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건배사 멘트 - sin-ibsawon geonbaesa menteu

신입사원 건배사 이거면 OK

신입사원에 가장 부담을 뭘까요? 뭐니뭐니 해도 제 경험상으로는 술자리 즉, 회식입니다. 다들 데면데면한 상황에서 적응도 해야되고 어느 정도 되면 건배사도 시키고 그럽니다. 코로나 19로 회식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충분히 가져야할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하라고 할지 모르니까요. 

꼭 회식자리가 아니어도 알아두면 재치있고 위트있는 사람으로도 보여질 수 있으니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술자리는 분위기니까요.

신입사원 건배사 모음

먼저는 큰 의미는 없지만 조세하고가 한 프랑스식 건배사 - 마숑, 드숑이 있습니다. 유퀴즈에서 알게되었는데 저는 꽤 재밌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순서로 15개 정도 준비해 보았습니다.

1. 여기저기 

여러분의 기쁨이 저의 기쁨입니다. 이 멘트만큼 이쁨 받는 멘트가 없겠죠?

2. 마당발

마주 앉은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 

3. 모바일

모든 일이 바라는 대로 일어나리라

4. 원더풀

원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리자

5. 내시경

내 잔부터 시우너하고 경쾌하게 원샷갑니다.

6. 한우갈비 

한 마음으로 우리 갈수록 비상하자

7. 마무리

마음먹은 대로 무슨 일이든 이루자

8. 위하여

위기를 기회로! 하면 된다. 여러분 힘내세요.

9. 마취제 

무척이나 화려했던 과거를 위하여

10. 뚝배기

뚝심 있게 배짱 있게 기운차게

11. 무화과

무척이나 화려했던 과거를 위하여

12. 당나귀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마무리 멘트로는 

13. 초가집

초지일관 가자 집으로

14. 마돈나 

마시고 돈내고 나가자

15. 지화자

지금부터 화끈한 자리를 위하여

신입사원 건배사 마무리

아무리 멘트가 좋아도 가장 중요한 것은 호응을 이끌어내는 분위기 형성입니다. 사실 신입사원에게는 너무 부담되고 어렵겠지만요. 그래도 사회생활이라는게 업무는 기본이고 상호적인 관계형성이기에 어차피 넘어야할 산입니다. 

업무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 대한 인식자체가 긍정적이고 밝아야 더 편하고 기분 좋게 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건배사도 기억하고 귀찮은 사회생활도 관심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룹 연수과정을 모두 마치고 부서에 처음 가면 정신이 없다. 어떻게 인사를  할지부터 어떻게 해야 센스 있는 신입사원으로 비칠지 고민에 휩싸인다. PC 지급이 늦어져서 그냥 비어 있는 책상에 앉게 된다면? 좌불안석이 따로 없다.  

    앞으로 일할 부서가 정해지고 전산에 부서명이 딱 박히는 순간 공식적으로는 해당 부서의 일원이 된다. PC도 없이 가만히 앉아 있다보니 지금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뭐라고 해보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어리바리 일과를 보내고 회식 장소로 이동을 했다. 전산적인 절차의 일원이 아니라 진정한 팀원이 되기 위한 의식을 주(酒)님과 함께 하기 위해서다.   

    돌아가는 술잔 가운데 당신이 챙겨야 할 것은 단 두 가지다. 정신과 개념이다. 정신을 바짝 챙기고 있다면 개념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테니 두 가지를 챙길 여력이 없다면 정신을  우선순위로 챙기면 된다. 웬만큼 술을 마신다는 사람도 잔 돌리기 기술에 휘말리게 되면 혼자서 팀원 전체를 상대하다 KO 되는 건  시간문제다.  

신입사원 건배사 멘트 - sin-ibsawon geonbaesa menteu

    신입사원 주제에 계속 자리를 비울 수도 없기 때문에 주(酒)님이 주시는 만취라는 은총을 거부하려면 개인 물병이라도 준비해서 틈날  때마다 마셔야 한다. 신기한 것은 내가 이렇게 술을 잘 마셨나 싶을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늘 죽으면 회사생활도 함께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필살의 정신력을 발휘해서 깨어 있는 것이다.  

    정신이 혼미해지더라도 준비한 건배사는 완벽하게 뱉어야 한다. 앞에 있는 잔을 채워 달라 요청하고 앞으로 회사생활의 포부를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게 말한 후 선창을 통해 선배님들의 호쾌한 후창을 끌어낸다면 성공이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뻔한 건배사 말고 본인의 스토리가 들어가 있는 자연스러운 건배사를 해야 실패 확률이 적다.  

    이후에는 건배사를 할 일이 없었다. 건배사라는 형식에 매인 회식보다는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즐기는 게 회식이라는 팀장님의 의견에 따라 비교적 즐거운 회식을 했다. 건배사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회식 15분 전에 가서 자리를 최종  세팅하는 것 정도는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도 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 퇴사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송별회 일정이 잡혔고 회식 장소를 예약하기 위해 맛집을 찾아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건 여전히 막내인 나의 몫이었다. 마지막 가는 회식을 스스로 체크하니 정말 최후의 만찬을 준비하는 느낌이었다. 후보지가 추려졌는데 최종 예약은 사수 선배가  대신해주었다. 송별회 당사자가 식당 예약을 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는 선배의 배려였다.  

    메뉴 선정에도 당사자의 입김(?)이 작용하여 비싸고 맛있는 음식으로 결정됐다. 비싼 와인도 등장했다. 퇴사 송별회는 신입 환영회와 비교하면 긴장감이 없었다.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 가족들보다 더 얼굴을 많이 본 동료라서 그런 것 같다. 퇴사를 앞둔 팀의 막내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선배들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른다.  

    훈훈한 마무리였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퇴사를 앞두면 하루 걸러 하루가 회식 날이다. 유관 부서 사람들과의 회식, 동기 회식 등 회식의 연속이다.  그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회식이 하나 있다. 일명 사내 꾸러기 모임 회식이다. 회사에서 지양하는 사조직 같은 모임이 아니라 그냥 나이가 젊은 사원들이 회사 생활의 고충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을 들이키는 소소한 모임이다. 퇴사 후에도 가끔씩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는 소중한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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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식은 퇴사일을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까지 이어졌다. 퇴사를 앞둔 회식은 중요한 자리다. 회사 생활의 시작을 회식으로 열었다면 닫는 과정에도 회식이 포함된다. 회사 내에 철천지원수가 서식하고 있더라도 웃는 얼굴로  마무리해야 한다. 술에 취해서  ‘그동안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등의 말을 하는 실수는 없어야 한다. 속으로는 들고 있는 술잔을 얼굴에 끼얹고 싶을지언정 겉으로는 건배를 외치는 게 이기는 행동이다. 주(酒)님의 힘을 빌어서야 할 수 있는 말은 하지 않는 게 낫다. 한이 뼈에 사무친다면 차라리 제정신일 때 하고 아니라면 후일을 도모하자. 

    긴장감 넘쳤던 첫 회식도, 부담감 없었던 마지막 회식도 지금은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YES24에서 문돌이의 책 '퇴사, 지옥에 발 담그기' 보기 

작가소감: http://improver.tistory.com/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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