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등고래 대왕고래 - hogdeung-golae daewang-golae

[표지로 읽는 과학] '바다의 대식가' 고래, 생태계 영향력도 그만큼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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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는 3일 이번주 표지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 섬 인근에서 혹등고래가 돌진하며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실었다. 다 크면 몸길이 16m, 무게 30t에 달하는 혹등고래는 한 번의 돌진으로도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는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먹는지 알아내기는 어렵다.

혹등고래나 대왕고래 같은 수염고랫과의 대형 고래들이 기존 과학자들이 추정한 것보다 매년 평균 3배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을 먹고 배설물을 흩뿌려 영양소를 바다 표면에 다시 공급하는 역할도 과소평가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튜 사보카 스탠퍼드대 홉킨스해양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3일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고래 먹이량의 비밀을 풀기 위해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대서양과 태평양, 남극해에서 서식하는 고래 7종 321마리의 데이터를 모았다. 고래 등에 카메라와 마이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가속도계를 갖춘 태그를 부착해 고래 움직임을 추적했다. 고래 105마리는 드론으로 촬영해 몸길이 변화를 토대로 체질량과 먹이를 먹는 과정에서 여과한 물의 양을 추정했다. 고래 근처에서 음파 장치를 활용해 크릴새우와 같은 고래 주식의 밀도를 측정해 고래가 얼마나 먹게 되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고래들은 기존 추정치보다 3배 많은 양의 먹이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태평양 동부 대왕고래는 하루에 16t의 크릴새우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대서양의 참고래는 매일 약 5t의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었다. 2008년 연구에서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부터 남쪽 멕시코까지 뻗어 있는 캘리포니아 해류 생태계에 사는 모든 고래들이 총 200만 t의 크릴새우, 물고기, 동물성 플랑크톤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번 연구 분석결과 대왕고래,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개체군별로 각각 200만 t의 식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래가 먹이를 더 많이 섭취하는 만큼 고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고래가 대변 형태로 재순환시키는 철분의 양을 분석한 결과 남극해 기준 고래 한 마리가 1200t의 철을 재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분은 질소나 인과 달리 염분에 없는 영양소다. 철분이 있어야 식물성 플랑크톤이 빠르게 번식할 수 있다. 고래 대변 속 철분은 남극 해수의 철분 농도의 약 1000만 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포경이 20세기 본격적으로 이뤄지며 남극해 주변에서 200~300만 마리의 고래를 잡아 없애기 전 고래들이 남극 생태계에 미친 영향도 분석했다. 그 결과 남극해의 고래들은 1900년대 초반 연간 약 4억 3000만 t의 크릴새우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늘날 남극해 전체 크릴 새우량의 2배이다. 당시 고래들은 현재 고래보다 10배 많은 1만 2000t의 철을 남극해에 재공급한 것으로 예상된다.

고래들이 크릴 새우를 소비하고 다시 해양에 영양을 공급하면서 과거에는 크릴새우도 많이 생겨나는 역동적인 생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크릴새우의 포식자인 고래가 사라진 이후 크릴새우 개체 수도 줄어드는 ‘크릴의 역설’의 원인을 찾기 어려웠다. 사보카 박사후연구원은 “고래는 이동식 크릴새우 가공 공장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보잉 737 비행기 크기의 동물이 철이 부족한 곳에 생산성을 뿌리면 바다는 이 비료를 재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경은 기후변화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고래가 재분배하는 영양분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이 늘며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포경 이전의 고래 개체수는 남극 해양 생산성은 11% 늘리고 탄소는 2억 1500만 t을 저감하는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보카 박사후연구원은 “고래가 생산성과 탄소 제거에 기여하는 것이 전체 대륙의 삼림 생태계와 동등한 수준”이라며 “그 시스템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고래 개체수 회복을 돕는 게 잃어버린 생태계 기능을 복원하고 기후변화 대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2019.12.18 10:00 수정2019.12.18 10:07

대왕고래는 이제까지 지구 상에 존재했던 동물 가운데 가장 크다. 성체의 몸 길이는 24~33m, 무게는 80~170t에 이른다.

대왕고래는 흰수염고래 또는 청고래로도 불린다. 최근 학계에서 부르는 이름은 대왕고래로 모아지고 있다.

대왕고래가 이렇게 커질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사냥법 덕분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분석이다. 대왕고래와 혹등고래는 수염고래과에 속한다. 수염고래는 입 안에 이빨 대신 거대한 필터 역할을 하는 긴 털이 빽빽히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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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입 속의 수염. 미국해양대기청

대왕고래는 물 속에서 입을 크게 벌려 크릴새우와 작은 물고기, 플랑크톤 등을 엄청난 양의 물과 함께 머금는다. 머금었던 물을 내뿜을 때 먹이만 수염에 걸려 입 안에 남는다.

