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용소 에서 다시보기 - yeonghwa suyongso eseo dasibogi

오스카 쉰들러. 그는 수천 명의 유태인을 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국 독일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행하였던 인류 범죄에 대하여 유태인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두 차례나 방문하였음에도 나치의 잔혹한 통치에 대한 인식은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를 통해 보다 실감 있게 느끼게 되고 이에 따라 폴란드를 왜 여행하는가 하고 묻는다면 폴란드의 고도(古都) 크라코프 부근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대답하게 된다.

문화, 과학, 종교 분야에서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았던 폴란드인들은 아우슈비츠에 경도된 외국인의 선입견을 조금이라도 희석하고자 코페르니쿠스, 퀴리 부인, 요한 바오로 2세, 쇼팽과 같은 세계적인 인물을 거론하면서 자국민의 뛰어난 우수성을 설명하나 폴란드가 아직 2차 대전의 상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이제는 역사를 똑바로 직시하고 또한 바로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우슈비츠의 위치를 살펴보고자 폴란드의 지도를 들추게 되면 자연스럽게 험난했던 폴란드의 과거 역사가 눈에 들어온다. 주변 강대국간 분할로 세 차례나 지도상에서 사라졌으며 히틀러와 스탈린간의 비밀협약 직후 1939년 9월1일 나치군의 공격으로 불과 2주만에 함락되어 서부 폴란드의 2000만 인구는 독일에, 1180만 동부 인구는 소련에 편입되면서 6여년 동안 2차대전의 격전지가 되고 나라가 초토화됐다.

아무런 힘이 없는 가운데 연합 전승국간의 카이로, 얄타, 포츠담 회담으로 동부 폴란드는 소련 영토로 편입되고 그 보상으로 동부 독일 영토가 폴란드 서쪽 지역으로 되어 많은 폴란드인과 독일인들이 새로운 영토에 따라 강제 이주가 이루어지면서 20세기의 굴곡된 폴란드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게 됐다.

폴란드의 함락과 동시에 유태인에 대한 독일의 학대도 시작됐다. 유태인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관계로 유럽 국가 중 유태인이 가장 많았던 폴란드에는 300만의 유태인이 거주하면서 폴란드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유태인 집단 거주지였던 크라코프 인근 아우슈비츠 지역에 독일의 7번째 정치범 수용소가 건립되면서 유태인의 앞날에 그림자가 드리우게 됐다. 정치범과 전쟁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1940년 6월 문을 열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유태인의 청소라는 나치 독일의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장소로 선정되면서 수용소라기보다는 인류역사 최대의 범죄가 저질러졌던 처형소로 변모하게 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정문에는 “노동이 당신을 자유롭게 한다”라는 구호가 65년전에는 유태인과 전쟁포로를, 그리고 지금에는 줄잇는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 수용소가 처음 소규모 정치범을 수용하기 시작한 이래 1942년에는 6000여명이었던 것이 한창때인 1944년에는 4만2000 여명까지 증가하게 된 것은 유태인 말살 이외에 강제노동을 이용한 전쟁물자 조달에도 그 이유가 있었다. 나치제국은 6억 마르크라는 당시 최대 금액을 투자하여 전쟁 수행에 필수적인 인공 합성물자를 생산하는 독일회사를 이곳에서 가동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노동인구를 조달할 목적으로 수용 인원을 급격히 확대했던 것이다.

유럽 전역에서 기차로 도착한 유태인들을 즉석에서 구분해 일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노약자, 어린이, 여성들은 바로 처형되기 때문에 유태인이 바라본 수용소 정문의 구호는 노동을 통하여 자유롭게 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살아있도록 해 준다는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며 실제로 쉰들러 영화에서도 자신은 일할 수 있다고 처형 직전까지 울부짖는 모습이 나온다.

여행객에게는 기만으로 생각되는 노동과 자유라는 구호가 유태인에게는 생사를 가르는 처절한 기준이었다. 인간생체실험의 현장이었고 총살, 동사, 가스사, 아사 등 인간이 생각할 수 있었던 모든 방법으로 생명을 앗아갔던 수용소 내부를 돌아보면서 가슴에 와 닫는 것은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그 역사를 다시 겪게 된다"는 미국 철학자의 엄숙한 경고였다.

이러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폴란드는 종전 60주년을 맞이한 금년, 지도에서 사라지고 강대국에 좌지우지되던 자국의 역사와 독일의 침략 및 소련의 공산 통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또한 침략국인 독일은 1970년 12월 7일 브란트 총리가 관계 정상화를 위하여 방문하는 기회에 바르샤바 유태인 강제수용소 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은 이래 아우슈비츠 해방 60주년인 2005년 1월 27일에도 슈뢰더 독일총리는 다시 한번 나치의 만행에 대하여 깊은 사죄를 하였다.

인류 만행에 대한 국제적인 움직임도 전개되어 유네스코는 150만 명의 유태인이 굶어죽고 고문받았으며 처형되었던 그 장소를 기억하기 위하여 아우슈비츠를 인류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유태인, 폴란드인, 독일인이 기억할 뿐 아니라 세계 모두가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대동아라는 미명하에 동아시아 전체를 짓밟고 전쟁으로 몰아넣었던 일본 제국의 잔혹한 행위를 누가 기억하고 있는가? 내 자신에게 던지는 이러한 질문에 화끈해지면서 역사를 알지 못하면 되풀이된다는 수용소에 새겨진 그 문구가 처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화창하고 따사로운 5월의 아우슈비츠 날씨와 수용된 유태인들이 심었다는 플라타너스 나무의 생기발랄한 푸르름은 수용소 분위기와는 너무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또한 96% 가톨릭 인구를 종교를 부정하였던 공산주의로 통치하면서 교황을 배출했다는 폴란드의 역사가 어딘지 모르게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같게 된다. 이러한 어긋난 역사를 바로 세우고 아우슈비츠에 가위눌린 자존심을 되찾기 위하여 폴란드인들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주목해야 할 때이다.

조윤수 참사관(주 독일 한국대사관)

출 처 : 국정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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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와 하나 고슬라어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나치 치하의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하여 강제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재회로 이어지는 우정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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