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저번 포스팅에 이어서

대학별 편입면접 후기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중간중간 뻘소리가 많지만

편입 준비하시는 분들은

다 읽고 나면 나름대로 도움이 될 거예요?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정성껏 답변해드립니다 ^_____^

첫 번째 대학은 서울시립대

가장 먼저 면접을 봤던 대학이고

준비하면서 가장 정신없었던(?) 대학이기도 하다

2019학년도에 시립대 영어영문학과는

일반 편입생 4명, 학사편입생 1명을 모집했고

1단계 : 공인영어 60 + 서류 40 (전적대 학점, 이수과목 등)

2단계 : 면접 80 + 서류 20 으로 평가했다

(대부분의 학과는 1단계가 공인영어 100 이었는데

특이하게도 영어영문학과와 국제관계학과만 서류점수를 1단계부터 반영했다)

1. 원서접수

한창 2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가

원서접수 기간이었는데 (12/5 수 - 12/7 금)

영문과는 공인영어성적표, 성적증명서를

우편이나 방문을 통해 실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귀찮았던 기억이 난다

(다른 과는 공인영어성적표만 스캔하면 된다고 했는데

유독 영문과랑 국제관계학과만 직접 제출 요구)

6일 오후 6시가 거의 다 되어서 우체국에 도착했는데

익일특급 등기로 보내도

서류가 다음날 오후 늦게 도착할 수 있다고 해서 완전 멘붕

생각해보니 증명사진도 서류제출 당일에 찍어서 원서에 첨부함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구나^^^^^^

다행히 서류는 7일 오전에 입학처에 잘 도착했지만

공인영어로 갈 수 있는 대학 중

시립대가 사실상 제일 높은 대학이었기 때문에

(연대, 고대, 경희대는 논술이 메인이므로 제외)

토익 990점이 아니었던 나는 1차에서 떨어져도 할 말이 없다는 생각에

학업계획서도 쓰지 않고 반쯤 손을 놓고 있었다

2. 1차 합격과 학업계획서

원서 접수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2월 14일

아무 생각 없이 입학처에 들어갔는데

(원래 오후 5시 발표라고 했는데 1시에 조기 발표가 나서 편입 카페가 난리였음)

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응?... 응?????? 합격이요?????

운이 좋았던 건지,

19년도에 유독 만점자들이 지원안 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1차 합격을 하게 되어서

부랴부랴 학업계획서를 쓰기 시작했다

12월 14일에 합격 발표가 났는데

12월 18일까지 학업계획서를 발송해야 했으니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심지어 12월 17일부터 기말고사 기간이었기 때문에

학업계획서를 이틀 만에 완성하느라 밥도 못 먹고 노트북 앞에 앉아있었다

학업계획서는 2페이지 이내로 작성해야 했는데

적어야 하는 항목이 5가지라 분량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았다

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각 항목당 1000자씩 총 5000자 조금 넘게 썼던 것 같다

(한글 2010, 8pt 글씨체 기준)

전문가에게 첨삭을 받기는커녕

친구한테 보여줄 시간도 없었기 때문에

글을 솜씨 있게 잘 쓰기보다는

내가 시립대 영문과로 편입해야만 하는 이유를 진솔하게 쓰는데 집중했다

그렇게 학업계획서까지 잘 발송하고 와서 보니

면접은 한 달이나 남았고~!

크리스마스는 다가오고~!

연말이라 기분은 설레고~!

연대 논술은 이미 망했고~!

그렇게 연말 ~ 연초를 신나게 놀았다

3. 전공 면접 (전공적성평가 심층면접형)

1월 7일, 연세대 논술 광탈했음을 알게 되어 허탈감을 느끼고

1월 9일, 부산대에 서류 제출하러 갔다가 쌓여있는 서류봉투들을 보고

'나 말고도 간절한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그래서 1월 14일 - 15일

이틀 동안 빡시게 전공 공부를 했다

나는 동일계인데다가 인문계열이었기 때문에

이공계열에 비해 준비할 게 훨씬 적었던 것 같다

일단 전적대 영문학, 영어학 개론 수업 때 썼던 교재들을 1회독 하면서

지난 2년간 배운 전공 지식을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했고

입학처에서 기출문제를 다운 받아서

면접 문제가 어떤 식으로 출제되는지 확인했다

(솔직히 기출문제 중에 답변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서

공부하면서 다시 한번 '아.. 나는 정말 망했구나' 하고 생각했음)

<참고한 전공서적>

1. 영문학입문 - 우용출판사

2. The Norton Anthology of English Literature 9th edition

3. The Study of Language 6th edition - Goerge Yule 저

4. 영어발음의 이해와 지도 - 성은경 저

제가 참고한 교재들은 시립대 영문과에서 사용하는 책이 아닙니다

시립대에서 사용하는 전공서적이 꼭 필요한 분들께서는

비밀 댓글로 문의 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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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목요일

대망의 면접날

아침 8시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갔다

1시까지 입실 완료였는데

12시 조금 넘어서 학교에 도착했다

시립대 첫인상은 읭? 스러웠다

대학가 특유의 번화한 느낌이 전혀 없었고

여기가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없었다

거기다가 한겨울 특유의 황량한 느낌이

입구에서부터 풍겨져 나와서

솔직히 첫인상이 썩 좋지는 않았다

영문과는 국문, 중문, 경제학부와 함께 자연과학관에서 면접을 봤는데

영문과는 90%가 여자였다

좌석 배치도대로 앉았는데

나는 맨 뒤에 혼자 앉게 되어서 너무 쓸쓸했ㄷr...☆

입실 마감 시간이 되자

진행 보조요원들이 신분 확인을 하고

주의사항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준비실로 이동해서 문제를 읽고 답변을 준비하는 시간은 20분

면접실로 이동해서 실제 면접을 보는 시간은 10분

면접실에서는 절대 개인 신상(이름, 전적대)에 대해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면접이 시작되었고

첫 줄 맨 뒤에 앉은 나는 대기실에서 무려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

...