이같은 사냥법은 돌고래나 범고래 같은 이빨고래가 사냥감 하나를 쫓는 비해 효율적이다. 몸이 커져서 한 번에 더 많은 물을 입 안에 담을수록 더 높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고, 그 덕분에 몸도 커졌다고 과학자들은 분석한다.

그렇다면 왜 대왕고래의 몸 크기가 더 커지지 않을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여름 성수기 동안 전 세계 바다에 존재하는 크릴새우의 양에 따라 대왕고래의 몸 크기가 제한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팀을 이끈 제러미 골드보겐 스탠퍼드대 생물학자는 "대왕고래는 극지방에서 크릴새우가 번창하는 여름 동안 최대한 지방층을 많이 쌓은 다음 적도 지방으로 이동해 새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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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입 속의 수염. 미국해양대기청

연구팀은 1만여건의 사례 연구를 통해 여름 극지방에 존재하는 크릴새우 양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고래의 성장에도 한계가 나타는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팀은 "인간 등이 크릴새우 생태계를 어지럽히면 대왕고래의 크기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신문은 선생님

고래

혹등고래 대왕고래 - hogdeung-golae daewang-golae

미아 카사니 지음 l 레나 오르테가 그림 l 김현우 옮김 l 출판사 그레이트 l 가격 1만7000원

지난달 22일 군산 앞바다에서 길이 약 7m, 무게 4t에 달하는 밍크고래가 죽은 채 발견됐어요. 우리 정부는 고래의 보존을 위해 불법 포획을 금지하고, 죽은 고래를 발견하더라도 반드시 해양경찰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어요. 예전에 고기와 고래 기름 등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고래를 많이 잡아 고래 개체 수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에요.

고래는 지구에 사는 동물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합니다. 바다에서 살지만, 물고기처럼 알을 낳거나 아가미로 호흡하지 않아요. 고래는 포유류인데요. 포유류는 새끼를 낳아서 젖을 먹이고 폐로 호흡하고 체온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동물이지요. 인간도 비슷하죠? 우리 인간도 포유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바다에서 살 수 있을까요? 고래는 두꺼운 지방층으로 바닷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고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숨을 쉽니다. 물속에 있을 때는 잠수해서 숨을 참는 거래요.

고래는 턱에 부드러운 수염이 있는 수염고래와 이빨이 있는 이빨고래로 나누는데요. 이빨고래는 큰 먹이도 먹을 수 있지만, 수염고래는 수염에 걸러진 아주 작은 먹이만 먹어요.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떼 지어 사는 작은 물고기들 말이지요. 고래 중에서도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대왕고래는 작은 새우를 닮은 크릴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크릴은 길이가 3cm 정도로 아주 작아요. 이렇게 작은 먹이를 먹고 어떻게 큰 몸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대왕고래가 한 번에 입안에 담을 수 있는 물은 90톤이나 되는데요. 이 물을 걸러내고 갑각류와 물고기를 남기는 방식으로 매일 몸무게(약 125~180톤)의 4% 정도를 먹는다고 합니다.

고래가 먹이를 찾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혹등고래는 그물을 만들어 사냥하기도 하는데요. 이 그물은 공기방울로 만들어요. 고래 중 한 마리가 공기를 내뿜어 둥그렇게 공기방울 벽을 만들고, 다른 고래들이 소란스럽게 소리를 내면 물고기들은 정신을 못 차리고 공기방울 그물에 갇히고 말아요. 이렇게 갇힌 물고기를 고래들이 한입에 삼켜버려요. 이빨고래는 더 신기한 기술을 써요. 음파로 먹이를 탐색하는 기술인데요. 고래는 자기가 쏜 음파가 먹이에 부딪힌 다음 되돌아오는 것을 갖고 먹이까지의 거리, 먹이 크기, 모양, 속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답니다.

이 책은 아이슬란드의 '후사비크 고래 박물관'이 기획한 책이에요. 후사비크는 아이슬란드 북부에 있는 오래된 어촌마을인데요. 유럽에서 고래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매해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고래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고래를 잘 관측하는 법도 실려 있어요. 항상 적당한 거리를 지키고 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대왕고래의 수명은 어떻게 돼?

80 – 90년대왕고래 / 수명null

고래는 뭘 먹나요?

거의 모든 종이 완전 육식성이다. 대부분 플랑크톤, 새우, 물고기, 두족류 정도의 동물을 먹는다. 예외적으로 범고래와 향유고래 등은 더 큰 동물도 포식하는 상위 포식자다. 다만 수염고래류 식물성 플랑크톤을, 상괭이 등 몇몇 종류 해조류를 먹기도 한다.