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인류의 비극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 어니스트 헤밍웨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예술은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기록하며 인간의 존엄을 고민해왔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넉달째 전쟁의 비극 한 가운데 있다. 국내 출판계에서도 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연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9일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 한국지부(KBBY)는 이수지 작가, 온라인 서점 알라딘과 함께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에게 책을 기부하기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주축은 IBBY의 프로젝트다. IBBY는 우크라이나 출판사의 어린이책 인쇄용 파일을 제공받거나 직접 책을 확보해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에만 20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난민 어린이들이 모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의 기회를 빼앗긴 채, 언제 고향으로 돌아갈 지도 기약할 수 없다.올해 '아동문학계 노벨문학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 작가가 재능 기부 형식으로 포스터를 그렸다. 알라딘에서 오는 31일까지 이 포스터를 판매한다. KBBY는 최소한의 진행비와 배송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을 IBBY 프로젝트에 기부할 예정이다.책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국내에 알리고 책 수익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전하는 사례도 있다. 출판사 이야기장수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참상을 다룬 <전쟁일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우크라이나 그림책 작가 올가 그레벤니크가 그리고 썼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겪은 피난 과정을 연필 하나로 기록했다. SNS로 작품 일부를 접한 출판사가 세계 최초로 국내 출간했다. 이야기장수는 책의 번역료 전액, 출판사 수익 일부를 우크라이나 적십자에 기부하기로 했다.구은서 기자 [email protected] Show 방역 완화에도 경제 첩첩산중…KDI "하방위험 더욱 확대"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 하방위험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기 진단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등으로 인해 한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한편 자동차 등 일부 업종에선 생산 차질끼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앞당기고 있는 점도 대외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5월호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KDI는 코로나19 확산 자체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업의 회복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다. 전월 대비로는 1.5% 늘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타격이 컸던 숙박·음식점업(2.0%), 도소매업(1.2%) 등의 대면업종도 전월 대비(계절조정) 일부 반등했다.하지만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서 투자와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위험이 더욱 학대됐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고 주요국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되며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KDI는 특히 상하이와 같은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극단적인 코로나19 봉쇄조치가 시행되면서 한국의 대외 여건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대(對) 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한 한편,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이 벌어졌기 때문이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이긴 하지만, 지난 3월(18.2%)보다는 증가율이 축소됐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지난 3월 16.6%에서 4월 -3.4%로 감소 전환됐다. 지난달 러시아에 대한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70.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제로 코로나'를 구호로 내건 중국의 강력한 코로나19 봉쇄정책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 특히 큰 충격을 줬다. 당장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국내 일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내 자동차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6.4% 감소했다.KDI는 세계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 긴축적 통화정책 강화, 중국의봉쇄조치 등으로 인해 부정적 전망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공급망 교란과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국제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KDI는 부연했다. 미국의 정책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주요국의 장기 급리가 급등하고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KDI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면서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정의진 기자 [email protected] [우크라 서부거점 르비우에서] "기자증이 미사일 막을 것 같나"민간인 가리지 않는 러시아 무차별 폭격 현장 처참2차 세계대전 전승일 전날 긴장 최고조…공습 사이렌에 '혼비백산'"젠장, 2∼3분 내로 끝내세요.빨리 여길 피해야 합니다."공습을 경고하는 고음의 사이렌이 울려 퍼지자 길을 안내해 주던 예브게니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거점 르비우에 들어온 이후 네 번째 듣는 공습 사이렌이었다.3월 우크라이나 남부 체르니우치 취재 때는 하루에 여섯 번 사이렌 소리를 들은 적도 있어 나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엔 달랐다.공습 사이렌은 며칠 전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진 발전소를 직접 취재하려고 무너진 담을 넘는 순간 요란스럽게 울리기 시작했다.취재 도중 이곳으로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다는 생각에 몸이 굳어졌고,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듯했다.사색이 된 예브게니가 얼른 취재를 끝내라고 재촉했다.화급한 재촉에 마음이 바빠져 취재를 서둘러 마치고 폭격 현장을 빠져나왔다.그런데도 "당신들은 너무 태평하다"는 예브게니의 호통을 들어야 했다."프레스 카드(기자증)로 미사일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나요?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을 한다는 정보가 있습니다.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지 반드시 알아야 해요"그도 그럴 것이 이날은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일을 하루 전이었다.서방 정부는 러시아가 9일 '승전'을 선언하기 위해 8일부터 우크라이나 전역을 무차별로 공습할 것이라는 경고를 잇달아 내놨다.예브게니는 자신의 집이 발전소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있다고 했다.이달 3일 새벽 4시께 사이렌이 울려 잠에서 깼고 15분쯤 뒤 미사일이 발전소를 직격했다고 했다.르비우 시내는 순식간에 정전이 됐다."'휙'하는 소리를 내며 미사일이 머리 위로 날아갔습니다.곧바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어요.우리 집에서도 발전소가 불타는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잠깐 둘러 봤지만 미사일 폭격을 맞아 새까만 재만 남아버린 발전소의 모습은 처첨했다.러시아의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큰 르비우에는 여느 때와 다른 긴장이 감돌았다.이 도시가 우크라이나 서부의 최대 도시이자 서방의 무기와 탄약 등 군수물자가 우크라이나로 반입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르비우 시청 광장에서 만난 아나스타샤 씨는 "러시아가 곧 대규모 공격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집이 기차역 근처라 더 무섭다"고 말했다.실제로 러시아는 후방 보급기지인 르비우에서 전선으로 군수품이 운송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철도와 기차역, 발전소 등 기간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지난 3일 르비우 서부의 민간 차량 정비소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는데, 현지 주민들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군용 기차역을 노린 미사일이 엉뚱한 곳에 떨어졌다고 믿고 있었다.러시아는 군 시설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지에서 이를 믿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폭격을 직접 겪은 탓이다.외국에서 온 취재진이라고 해서 미사일이 피해갈 리 만무하다.러시아의 공격 우려가 커지면서 우크라이나 군의 경계 수준도 높아진 모습이었다.키이우 시내 곳곳에 모래주머니와 콘크리트 덩어리로 만든 간이 초소와 전차나 장갑차의 진입을 막기 위한 장애물이 설치돼 있었다.시내 곳곳에 배치된 군인들은 외국 기자들의 취재와 사진 촬영도 허락하지 않았다.수차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경고를 들을 수 있었다.전쟁이 70일 넘게 이어지면서 르비우에도 주민의 일상을 파괴한 전쟁의 여파는 분명했다.하루 주유량을 차 한 대당 15L로 제한하면서 시내 주유소에는 연료를 채우려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어림짐작으로도 족히 50대는 넘어 보였다.우크라이나 최대 보급 기지여서 그나마 물자가 부족하지 않다는 르비우의 상황이 이렇다면 다른 지역의 상황이 어떨지는 쉽게 짐작이 가능했다.하지만 공습 사이렌과 불편해진 생활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항전 의지까지 꺾지는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르비우 시청 광장 한편에는 전쟁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사진을 꽃으로 감싼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었다.이곳에서 만난 아르투르 씨는 "징집령이 내려져서 모든 사람이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훈련을 받고 있다"며 "우리 모두 나라를 지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뉴스데스크
우크라 의용군 한국인 2명 사망 첩보‥이근은 무사해우크라 의용군 한국인 2명 사망 첩보‥이근은 무사해 입력 2022-04-23 20:06 | 수정 2022-04-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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