자연과학관 강의실에는 제대로 된 난방 기구가 없었다

오래된 라디에이터만 있었을 뿐...

연식으로 봐서 80~90년대에 썼을 것 같은 그런 라디에이터

나중에는 면접 준비고 나발이고

다들 라디에이터에 달라붙어서 손 녹이는데 정신이 없었다

진짜 너무 추웠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내 차례가 왔고

준비실로 이동해서 문제를 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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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입학처에서 공개한 19학년도 기출문제

첫 번째 영어학 문제는 나름 자신 있었던 speech sound에 관련된 문제였다

반면 두 번째 영문학 문제는 전혀 예상치 못한 희곡이 출제되어서

정말정말정말 x 1000000 당황스러웠다

시랑 소설만 잔뜩 읽어 갔는데 희곡이라니!

희곡은 셰익스피어랑 말로 거 밖에 모른다고!!!!!

20분 동안 연습지에 열심히 끄적이며 답변을 적어내려갔고

쓰면 쓸수록 나는 불합격에 가까워짐을 느꼈다

20분이 다 되자 진행 보조요원이 문제지를 회수해갔고

연습지를 들고 면접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편입 첫 면접이라 들어가면서 정말 많이 떨었던 기억이 난다

면접실에는 교수님 두 분께서 앉아계셨고

오래 기다려서 힘들지 않았냐고

지문 이해하는 데 시간 부족하지 않았냐고 웃으면서 여쭤봐주셨다

그래서 아주 솔직하게 2번 문제에 제시된 희곡 작품을 처음 봐서

이해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다고 말씀드렸다

이때까지는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교수님들 책상 위에는 내 학업계획서가 놓여있었다

그랬더니 그럼 둘 중에 더 자신 있는 문제의 답부터 말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1번 영어학 문제부터 답을 하는데

답을 하면 할수록 말이 꼬이고..

내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말이 흘러가고..

교수님께서는 끝없이 꼬리 질문을 하셨고..

어느 순간부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셨고..

목소리 톤이 살짝 높아지셨고..

그렇게 5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두 번째 영문학 문제에 대한 답을 할 차례가 되었는데

희곡 분석에 자신이 없었던 터라

계속 '제 생각에는 ~~인 것 같습니다'하고

확신 없는 말투로 답을 했다ㅠㅠ

내 답변에 대한 꼬리 질문을 몇 개 던지시더니

오히려 이 작품을 진짜 처음 읽은 게 맞냐며

정확하게 잘 분석했다고 하시는 것이었다ㅠㅠㅠㅠㅠ

이때 얼마나 안도했는지ㅠㅠㅠㅠㅠㅠ

쨌든 그렇게 10분이 10초처럼 지나갔고

마지막으로 영문학이랑 영어학 중에 뭐가 더 좋냐는 질문을 하셔서

둘 다 좋은데 영어학이 좀 더 좋다고 말씀드리고 나왔다

퇴실을 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1번 문제의 답이 내가 말한 것의 정반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뒤늦게 후회했지만 되돌릴 수 없음을 알고

체념한 체 집으로 돌아갔ㄷㅏ

정리하자면

10분 내내 제시된 문제에 대한 질문만 하셨고

학업계획서에 관한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다시 말해, 인성 면접이 아니라 100프로 전공 면접이었다는 것

그리고

문제 지문만 영어였지

답을 영어로 말하라거나,

자기소개를 영어로 해보라거나 하는 건 전혀 없었다

100프로 한국어 면접

+

중요한 건 아니지만

교수님 두 분 중

한 분은 무섭게 몰아붙이는 역할을 맡으시고

또 다른 한 분은 다 맞다고 해주시는 천사 역할을 맡으시는 듯

합격자들 이야기 들어보니 다들 똑같이 생각했더라

그러니 교수님 무섭다고 너무 긴장할 필요 없다는 것

세상살이 다 짜고 치는거라 이 말이야!!!

4. 합격 발표

면접은 시립대가 먼저였지만

최초 합격자 발표는 동국대가 먼저였다

동국대 합격하고 나서

별 기대 없이 시립대 발표를 기다렸는데

원래 발표 예정일보다 하루 빠른 1월 31일에 발표가 났다!

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믿기지 않게도 최초 합격을 하게 되었고

1도 기대를 안 했던 터라

동국대 합격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기뻤다

다만 합격증이 너무 무미건조해서 조금 아쉬웠달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 소감

시립대는 내가 면접 본 학교들 중 단연 가장 힘들었던 학교다

처음으로 면접 본 학교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인성 관련 질문 없이 10분 내내 전공 관련 질문만 하다 보니

진이 빠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서류 반영 비율이 높았다는 점,

소문과는 달리 토익 990점이 아니라도 최초 합격할 수 있다는 점,

조기 발표로 입시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점

등등

좋은 점도 많았던 것 같다

나를 뽑아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면접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뻘소리를 씨불이고 나온

과거의 나 자신에게도 감사하다~~~

서울시립대 공대 편입 후기 - seoulsilibdae gongdae pyeon-ib hugi

- 끝 -

여기까지 다 읽으셨다면 하트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