 일했는데, 남편이 행패를 부리는 취객을 막아준 적이 있었다. 그렇게 여성에 대한 심리적 지배를 통해 의도적 접근을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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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곳곳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17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2.12.17.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