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지원 이유 - ilbon gieob jiwon iyu

고○○ 일본 전자기업 A사 해외영업

서울 S대학에서 서어서문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부전공한 고OO 씨는 졸업을 앞두고 공무원과 대학원, 그리고 취업을 놓고 진로를 고민했지만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캐나다로 한 학기 교환학생의 기회가 주어져 그곳에서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고 돌아왔다. 그는 진로를 취업으로, 그것도 해외취업으로 잡았고 지난해 4월 일본 전자기업 A사에 입사했다. 현재 일본 후쿠오카에 거주 중인 그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에 만족하며,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들을 주고 싶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고 씨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점점 더 성장해 가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이 갖춰진 나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욕망도 생겼다.

“외국에서 한번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캐나다로 교환학생의 기회가 주어졌죠. 짧게나마 외국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갔습니다. 처음 도착해서는 낯선 환경이 어색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적응하고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웃음). 뿐만 아니라 낯선 곳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도 들었고요. 그래서 다녀온 이후 해외로 취업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리고 조금은 여유가 없어 보이는 국내보다는 쉼이 있고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기도 했고요.”

그는 교환 학생을 마친 캐나다 취업을 원했으나 최종 종착지는 일본이었다.

“캐나다를 목표로 삼았지만 당시 토익 점수 이외에는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에서의 모든 생활을 접고 거리가 먼 곳으로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솔직히 있었고요. 그래서 일본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일본에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자주 방문했던 나라였기 때문에 캐나다보다는 친숙했습니다.”

그는 일본 취업을 준비하면서 일본 리크루트사인 ‘워크 인 재팬(Work in Japan)’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현재의 회사에 입사했다. 그가 재직 중인 A사는 B2B와 B2C를 아우르는 전기전자 제품을 제조 및 판매하는 대기업으로, 그는 B2B 상품 사업부에서 해외 영업을 맡고 있다. 주로 한국 시장을 담당하고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들도 보조한다.

일본 취업 희망한다면 JLPT N1 갖출 것
그는 A사 입사 시 해외 영업과 같은 특정 직무에 지원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인성 면접을 통해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가를 보고 지원직무는 면접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채용은 ‘워크 인 재팬’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홈페이지에 지원 등록을 마치고 인적성과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지원 시 특정 지원직무란은 없었습니다. 서류 통과 이후 스카이프(인터넷 전화)로 면접을 보았고, 추가 면접은 일본 현지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면접에서‘입사 후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저는 제가 가진 언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업을 희망한다고 답했죠. 일본 회사는 신입사원의 경우 전공과 관계없이 인성 면접을 통해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를 판단하여 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직무에 대한 경험이 없어도 처음부터 가르쳐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입사 후 하고 싶은 일이 어느 정도 세워져 있다면 그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관련 경험이 없더라도 크게 주눅들 필요는 없습니다.”

일본 취업에 있어 중요한 것은 JLPT이다. JLPT는 외국인이 일본에서 무리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난이도는 가장 높은 급수인 N1부터 제일 낮은 N5까지 있다. 외고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그는 N1의 점수를 갖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일본어 점수를 어느 정도 다져 놓았지만, 대학에 들어가 일본 취업을 생각해보지 않았던 터라 다 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면접 전에 집중적으로 말하기 연습을 했죠. 하지만 현지 면접장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 합격하면 반드시 현지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다짐했죠(웃음). 일본 취업을 희망한다면 JLPT N1 정도는 갖춰놓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문과생에게는 이 성적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좋아하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N1은 짧게는 2년 안에 습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일본인가’, ‘왜 이 회사인가’ 설득력 있는 답변준비
그는 일본이 거리상 한국과 가깝고, 문화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일본 생활에 큰 어려움은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회 첫 발을 내딛은 곳이 익숙한 환경이 아닌, 낯선 곳이라면 지원하는 회사에 미리 방문해 자신과 맞는 곳인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상을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지내다보니 맞지 않는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있어요. 거리상과 문화적으로 가깝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있죠. 때문에 해외취업을 원한다면 지원하는 곳을 미리 방문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봐요. 취업 이후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국내 취업이든 해외 취업이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하는 시간도 반드시 가져봐야 합니다. 특히, 일본 기업은 면접에서 ‘왜 일본인가’, ‘일본에 있는 많은 회사 중에서 왜 우리 회사인가’를 꼭 물어봅니다. 이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변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을 분석해봐야 합니다.”

일본 기업에서 반드시 묻는 질문에 그는 어떻게 대답을 했는지 궁금했다.

