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벤 느망 다시보기 - leben neumang dasib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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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줄거리

스물셋, 임신 확인서를 찢었다

작가를 꿈꾸는 대학생 ‘안’은 예기치 못한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낳지 않으면 감옥에 가야 하는 현실.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안’은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끝까지 가기로 결심하는데…

<레벤느망> 메인 예고편 : https://tv.naver.com/v/25164302

현대 프랑스 문학 거장 '아니 에르노'의 솔직하고 내밀한 고백록 [사건] 원작

202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은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촉망받던 미래를 빼앗긴 대학생 '안'이 시대의 금기로 여겨지던 일을 선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아니 에르노의 솔직하고 용기 있는 고백록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흥미롭다.

다양한 작품 속에 자전적 경험을 녹여 온 아니 에르노는 1974년 선보인 데뷔작 [빈 옷장]부터 자신이 처한 운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분투와 부끄러운 내면을 그린 [부끄러움], 아버지,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회고한 [남자의 자리]와 [한 여자]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시대적 상황과 개인적 경험을 결합한 생생한 이야기를 선보이며 프랑스 현대문학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그중에서도 임신중절이 불법이던 시대에 몸소 체험한 임신 중절의 경험을 낱낱이 고백한 [사건]은 작가 본인이 끝끝내 이야기하기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놓았을 만큼 쉽게 꺼내기 힘든 주제를 솔직하고 생생히 다뤄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레벤느망>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를 오드리 디완 감독의 섬세하고 절제된 연출로 완성하여 인상적이다. 원작자 아니 에르노는 영화에 대해 "20년 전 책의 마지막 부분에 1964년 3개월 동안 내 몸이 겪은 모든 경험과 도덕적 신념에 대해 적었다. 임신중절 금지와 새로운 법의 제정, 오드리 디완 감독은 이것을 영화에서 보여주고 전달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아니 에르노 작가의 지걱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사건을 통해 시대와 사회의 부조리를 담아낸 탁월하고 진정한 이야기가 빛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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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안'의 움직임을 근접 촬영하며 몰입감과 흡입력을 높이다

자신의 몸에 대한 스스로의 결정권을 빼앗긴 여자의 공포와 사회적 부조리에 맞서는 강렬한 이야기를 담아내다

'안'이 뜻하지 않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영화는 한 주, 한 주 흘러가는 시간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관객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신체적 변화를 고스란히 목도하며 서서히 긴장하고, 시간이 흘러간다는 사실은 곧 그 자체로 공포가 된다. 그리고 영화는 다른 해결 방법들이 모두 실패로 돌아갈 때마다 ‘안’이 겪는 혼란과 좌절을 그려낸다.

영화 <레벤느망>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그 안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여성의 감정과 어려움을 밀도 있게 담기 위해 '안'을 근접 촬영하는 방식으로 관객이 그녀의 삶에 빠져들고 몰입할 수 있도록 구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의 모든 움직임을 긴밀하게 따라가며 '안'의 반응과 초조한 분위기를 최대한 가까이서 잡아내려는 촬영 스타일이 돋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화면비를 1.37:1로 설정해 캐릭터를 무대 장치의 한 요소가 아니라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오로지 인물에 집중하고자 했으며 이러한 연출은 관객들이 주인공과 같은 경험을 하도록 만들고, 자연스럽게 감정적으로 동조하게 만든다.

꿈을 향해 달려가던 똑똑하고 당당한 여대생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알게 된 임신 사실로 인해 삶과 미래가 위기에 놓이게 된 '안' 역할을 맡은 배우 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의 연기는 탁월한 연출과 만나 놀라운 흡입력과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배우 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는 '안'이 겪게 되는 신체적인 변화와 시간이 흐를수록 고조되는 심리적 불안감을 절제된 연기 속에서도 강렬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선보인다. 또한 자신의 몸에 대한 스스로의 결정권을 빼앗긴 부조리한 상황과 여성에게 가해진 사회적 압박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 <레벤느망>은 임신중절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던 1960년대에 한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는 것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진실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뜨개질바늘, 낙태 시술자가 여성의 자궁에 삽입하는 프로브 같은 도구를 사용하며 여성의 몸에 자행된 공포스러운 일들이 얼마나 시대를 거스르는 일인가를 보여주는 장면들은 충격적이다. 이 영화는 1975년 프랑스에서 낙태죄를 처벌하지 않는 법인 ‘Loi Veil’이 통과되기 전에 여성들이 사용했던 방법들을 정확히 그려내며 여성들을 끔찍하게 억압했던 잔인한 현실이 역사적으로 자행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한다.

영화 <레벤느망>에서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안'이 또다시 다른 학생들에게 둘러싸이게 됐을 때, 그녀의 평온하고 빛나는 얼굴에 자기의 미래는 자기 자신의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내비친다. 선생님을 꿈꾸었던 '안'이 영화 후반에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자 하며 더 중요한 일을 선택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마주했던 공포의 시간을 경험한 후 변화한 '안'은 여성들이 자신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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