“저의 경우는‘왜 일본인가’에 대한 답변으로 아버지께서 일본에 근무하셨던 적이 있어 일본을 자주 방문했었고, 그로 인해 일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일본과 같은 좋은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크기 때문에 커리어를 쌓는데 더 많은 이점이 있을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왜 우리 회사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지원하는 회사의 제품 사용 경험을 이야기 했습니다. 제품을 10년 이상 사용했음에도 고장 나지 않는 것을 보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고, 해외 영업을 희망하는 입장에서 내가 신뢰하는 회사 제품을 세계인에게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죠.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대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국내 채용시장의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에게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기를 권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지원한 회사에 떨어지더라도 너무 낙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원한 회사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지원자에게도 그 회사가 잘 맞지 않은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해외 취업을 꿈꿔온 저는 일본 기업에 합격했을 당시 제 앞에는 항상 행복한 나날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해외 취업이 행복만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근무를 하다보면, 그리고 생활을 하다보면 부딪치는 것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해외 취업의 장점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두려워말고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운영 중인 블로그에 궁금하신 것들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성껏 답변 드리겠습니다(웃음).”

12월이 생각보다 너무 바쁘게 흘러가 올해가 다가고 있음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됐다는 고 씨. 그의 연말은 회사에서 준비한 송년회 참석과 그동안 뜸했던 주변 지인들과 얼굴을 마주한 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보낼 것 같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 고 씨가 운영 중인 블로그 주소
http://blog.naver.com/alwaysdreamer

글┃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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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도 일본 정기취업활동이 일단락되고 10월초에는 여기저기에서 내정식이 열렸다.

10월 첫 주 도쿄를 가득 채우는 예비 직장인들.
3-6월, 가오나시같은 거무죽죽한 취활생이 길 거리를 채우던 때와는 다르게, 다들 얼굴에 자신감과 기대감이 가득하다.

이 쯤 되면 다시 새로운 취업생들의 질문과 상담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내년 일본 취업활동에 참가할 유학생들, 혹은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 거주중이지만 일본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이 동침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는 시기.

이 시기에 자주 받는 고민 중
마음에 많이 남는 몇 가지가 있다.

-지원동기를 잘 못쓰겠어요

-회사원이 맞는 길일까요?

-왜 일본인지 설명하는 게 어려워요.

뼈저리게 이해가 가면서도 참 슬픈 고민이다.

내가 지원을 하면서도 지원 동기를 명확하게 말할 수 없고-
회사에 지원을 하고 있지만, 내가 되고 싶은 게 회사원인지 알 수 없고-
분명 나는 일본에서 취업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막상 설명하려면 애매한 아이러니-

실은 나도-
죽었다 깨어나도 공무원과 회사원은 될 수 없다고 믿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블로그의 잡다한 취미와 활동을 보고 눈치챈 사람도 많을 것 같지만..)
그러다 일본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돌연 '일본에서 회사원이 되겠어!'라 결심하게 되었고 (정확히 말하면 '돼 봐야겠어'이다), 생각보다 그 유효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

많은 한국인 취활생들은, 회사가 좋아할 만한 지원동기, 면접관이 혹할 만한 이유를 만드려는 경향이 있는데-
잘 생각해 보면,
'나의' 지원동기를 지어서 말하는 것 만큼 바보같은 일이 있을까?
어찌어찌 화려한 지원동기를 만든다고 한 들, 수 차례의 면접과 질문에서 들통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런 사람도 있다-는 의미에서
내 나름대로 찾아낸 지원동기와 회사원을 택한 이유, 일본 취업인 이유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이야기해?

나는 어릴 적부터 한 가지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거나, 누군가가 시키는 것을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완수해 본 적이 별로 없었다. 마음맞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놀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때그때 알고싶은 것만 독학하고,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을 보여주고 자랑하는 게 훨씬 즐거웠던.

때마다 느낀 게

'공무원이나 직장인은 내 길이 아닐 거야'
'고시 준비나 취업 활동은 평생 못할 것 같다'

이런 것들이었다.

그래서인지, 항상 머릿속에
 '내 길=프리랜서' 라는 공식이 있었다.

사실 일본에서 전공을 바꾸어 경영 대학원에 진학한 것도, 한국어 강사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가 어느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어느정도 경영 공부를 하고, 혼자 일을 하다보면 언젠가 내 비지니스를 시작할 수 있겠지, 라는 아주..새털처럼 가벼-운 마음?방심?

첫 충격은
대학원에서 비지니스 토론을 할 때 찾아왔다.
해외에서 4년간 회사를 다니다 일본 대학원에 진학했고, 수료 후 자영업을 하겠다는 중국인 친구. 직장생활을 통해 느낀 기업의 구조와 장단점을 설명하더니, 장래의 비지니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줄줄줄...
대학원에는 그런 친구들이 몇 명 더 있었다. 본인들이 경험했던 직장의 특징이나 직장인으로서 힘들었던 부분을 비교하면서 프리랜서가 되겠다던가, 사업체를 만들겠다고.
물론 나 처럼 직장 경험이 너무 짧거나 없는 케이스도 몇 있었지만, 직장 경험이 있는 원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매번 이야기의 깊이와 내공에서 크게 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해 보지도 않고 회사가 이렇다
저렇다 말해도 되는 걸까?'

그들을 보면서
일단은 경험을 해 봐야 맞다 안 맞다라 말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경험을 해야 다음 스텝을 모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일본에서는 정기 신졸채용을 위한 각종 세미나가 열리고 있었기에, 일단 업계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참석하기 시작했다.

나의 적성을 나도 몰랐다..

한국에 있을 적에는, 무슨 취업 설명회, 인턴 이런 것들은 적성에 안 맞아!라는 생각에 참석할 엄두도 낸 적이 없었는데..일본에서는 필수적인 취업 과정이라 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취업 세미나와 그룹디스커션(+실무 시뮬레이션 등)에 참석을..해야만 했다.
여러명이 한 주제에 관해 회의하고, 사장-리더-부하등의 포지션을 나눠서 결론을 내고 보고하는 내용의 그룹디스커션. 입사도 하기 전에 회사원 시뮬레이션이라니..설명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그러나! 막상 해 보니 멤버에 따라 굉장히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나도 모르던 나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집단 활동에 맞지않다고 생각했던;; 꼬치꼬치 캐묻고 따지고 불평불만 잘하는 내 성격과 아무말 대잔치인 나의 화술;;;이 일본에서는 그룹업무 활동에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거나, 주제를 확장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누군가가 내 일에 관여하고 결제한다는 건 상상하기도 싫었는데- 의외로 내 자신이, 안 될 것 같았던 안건으로 상사를 설득하고 그것이 납득으로 바뀌어 결제를 받고 서포트받는 과정에 놓였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좀 변태적인? 타입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나한테 이런 적성이?’

OB선배들과의 취업면담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본기업은 참 감사하게도, 현직 선배들에게 업무나 일상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곳이 많은데,
회사에 따라서는, 내가 상상하던 회사원의 일상과는 다르게, 당시에 하던 프리랜서 한국어 강사 일과 비슷한 형태로 업무를 진행하는 케이스도 많았다. 나 자신을 세일즈(강사홍보)하고, 효율적으로 업무(수업)를 진행하기 위해서- 단독으로 새로운 기법(강의 방법)을 개발한다던지, 사외(社外) 인맥과 취미활동으로 얻은 지식을 총 동원해서 나의 업무 메뉴얼(레슨 메뉴얼)이나 기획서를 만든다던지.
회사에 따라서는 개인 권한의 범위가 넓어서, 마치 미니 코퍼레이션이나 프리랜서처럼 단독 기획&실행하는 경우도 다수...

보통 회사원이면 주어진 업무만 할 것 같고, 결정권도 없을 것 같고, 내 스타일대로 일할 수도 없을 것 같았는데..
평소에 혼자서 신 사업에 대해 기획하고 때를 노리거나, 특별히 권한을 확보해서 단독 진행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하기는, 프리랜서라도 업체로부터 일을 따 내고, 주문받은 내용만 소화하는- 즉, 업체를 상사 모시듯 하는 회사원보다 더 회사원같은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그야말로 내 페이스, 내 스타일대로 업무를 선택하고 진행하는 케이스도 있으니.
정말 중요한 건,

어디에 소속되어 있느냐 가 아니라, 어떠한 워크 스타일을 취하고 있는가 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되고 싶던 것은
<프리랜서>가 아니라,
<프리랜서처럼 일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왜 회사원인가?!
나 자신을 테스트 중-

직장인이라 해도 오피스도 있고 점포도 있고 여러가지 형태가 있겠지만,
사무직 회사원을 택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가장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해 왔지만,
실은 내가 전혀 모르는 세상— 알고싶어..
-많은 사람들이 싫다싫다하면서
가장 많이 택하는 길— 그 이유가 뭘까..
-프리랜서같은 회사원이란..
절대 불가능한 걸까!?— 뒤집어 보고 싶다..
-적어도 모국이 아닌 타지에서의 회사원이라면
외국인이란 무기로, 어느정도는 내 스타일을
추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도전해 보고 싶다..

결국은 내 자신이 편견을 어디까지 깨 부술 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하면 훗날 프리랜서가 되던 사장님이 되던, 제대로 된 비교와 실행이 가능할 거 같았다.
일단 나에게는 기업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회사원의 한계와 고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필요했고, 지금은 그것을 알아가는 단계에 놓여 있는 것.
그래서 회사원인데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해외 사례에 대해 분석해서 보고를 한다던지, 시키지도 않은 유학생 채용에 대해 기획서를 써 간다던지, 묻지도 않은 외국적 사원의 교육 방법에 대해 앙케이트를 한다던지..그 내용이 높이 평가 받을 때도, 무시당할 때도 있지만, 여하튼 회사 안에서 프리랜서 놀이를 즐기는 중이다.

이런 것들은 내가 언젠가 진짜 프리랜서가 되는 데에 굉장한 밑거름이 될거라 믿고 있다. 혹은, 나는 회사원이 딱이다! 라는 말도 안되는? 결론을 얻을 수도 있겠지.

나의 지원동기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
일본 취업인 이유

결국 내 자신을 테스트한다는 말 뿐, ‘취업활동에서 써 먹을 수 있는 지원동기가 아니네’ 라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를 어필하고 전달하는 방법도 여러가지. 나는 실제로 일본 취업활동에서- 위에서 이야기한 과정과 느낀 점을 중심으로 자기PR을 했다.

-일본 특유의 취업과정을 통해서 처음으로 내 적성과 성향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같은 목표, 방향성을 가진 회사에서 내 스타일대로 일 해 보고 싶다..
-어릴 적 전혀 다른 활동들로 얻어낸 능력과 지식이 이 분야에서도 충분히 유효하다고 느끼고 있다. 이 업계, 이 회사에서 나의 능력들을 발휘해 보고싶다.
-일본 유학 중 우연히 진짜 나를 찾게 되었다. 따라서 나를 찾게 해 준 이 환경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회사를 찾고, 그 안에서 나의 적성과 능력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지금까지 일본의 회사원에 대해 많은 편견과 위화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취업활동을 통해서 일본의 많은 회사들이 변화하고 있고, 변화를 도모하고 있음을 알았다. 다양한 분야에서 얻은 능력과, 외국인 나름의 다양한 시각으로 하나씩 바꾸는 역할을 하고 싶다.

보통 '왜 일본인가'라는 질문에, 일본의 문화가 좋다던지, 음악이나 만화를 좋아한다던지, 높은 기술력과 서비스 정신을 배우고 싶다던지.. 반드시 일본을 칭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솔직히..우리가 다들 그런 이유로 일본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에이..솔직히 얘기해봐요..).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이 일본에 오는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타지에서 장래와 연결되는 직장을 찾게 되기까지는, 무언가 사건이 있었을 수도 있고, 분명 어떠한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나 처럼, 답답한 부분을 바꾸고 싶다던지;; 요 녀석들 안에서는 내가 뭔가 할 수 있겠구나! 라고 느꼈다던지? 그 부분은 최대한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맞다고 믿고 있다.

 ‘해 봐야 알 수 있다’ 는 전제 덕분에, 종합직을 지원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보통은 '해외영업, 기획 등 희망직종이 있고, 주어진다면 다양한 직무도 해보고 싶다' 정도로 말하는데, 나는 입사 전부터 지금까지 항상- ‘희망직무가 없다, 안 해 본 직무는 모른다, 회사가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내 목표는 한 가지 직무가 아니라 여러가지를 경험해서 그 회사, 업계의 프로가 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심지어 입사 5년차인 지금도 매년 인사고과 면담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물론 이제는 두 세 가지의 직무를 경험하면서 나름의 플랜을 짜고 있고, 서서히 길을 좁혀가는 중이다.

결국 대단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지원동기지만, 나름대로 긴 시간을 들여 알게 된 나의 ‘진짜’ 지원동기이고, 덕분에 아무리 구체적인 질문이 날아와도 자신있게 대답할 자신 하나는 있던 거 같다. 적어도 면접에서 안 좋은 결과를 받은 적은 없고, 시간이 지나고도 당시의 지원동기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해 주는 선배가 있으니..솔직한 지원동기로 마이너스된 건 아니라고 감히 확신한다.

회사원이든 개인 사업자든
내 마음, 나의 목적을 아는 것이
포인트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무슨 일을 하던 나 자신이 그 직업을 택한 동기, 목적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정말정말 중요하다. 혹여 내가 취업활동을 시작하지 않고 프리랜서 한국어 강사, 혹은 한일 교류에 관련된 직업을 택했더라도, 스스로의 목적이 불분명하다면.. 매번 일을 따 오면서도 고뇌하고, 상심하고, 다른 직업과 비교하며 휘청대고 있겠지.

지원동기, 나의 꿈 이란 게
참 막연하고 모호한 것이지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천천히 생각해 보고, 지금의 상황이 그것을 향한 과정이 될 수 있을지 따져 봐야 할 것 같다.
아직 잘 모르면 모른다고, 불분명하면 불분명하다고..그러니까 입사해서 확인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충분히 동기가 될 수 있다.

취업이란 나 자신을 세일즈하는 행위인데-
절대로 ‘나의 지원동기’에 ‘타인의 이야기’를 덧씌우거나,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많은 일본 기업들이 나를 어필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주었는데도(우리 회사는 면접만 한시간 반 이상..), 후회가 남거나,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미련이 남지 않기를.

정리하면 간단한 이야기인데
썼다하면 길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